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노년층과 청년층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세대 간의 간극을 다양한 측면에서 조명하는 기사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특히 ‘촛불집회’의 결과로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면서, 이에 맞서는 노년층들이 이른바 ‘태극기 집회’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세대 갈등을 다룬 기사들에서는 대체로 노년층들의 ‘박탈감’을 그 원인 가운데 다나로 지목하고 경우가 대부부분이다. 어쩌면 지금의 노년층들은 자신이 이룬 성과에 대해 소외되고, 과거와는 다른 가족과 사회관계가 형성되어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부분적인 현상이라고 여겨지지만 상당수의 노년층들이 정상적인 뉴스보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온라인의 특정 기사를 반복해서 시청하면서,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중년에 접어든 나 역시도 매일 마주하고 있는 20대의 대학생들과 다르다는 것을 절감할 때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미 변하고 있는 사회의 흐름을 무시할 수는 없으며, 상대의 입장에 공감할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아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어떻게 노년을 맞이할 것인가’라는 주제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이 책이 매우 반가웠다. ‘중년 이후, 존엄한 인생 2막을 위하여’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노년을 준비하는 자세에 대해서 조언을 주내용으로 하고 있다.
안양문화재단에서 ‘세대간 문화적 접점을 형성하자’는 취지에서 대중 강연을 했던 원고들을 모아 엮은 책이라 한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조언 가운데 하나는 ‘나이가 들어도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삶을 꾸리라’는 것이었다. 특히 이미 노년에 접어든 장회익 선생은 ‘평생 공부’를 강조하면서, 자신의 잠시 멈추었던 공백의 시간이 결국 지금의 당신을 만들었노라고 고백하고 있다. 생각해 보니 쉬지 않고 일을 하는 것이 결코 행복의 조건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이들이 분명 우리 사회에 적지 않게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노년의 관계 맺기와 인생지도 그리기’를 제시하면서, 자신의 삶에서 멀고 가까운 관계를 생각하면서 동심원을 그려보라는 조언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하겠다. 나와 멀고 가까운 사람들을 열거하고, 앞으로의 삶에서 그들과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인 것이다. 나의 생각만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말을 들을 줄 아는 것이 진정한 지혜일 수도 있겠다. 나이를 먹으면서 흔히 하는 말 가운데 하나가 ‘입은 닫고 지갑을 열어라!’라는 것이다.
후배들과 만났을 때 내 얘기를 먼저 하기보다,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선배들이 흔쾌히 지갑을 열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절감하지만, 그래도 말을 줄이면서 기꺼이 지갑을 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어쨌든 이 책을 통해서 이제는 서서히 노년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차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