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하나(김광일)님의 교우 단상: 다이어리가 준 선물 ◈
작년 말에 거래처 지인에게서 2024년 다이어리 2권을 선물로 받았었다.
대학교 3학년과 이제 막 대학 신입생인 두 아들에게 1권씩 줬더니, 요즘 컴퓨터와 핸드폰이 있는데 누가 다이어리를 사용하냐며 다시 돌려준다.
어쩔 수 없이 1권은 내가 쓰고 1권은 아내에게 쓰라고 줬더니, 아내도 자기가 쓰는 것 있다며 다시 내게 돌려준다.
예전에는 매년 초에 다이어리를 구해서 각종 행사를 기록하는 재미가 있었는데, 요즘은 핸드폰에 기록하고 종일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는 시대이다 보니 아날로그 시대의 낭만과 멋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착잡하기만 하다.
어쩔 수 없이 2권 다 내 차지가 되었다. 1권은 각종 행사와 매달 지출되는 재정의 흐름을 기록하는 용도로 쓰기로 하고, 1권은 책꽂이에 고이 보관을 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석 달 후쯤인 3월 초 어느 날 책꽂이에서 우연히 다이어리를 발견하고, 그대로 놔두면 선물한 사람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몇 년 후에 쓰레기통으로 갈 것 같아 낙서라도 할 생각으로 다시 꺼내 들었다.
그러다 문득 중학교 이후로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일기를 쓰기로 마음먹었다. 글쓰기를 죽는 것 다음으로 싫어하는 나로서는 큰 결심이 아닐 수 없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쓰고 또 낙서하고, 또 어느 날은 그림도 그려보고... 말이 일기장이지 거의 낙서장 수준으로 다이어리를 사용했다.
그렇게라도 써야 선물한 사람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문득 설과 추석 명절에 사업상 거래처 사람들에게 선물을 돌려야 하는 나로서는, 선물의 소중함과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선물을 받는 사람의 입장을 헤아리게 되는 계기가 되어서 일반적인 다이어리가 아니었음을 말해도 될 것 같다.
선물은 그 사람의 마음이 담긴 것이고, 마음은 가치로 따질 수 없는 것이 아니니 소중하게 여기며 받거나 주어야겠다는 생각에까지 미치자 두 권의 다이어리는 내게 가르쳐준 것이 많은 선생님 다이어리임이 분명하다.
안녕하세요! 목포에서 사랑하는 아내와 제2의 신혼생활(?)을 즐기며 사는 ‘두루 김주명’이의 아빠 김광일입니다.
며칠 전 TV에서 곡성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두 번이나 보았는데, 결말이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영화 중간에 중요한 대사 두 가지가 나오는데, 첫 번째는 “뭣이 중헌디”와 두 번 째는 “현혹되지 마소”라는 대사였습니다.
들꽃교회에서 사랑을 전하는 모든 분이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늘 깨닫고 또한 주위 사람들의 사탕발림에 현혹되지 않는 지혜로운 삶을 살기를 멀리서나마 응원하겠습니다. 볕 좋아 마음이 동하시는 날 목포에 한번 놀러 오시면 반갑게 맞겠습니다.
새로운 가족들의 이야기를 주보를 통해 접하게 되니 저도 기쁩니다. 더욱더 들꽃 가족들에게 행복한 일만 넘쳐나길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