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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 술에 담긴 인류 역사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는 것이 이 책의 기획 의도일 것이다. 동서양의 술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이 소개되어 있어, 이 책의 내용들이 매우 흥미롭게 여겨졌다. 술을 좋아하는 애주가로서, 술에 대한 풍부한 정보가 담겨있는 이 책의 내용들이 유익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지인들과의 술자리 자체를 즐길 수 없게 되었지만, 술자리에서 술에 대한 다양한 지식들을 주고받기도 한다. 아마도 다시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책을 읽은 내용들이 나의 대화 목록에 추가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술의 기원에 대해서는 다양한 학설들이 존재하는데, 이 책에서는 벌꿀로 담근 ‘봉밀주’를 꼽고 있다. 원숭이들이 방치한 과일이 발효하여 우연히 발견되었다는 일반적인 통설과 다르지만, 아마도 이러한 주장의 근거에는 상상이 아닌 기록이 전제하고 있을 것이라 이해된다. 틋히 저자는 이를 신혼을 뜻하는 ‘허니문’이라는 용어가 탄생했음을 밝히고 있다. 아울러 기후와 구할 수 있는 재료에 따라 지역마다 특색이 있는 술들이 만들어졌음을 소개하고 있다. 예컨대 유목민들의 ‘마유주’나 열대 지역의 ‘야자술’ 등이 그것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인류의 문명 발상지에도 각 지역에서 재배하던 곡물을 이용해서 술을 만들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들 가운데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바로 알콜 도수가 높은 증류주에 관한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이동생활을 했던 몽고의 증류주 문화가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서양에서는 중세의 연금술에서 사용되던 기계를 활용해서, 증류기술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었음을 설명하고 있다. 그 결과로 상하지 않고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술이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다양한 증류주들의 종류와 특징들이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흔히 술의 대명사로 꼽히는 리큐어(liqueur)가 발효주를 증류하면서 과일이나 향신료를 섞어서 만든 술을 지칭한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서 비로소 알게된 내용이다.
특히 서양의 대항해 시대에 오랫동안 술을 보관할 수 있는 기법이 발달되었고, 또한 각 지역의 술들이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기도 했다고 한다. 한국의 주류 판매점에서도 세계 각국의 술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것이 술을 브랜드로 구분하는 시대가 된 명확한 실상을 보여주고 있다. 각 지역마다 특색이 있는 술문화가 만들어지고, 때로는 긋이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예컨대 유럽의 대중적인 ‘펍(Pub)’이 한국에서는 생맥주집으로 변형된 것이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술을 좋하하지만, 이제는 과하지 않고 적당히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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