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화 오류와 색소폰
색소폰 인구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에 우리들이 또 하나 생각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색소폰악기의 선택과 마우스피스, 리드, 리가춰의 선택 그리고 연주주법의 고정관념에 대한 사안입니다. 그리고 연주쟝르의 선호도와 테크닉에 관한 표준화 즉 일반화된 색소폰 연주 상식에 대한 사안입니다.
시장경제의 원리에 의해 색소폰을 배우고 싶은 사람의 수요에 맞춰 우리나라의 색소폰동호회와 색소폰 학원이 증가하여 색소폰 인구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평생교육원과 문화센터에서는 색소폰 강좌가 필수적이고 또한 각종 색소폰 경연대회가 여기저기 개최하고 있습니다.
색소폰 인구 저변확대의 공신으로는 군악대출신과 고등학교 악대부 출신 그리고 방송국오케스트라와 음악밴드 출신, 야간업소 연주자들이 주축으로 한 색소폰 프로연주인들입니다. 이분들을 중심으로 색소폰 문화가 형성되어 각종 연주회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연주자들을 중심으로 한 색소폰 연주문화는 우리나라 풍류유전자를 깨우고 색소폰 문화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음은 부인 할 수 없습니다. 딴따라라고 천시 받던 색소폰이라는 악기가 이제는 고상한 취미생활악기로 등장한 것입니다.
한 시대 이전만 하더라도 여가를 생산적으로 활용할 줄 모르는 전통적인 관습인 음주가무와 도박으로 여가를 보내는 악습적 문화에서 이제는 여가를 생산적인 여가문화인 색소폰 연주로 활용하는 멋있는 한량(閑良)으로 현대화된 풍류(風流)를 즐기며 봉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어느 도시 농어촌 할 것 없이 색소폰 동호회 간판이 한 시대 이전의 다방과 같이 눈에 뜨입니다. 동호회와 많은 프로연주자들 중심으로 제각각의 연구실에서, 학원에서, 동호회에서 자신만의 연주주법을 가르치고 전수하며 일종의 사단(師團)을 형성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추종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색소폰 연주는 정통 클래식 음악과는 다르게 다양한 연주의 카데고리가 가능한 악기입니다. 그래서 프로들마다 제각각의 개성있는 연주를 하면서 색소폰 동호인들을 결집하고 자신의 색소폰 연주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색소폰 연주는 이렇게 해야 한다. 라는 스탠다드 연주주법의 브랜드를 형성하면서 약간은 보이지 않게 배타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음악적 권위를 가진 프로들의 연주주법이 색소폰 인구가 늘어나면서 보이지 않는 보호막 내지는 경계막이 하나 둘 쳐 나가기 시작하여 지역적으로 활동을 하면서 세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색소폰 연주는 내가 최고야, 우리가 정통이야, 내가 연주하는 주법이 최고야 , 우리 선생이 가르치는 색소폰 이론이 최고야 하는 등등의 배타적 권위의식이 생겼습니다. 때로는 독선적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조선시대의 서원과 같이 제 각각의 명분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서원과 같은 형태로 운영하면서 색소폰 연주는 이렇게 해야 한다. 라는 고정관념 즉 자신의 연주법을 일반화 시켜 나가기 시작합니다. 그런 프로에게 배운 사람들은 또 다시 이런 연주법을 자신의 고유주법으로 발전하여 또 다른 일반화를 하기 시작합니다.
마치 조선시대에 주자학을 제 각각의 해석차이로 인한 서원의 난립현상처럼 말입니다. 이런 일반화의 주장은 특정 브랜드 색소폰의 우상적 선호, 어떤 악기에는 어떤 마우스피스가 좋다, 리드는 어떤 브랜드가 좋다 등등의 특성에서도 일반화하기 시작합니다.
색소폰 연주 주법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앙부슈어는 이렇게 해야 하고, 리가춰는 이렇게 조립해야 하고, 호흡은 이렇게, 비브라토는 이렇게, 텅잉은 이렇게, 고음은 이렇게 불어야 하고, 저음은 이렇게 불어야 한다는 등등의 주법을 일반화 시킵니다.
색소폰 연주현장에서 가장 많이 이견(異見)을 보이고 있는 것은 연주 주법의 차이입니다. 노말톤으로 가수가 부른 감정을 살려 깨끗하게 연주를 하여야 한다는 주장과 애드립을 하여 연주하는 것이 진짜 색소폰 연주의 진수이다 라고 일반화 하는 주장입니다.
펜타토닉 스케일로 애드립을 하는 경우와 블루스스케일을 사용하는 경우와 또한 트롯트에 단순한 애드립 혹은 펜타토닉 애드립과 발라드, 팝에 적당한 애드립을 사용하여 연주하는 애드립은 같은 꾸밈음으로 하는 경우와 복합적인 꾸밈음으로 편곡법에 기초해서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상대와 연주법차이에 대해 관용하지 않고 비평을 넘어서 비난을 하고 비방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왜 이럴까요? 그것은 조선시대의 당파논쟁과 서원의 난립현상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는 현실에 우리는 전근대적인 구습의 폐해에서 벗어나야 할 시대적 당위성에 처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색소폰뿐만 아니라 어느 분야에든지 이러한 모습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순적 메카니즘을 논리적으로 정립한 이론이 일반화 오류라고 합니다. 일반화 오류란 부분을 전체로 착각하여 범하는 생각의 오류입니다. 부분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의 단면을 보고 다른 모든 것도 이와 같을 것이다.라고 미리 짐작하여 판단하는 오류입니다.
우리가 산속에 있는 나무를 볼 때 나무 하나 하나를 부분적으로 바라 볼 것이 아니라 나무 전체 숲을 보라는 것은 바로 일반화의 오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지적입니다. TV등 각종 매체에서 넘쳐 나는 건강정보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건강염려증 환자로 만들어 버리는 것은 의학상식과 질병의 정보가 일반화 오류의 범주에 있기에 그렇습니다.
요리법 정보와 운동정보등도 그렇습니다. 누구는 과일 껍질에 농약이 있으니 조심하라 하고 누구는 영양가가 대부분 껍질에 많으니 식초로 씻으면 농약 제거하고 껍질째 먹어도 된다고 합니다. 우유, 고기도 그렇습니다. 누구는 채식이 좋다하고 누구는 육식이 좋다하고, 계란은 하루에 2개 먹어야 한다 하고 누구는 먹지 말아야 한다며 제각각 일반화 오류를 저지르고 있습니다.
조선족이 범죄를 저지르면 모든 조선족을 바라보는 눈이 다릅니다. 영호남 지역감정 역시 일반화 오류의 폐해입니다.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전의 혼혈아들의 일반화 오류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하는 국가적 정책이 필요합니다.
혈액형에서도 일반화의 오류가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정형의 혈액형 남자가 부정적인 이미지로 부각되는 경우가 그러합니다. 어제 방송을 보니 일본에서는 O 형의 혈액형이 가장 선호하고 B형의 혈액형이 가장 기피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친구들 사귈때도, 결혼상대자로 B형은 기피하고 O 형을 선호한다고 하는 것을 보면 얼마나 많은 일반화된 오류의 바다에서 살고 있는지 생각 해 봅니다.
우리 생활속에 이러한 일반화의 오류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이런 일반화의 오류가 비논리적인 것은 바로 자신의 주관적인 관점이나 가치관을 근거로 일반화를 주장하는 경우입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주장이 사회속에서 확대 재생산되어 통용된다는 사실입니다. 색소폰은 셀마중에 마크식스로 불어야 제대로 된 연주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악기선택의 일반화 오류에 속합니다.
연주법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프로들 마다 자신의 연주법을 일반화시키며 사단(師團)을 형성하며 많은 문하생들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어떤 프로는 연주는 가수가 부른 감정을 그대로 하여 멜로디 위주로 불어야 한다고 일반화시키고 있습니다.
어떤 프로는 리듬으로, 어떤 프로는 화성학적으로, 어떤 프로는 애드립을 넣어, 어떤 프로는 아티큐레이션을 강조하고, 어떤 프로는 펜타토닉스케일로, 블루스 스케일로, 어떤 프로는 12 스케일로, 어떤 프로는 몇개의 키로 연주해도 좋다고 합니다,
어떤 프로는 어려운 키 위주로 연주해야 한다고 하는 주관적 경험을 일반화 시키고 있습니다. 반대로 쉬운 키로 연주해야 한다고 일반화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색소폰은 앙상블로 연주해야 맛이 난다고, 독주로 해야 맛이 난다고 하는 등은 모두가 일반화 오류의 범주에 놓여 있는 경우입니다. 역시 앙상블 주법으로 독주주법으로 연주하는 것이 더 낫다고 일반화시키고 있습니다.
오래된 프로 연주자들은 이러한 일반화오류에서 자유로운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초보에서 어느 정도 발달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분들이 일반화 오류의 이론에 지배를 받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찌 해야 일반화오류에서 벗어 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부분을 부분으로 이해하고 전체의 시각으로 다시 부분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색소폰 연주가 부분적으로 잘 연주한다고 해서 완전한 연주는 아닙니다. 부분적인 연주를 모아 통합적인 연주를 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다른 연주자의 연주를 존중하여 그분들의 연주를 참고문헌으로 하여 나만의 통합적이고 독창적인 연주를 할 수 있어야 진정한 연주자로서의 학문적 소양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부분적인 연주를 잘 한다고 자만하며 다른 사람의 연주를 평가하고 비방하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미래지향적인 색소폰 문화의 창달을 위해서는 일반화 오류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합니다. 통합적인 색소폰 연주를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색소폰의 어른들 즉 원로들이 노력을 많이 해야 합니다. 아마츄어, 중급 연주자들은 그분들을 존경하는 마음이 앞서고 동료들과는 화기애애한 협조심으로 후배들에게는 아낌없이 공유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국익을 위해서는 국가 원로들이 솔선수범해야하고 색소폰의 원로들도 좋은 색소폰 연주문화를 정착하기 위해서 연합하고 서로의 연주기법을 공유하고 지엽적인 사안에 움직이기 보다는 일반화 오류를 극복하여 오로지 음악으로 인해 서로 즐기며 사람다운 삶을 향유하는데 영향력을 발휘하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