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숲 김영철(울밖교우, 약사)님의 교우 단상: 영혼의 건강으로! ◈
날이 풀리는가 싶더니 꽃샘추위로 바람끝이 차갑습니다.
요즘 약국에 들어오는 분들을 보면 겉모습이 엇비슷해서 모두가 중년으로 보입니다. 어쩌다 색다른 옷차림을 한 사람을 제외하면 나이대를 짐작하기가 어렵지요. 예전엔 얼핏 봐도 대체로 나이가 짐작이 갔는데 요즘은 구별이 쉽지가 않습니다. 모녀가 나란히 들어오면 어느 쪽이 엄마인지 구별이 안 돼 실수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옷차림이나 머리 맵시만 보고는 나이 구별이 어렵습니다.
최근에 노인이라 하기에는 65세가 너무 빠르니 70세는 되어야 한다는 말이 나돕니다. 대체로 70세부터 노인으로 부르자는 의견이 많은 것 같습니다.
65세부터 노인으로 부르기로 한 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그렇게 정한 것이라고 하니 국제적인 기준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영양, 위생 상태가 좋아지면서 사람들의 수명이 더 길어져 이젠 100세 시대가 눈앞에 와있습니다.
노년기를 초기 75세까지와 후기 75세 이후로 나누는데, 초고령으로 보는 나이는 대체로 75세 이상이 됩니다. 그런데 75세 이상의 고령자 노인은 건강한 성인의 연장으로 봐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결론입니다.
어린이의 몸이 성인의 축소판이 아니듯이 고령 노인의 몸은 젊은 성인의 연장 판이 아니라 전혀 다른 몸이라는 거죠.
70대 초반과는 완전 다르게 작은 내/외부 환경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생리적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랍니다.
일반적으로 노인 하면 무릎, 허리(관절병), 심장병, 뇌졸중 등을 떠올리는데요. 그런데 실제로노인에게 잘 나타나는 증상은 정신적 혼란(착란)이 첫째고, 그다음으로는 우울감, 대소변실금(지림), 배회, 낙상(넘어짐) 순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몸은 마음과 몸이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몸에 작은 이상이라도 생기면 곧바로 의식장애를 동반하는데, 이는 정신적 부담이 신체적 증상으로 이어지는 점에서 노인과 젊은이들이 확연히 구분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약국에 오시는 노인 환자분들을 보면 체중이 45kg밖에 안 나가는 분과, 반대로 체구가 훨씬 큰 노인이 거의 같은 처방을 받아 오는 경우도 있어서 참 난감합니다. 비록 그분들이 몇 년 이상 오랫동안 약을 복용해 오셨다고는 하지만, 내장 기능과 신경 기능도 약해지셨는데...
손님 중에 어떤 분은 90이 넘으셨는데도 꼿꼿하고 짱짱한 분이 있는가 하면, 60대 중반밖에 안 되었음에도 구부정한 허리에 힘겨운 걸음걸이, 눈도 나빠진 분들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누구에게나 육신의 건강보다도 영혼의 건강이 더 중요함이 확실합니다. 기도와 말씀 안에서 사는 삶이 그 어떤 좋은 음식이나 약보다도 건강 증진에 효과가 빠르고, 정확하기도 하고, 부작용 없이 안전하기까지 합니다.
요즘 전공 의사들 파업으로 많은 환자와 그 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공의가 증진되는 쪽으로 잘 해결되었으면 합니다.
몸과 마음이 불편한 분들과 들꽃 교우님 모두 평화로운 일상이 되시길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