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원(주보회원)님의 교우 단상: 윷놀이 때문에 이야깃거리가 생겼다! ◈
여러분은 아시죠?
29개의 원으로 이루어진 윷판은 정중앙은 북극성을 뜻하고, 나머지 28개의 원은 동양의 주요 별인 28수(동, 서, 남, 북 각각 7수)를 나타낸다는 것을!
윷놀이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놀이이며, 농경사회에서 윷판은 농토이고, 윷말은 놀이꾼이 윷을 던져 나온 윷 패에 따라 움직이는 계절의 변화를 상징해 풍년을 가져오는 것으로 여겼다.
여러 설이 있지만 부여의 귀족 가문(제가)인 마가, 우가, 저가, 구가에서 나와 윷놀이의 도는 돼지, 개는 개, 걸은 양, 윷은 소, 모는 말을 뜻한다.
이번 설 명절에는 4년 만에 가족 전체가 다시 모이는 시간이 되었다. 남자만 다섯 형제인 시댁은, 17~18년 전에 시부모님이 돌아가시자 추석과 설 명절에는 1박 혹은 2박의 국내 여행으로 가족 모임을 대신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와 첫째 형님이 아프신 관계로 잠시 멈추었다가 모든 것이 회복되면서 다시 모이게 된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여행의 장소와 상관없이 예배로 시작을 알린다. 믿음의 분량은 서로 다르지만, 예배로 함께 한다는 것은 서로에게 힘이 되고 기쁨이 된다.
놀이 문화로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봤지만 가장 좋은 놀이는 앞서 이야기한 ‘윷놀이’다.
모든 것이 그렇겠지만, 윷놀이의 묘미는 승자가 되는 것에 있다. 시댁 가정에서 우리의 위치는 다섯째이다. 유난히 다섯째 막내인 우리 가정이 그동안 우승을 많이 한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이것이 무슨 일인가? 이번 역시 일등자리를 누구에게도 양보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막내가 행운의 부전승과 더불어 내리 3승을 거두면서 1등이라는 우승을 거머쥐었다.
승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데, 상금이란 요놈은 밥값도 되었다가 커피값도 되었다가 요술을 부리는 것이 아닌가. 그러다 개성이 강한 요 상금이란 놈은 누구에게도 묻지 않고 ‘삐죽이’란 상호를 지닌 식당에서 백합 칼국수로 변신을 하고 말았다. 얼마나 맛이 있던지...!!!
상금을 떠나 가족 모두에게 큰 기쁨이 되었다.
놀이를 통해서도 우리의 여러 가지 모습을 보게 된다. 세월의 완숙함일까, 신앙의 장성한 분량의 단계일까?
첫째와 다섯째의 나이 차이는 무려 15년이란 세월의 간극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승부와 상관없이 함께하는 놀이에 집중하는 모습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고, 마음을 비워가며 만들어가는 속에서 놀이 본연의 것을 즐기기보다 가족이 왜 가족인지를 느끼게 된다.
그러다가도 승부에 집착하는 나 자신의 모습 속에서 피식하고 웃음이 난다.
남편은 지금 탄자니아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나 혼자 이렇게 즐거워해도 되는 것일까?^^
아니야! 남편은 홀로서기가 필요해!!!
작게나마 내 주변의 사람들이 이번 설을 통해 윷놀이와 같은 작은 행복을 만들어가길 기도한다. 내가 보고 있는 달과 별이 탄자니아에도, 우크라이나에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도, 세상 어느 곳에서도 같은 빛으로 반짝인다는 건, 내가 하는 사랑이 모든 사람의 사랑이라는 걸...물론 들꽃공동체의 하늘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