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서부 쿠타이시(Kutaisi) 근교에 위치한 젤라티 수도원은 1106년 조지아 건국자 다윗 왕이 지은 곳으로 조지아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건축물이다. 중세 조지아 정교회의 중심지이자 과학, 학문, 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했던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
아치형 출입문 위에 걸려 있는 초상화의 주인공이 바로 다윗 왕인데 머리 위의 왕관과 그 뒤로 그려진 후광은 단순한 군주를 넘어 성인으로 추앙받는 인물임을 의미하고, 손에 들고 있는 건물 모형은 바로 이 젤라티 수도원이다.
조지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군이었던 다윗 왕은 수도원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이 자신의 묘비를 밟고 지나가도록 출입문 입구 바닥 밑에 자신을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실제 그곳에 묻혔다는데 이런 사실을 알고 나면 바닥의 돌판을 비켜 지나가게 된다.
사진 앞쪽에 보이는 원통형 석조물은 과거 수도원 내부나 회랑을 받치고 있던 기둥의 일부로 추정되는데 세밀한 엮음무늬 형태의 조각이 새겨져 있어 중세 조지아 석공들의 뛰어난 예술성과 수도원의 오랜 역사를 직접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그 뒤쪽에 보이는 것은 4세기 조지아에 기독교를 전파한 성녀 니노(Saint Nino)가 자신의 머리카락과 포도나무 가지를 엮어 만들었다는 ‘성 니노의 포도나무 십자가(Grapevine Cross)’이다. 가로 팔이 아래로 살짝 처졌고, 포도나무 덩굴 모양을 하고 있는 조지아 정교회의 가장 중요한 상징이다.
정교회 성당 중앙이나 사원 전면에 기울어진 받침대 위에 놓인 성화는 교인들이 성당에 들어서면서 기도하고 입을 맞추며 경배를 드리는 가장 중요한 성화이다. 성화에 직접 손을 대거나 입을 맞출 때 원본 그림이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신자들이 감사와 경의의 표시로 금속 덮개(리자 Riza)를 봉헌했다고 하는데 오랜 세월 동안 안료가 날아갔는지 마치 얼굴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