구두쇠 영감 - 자린고비 조륵 선생
어느 동네에 돈은 많은데 전혀 남을 도울 줄 모르는
구두쇠 영감이 있었습니다.
동네 사람은 그를 이렇게 평하였습니다.
"그 사람은 절대로 남을 도와주는 법이 없지요.
여름에는 호주머니에 손을 넣기 싫어하고
겨울에는 호주머니에서 손을 꺼내기 싫어하지요."
그렇습니다.
이런 사람을 구두쇠라고 합니다.
구두쇠라고 하면 생각나는 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 지나치면 좋지 않습니다.
자린고비 조륵 선생이 얼마나 구두쇠였나 하면, 쉬파리가 장독에 앉았다가 날아가자 다리에 묻은 장이 아깝다고 “저 장도둑놈 잡아라”하고 외치며 파리를 쫓아갈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일전 한 푼도 남에게 주거나 빌려주는 일이 없고, 인정도 사정도 눈물도 없이 모으고 또 모으다 보니 근동에서는 둘도 없는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조륵은 자신의 회갑 잔치에 모인 사람들에게 “여러분, 그동안 나는 나 혼자 잘 살려고 구두쇠 노릇을 한 게 아니오. 오늘 찾아오신 여러분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평생을 근검절약하며 재산을 모았소. 환갑날인 오늘부로 내 일은 모두 끝났소” 하면서 아예 전 재산을 어려운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었습니다.
암행어사는 임금께 조륵의 이러한 선행을 자세하게 고하였고 임금 인조도 기특하게 생각하게 친히 상을 내리고 칭찬했습니다.
그 후 조륵에게 도움을 받은 많은 사람들이 조륵을 ‘자린고비’가 아닌 ‘자인고비(慈仁考碑)’라고 부르며 칭찬했는데 여기에서 ‘자인’은 자비롭고 인자하는 뜻이며 ‘고’자는 ‘나를 낳아준 어버이’란 뜻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삶이 모두에게 유익한 삶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https://youtu.be/mfQWKK-vacc
음성군 금왕읍 삼봉리 사람이었던 조륵은 이후 큰 선행으로 가자(加資 : 정3품 통정대부 이상의 품계를 올리는 일)까지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