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화 '우렁각시'
옛날 어느 산골에 한 젊은이가 혼자 살고 있었어. 어느 날 밭에 갔다 오는 길에 혼잣말을 했지.
"이 농사를 지어서 누구랑 먹고 사나?" 그랬더니 어디서 소리가 들리지 뭐야.
"나랑 먹고 살지, 누구랑 먹고 살아!" 젊은이가 다시 말했어.
"이 농사를 지어서 누구랑 먹고 사나?"
"나랑 먹고 살지, 누구랑 먹고 살아!" 또 소리가 들리는 거야. 누가 그러나 하고 가 봤더니, 커다란 우렁이가 스르르 다가왔어. 젊은이는 우렁이를 집에 가져가 물동이에 넣어 두었지.
다음 날 일을 갔다 왔는데, 누군가 하얀 쌀밥을 해서 상까지 차려 놨지 뭐야.
참 희한한 일도 있구나 하며 맛있게 잘 먹었지.
그 이튿날 일을 갔다 왔는데, 또 따끈따끈하게 밥을 해서 차려 놨어. 배가 고파서 맛있게 잘 먹었지. 참 희한하다, 정말 희한한 일도 다 있구나.
그다음 사흘째는 몰래 숨어서 지켜보았어. 그런데 물동이에서 털버덩털버덩 하더니 예쁜 아가씨가 나타나지 않겠어!
아가씨가 밥을 다하고 물동이로 들어가려 할 때 젊은이가 뛰쳐나가 아가씨 허리를 꼭 껴안고 말했지.
"아가씨, 나랑 같이 살아요!" 아가씨가 대답했어
"이틀 밤만 지나면 완전한 사람이 될 테니, 그때까지만 기다려 주세요!"
젊은이는 할 수 없이 놓아 주었어. 아가씨는 다시 우렁이가 되어서 털버덩털버덩 물동이에 들어갔지.
사흘째 되던 날, 정말 우렁이가 사람이 되어서 함께 살게 됐어.
젊은이는 우렁각시가 하도 예뻐서, 잠시도 집을 떠날 수 없었지. 우렁각시가 자기 얼굴을 그려 주니까 그제서야 일을 하러 나갔어. 젊은이는 우렁각시 그림을 나무에 걸어놓고서 괭이로 한 번 팍 치고 각시 얼굴 쳐다보고, 괭이로 한 번 팍 치고 각시 얼굴 또 쳐다보고, 한 번 치고 쳐다보고, 또 한 번 치고 쳐다보고, 또 쳐다보고~~~
바로 그때 회오리바람이 휘~익 불어와서 각시 얼굴 그림이 그만 날아가 버렸어.
그런데, 하필이면 우렁각시 그림이 못된 왕한테 날아갔네. 왕이 그림을 보고 말했어,
"이 세상에 이렇게도 예쁜 여자가 있다니!"
왕은 우렁각시가 있는 곳을 알아낸 후, 그 젊은이를 불러들였어.
"나와 내기를 하자. 단숨에 큰 집을 지어서 오백 사람이 들어가 국수를 먹게 하는 거다. 만일 네가 이기면 말 한 필과 돈 천 냥을 주고, 내가 이기면 네 색시를 궁궐로 데려오겠다."
젊은이가 돌아와 끙끙 앓아누우니 우렁각시가 왜 그러느냐고 물었지.
"꼼짝없이 각시를 빼앗기게 됐어요." 우렁각시가 가만 듣더니 말했어.
"걱정 말고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세요.
나는 용왕의 딸이에요. 내가 있던 웅덩이에 가면 큰 잉어가 나와서 아버지가 계시는 곳에 데려다 줄 거예요. 용왕이 무엇을 줄까? 하시거든 북을 달라고 하세요."
젊은이는 용왕한테 가서 정말 요술북을 얻어 갖고 왔어.
우렁각시가 말했지 "이 북을 둥둥둥 세 번 치면 이길 거예요, 딱 세 번만 쳐야 돼요!"
드디어 내기가 시작됐어. 왕의 일꾼들이 와글와글 모여서 뚝딱뚝딱 집을 지었지.
젊은이는 실컷 놀다가 일어나, 둥! 한 번 북을 치니까 집 지을 나무가 반듯하게 본이 떠져서 나왔다. 둥! 또 한 번 치니까 집이 번듯하게 세워졌다. 또 한 번 둥! 치니까 오백 사람이 집안 가득히 둘러앉아 국수를 먹네. 왕은 놀라 까무러치고, 젊은이는 신바람이 났지.
하도 좋아서 그만 북을 한 번 더 쳐버렸네. 둥! 치니까 없어져 버렸어. 멀쩡한 집이랑 사람들이 홀라당 다 없어졌지.
우렁각시는 왕한테 끌려가면서 말했어. "활쏘기 삼년, 눈치보기 삼년, 뛰어넘기 삼년, 합해서 구년을 배운 뒤에 날 찾으러 오세요!"
그때부터 젊은이는 다른 일은 안 하고 활만 쏘았지. 활을 쏘아서 새를 잡고, 새털을 모아서 새털옷을 해 입었어.
그다음 삼년은 이 사람 눈치를 할금할금 보고, 저 사람 눈치를 할금할금 보고,
또 그다음 삼년은 낮은 데 높은 데 뛰어넘기를 하고 다녔지.
구년 후, 마침내 우렁각시와 약속한 날이 되었어. 젊은이는 궁궐로 갔어.
젊은이는 궁궐 마당에서 덩실덩실 춤을 추었지. 우렁각시가 젊은이를 보고 빙그레 웃었어.
왕이 말했지 "아니, 구년 동안 한 번도 웃지 않더니 저 거지가 춤추는 게 그렇게 우스워? 내가 저걸 입고 춤을 추면 더 좋아하겠네?"
왕은 당장에 뛰어가 젊은이의 새털옷을 빼앗아 입었어. 왕이 새털옷을 입고 춤추고 있을 때, 우렁각시가 젊은이한테 쨍긋쨍긋 눈짓을 했어.
눈치 보기 배워서 무엇 하느냐고. 젊은이가 얼른 왕의 옷을 입었지.
우렁각시가 또 젊은이한테 쨍긋쨍긋 눈짓을 했어. 뛰어넘기 배워서 무엇 하느냐고.
젊은이는 훌쩍 뛰어넘어 왕이 앉는 의자에 앉아 소리쳤어.
"여봐라! 저기 새털옷을 입은 거지 놈을 끌어내어라!" 왕은 꼼짝없이 묶여 끌려 나갔지.
이렇게 해서 젊은이는 예쁜 우렁각시를 다시 찾아 왕 노릇하면서 행복하게 잘 살았대. (해피엔딩 ♬)
첫댓글 ㅎㅎㅎ
우왕
너무 재밌어요 ^^
오늘부터 우렁 찾으러 고고 ㅎ
우렁 삶으면 그 맛 최고 ★
우렁각시가 용왕님의 딸이 었군요 ㅎㅎㅎ
그래서
물 속에서만 털버덩 털버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