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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진화>라는 제목의 이 책은 인간의 욕망을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주지하듯이 진화론은 인류의 진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이며, 생물학은 인간의 상황을 다른 생물과의 비교를 통해 고찰하고자 한다. 다시 말하자면 진화론의 관점은 인간의 욕망을 짝짓기를 통해 태어난 자손들에게 우수한 인자를 남기기 위한 활동 위주로 바라보고자 한다. 여기에 덧붙여 생물학을 적용하는 것은 진화론의 관점에서 인간의 행동 양태를 다른 생물들과의 비교를 통해 보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욕망’은 인간의 짝짓기를 위한 그것에 다름 아니며, 적절한 해석을 위해 영장류를 비롯한 다른 동물들과의 비교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관점이라고 하겠다.
‘사랑, 연애, 섹스, 결혼 –남녀의 엇갈린 욕망에 담긴 진실’이라는 부제 또한 저자의 이러한 관점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이해된다. 분명 진화론 혹은 생물학의 관점에서 인간의 욕망을 탐구하고자 하는 것은 나름의 효과를 거둘 수 잇을 것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개개인마다 다르게 표출되는 인간의 감정을 진화론의 관점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저자 역시 이 책의 그 어느 곳에서도 분명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파악된다. 더욱이 다른 동물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인간의 감정을 비교한다는 전제 역시 만족스러운 관점을 마련하고 있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라고 하겠다. 간혹 저자의 주장을 뒷밭침하기 위해 심리학적 방법을 원용하여 설문조사에 따른 결과를 분석하기도 하지만, 설문조사의 결과가 주관적 해석으로 귀결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발견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감정은 진화론이나 생물학과는 다른 인간관계의 측면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진화론의 측면에서 인간의 감정을 짝짓기와 우수한 유전자를 남기기 위한 활동으로만 바라보는 관점은 구체적인 서술에서도 매우 우려스러운 내용이 적지 않다고 파악진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짝짓기와 자신의 유전자를 지닌 후손의 탄생에 대한 결과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각자에게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사회와 문화적 조건이 일상에서 실현되는 것을 더욱 가치 있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여타의 동물들과의 관계에서 남성(수컷) 중심의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을 인간의 문화에도 당연시하여 적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하여 전쟁에서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성폭력 등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고있는가 하면, 남성 중심으로 고착되었던 성역할에 대해서도 당연시하는 관점을 취하기도 한다.
그동안 인류의 문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관점에서 진화론과 생물학의 적용은 어느 정도의 유용한 측면이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의 감정을 일반적인 논의로 정리하여 설명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과 함께, 기존의 남성 문화를 고착화하는 관점이 발견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주지하듯이 추상적인 인간의 심리를 설명하고자 했던 프로이트 이래 심리학자의 관점도 현재의 단계에서 일부의 논자들을 제외한다면 더 이상 주목을 맏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참고할 수 있다. 더구나 인간의 감정을 진화론에 기대어 설명하는 것은 현재의 문화적 조건과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사회관계가 다른 동물들의 세계를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는가 하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진화생물학의 관점을 취하여 인간의 욕망을 설명하고자 하는 관점은 흥미롭다고 할 수는 있겠으나, 그것이 전혀 다른 문화와 사회를 이룬 현재의 상황을 고려하고 있는가에 대한 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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