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좋은날입니다. 우리는 사랑어린 사람입니다.
새벽에 잠이 깼네요. 어제 들은 말씀 중에 하나가 기록될 필요가 있겠다 싶어서요....
아래의 글은 2023년 3월19일 해날 마을마음공부 후 늦은 2시에 이루어진 [<일꾼바탕, 대화, 즉문즉설 ? > 관옥선생님과 마을배움터 일꾼, 어머니교사] 자리에서 관옥 이현주 선생님께 여쭈고 들은 한 말씀을 요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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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 선생님, 올해로 두더지가 배움터에 있은지 15년째인데요. 이 자리에 있어보니 몇년전 두더지가 이곳에 온지 10년 된 날에 들은 비하인드스토리가 떠올라서 여쭙니다. 두더지가 당시의 평화학교 교사들과 학부모대표들로부터 평화학교 교장으로 와주기를 요청받고 선생님께 여쭈었었대요. 선생님이 평화학교라는 곳으로 가라고 하셨대요. 그래서 이곳에 왔다고 하더군요. 선생님은 평화학교에 대해서 전혀 모르셨을텐데 두더지에게 평화학교로 가라고 말씀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옆자리에 있던 두더지 부언: 당시에 정읍에서 준비중인 어느 학교의 교장 요청에 대해서는 가지 말라고 하셨어요)
응답 : 그런 적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를 않네. 그렇지만 왜 그랬는지는 말해줄 수 있어. 당시에 나는 수년 동안 아주 일상적인 것에서부터 거취를 정하는 선택까지 모든 선택을 할 때, 저 분(한님)께 결정을 여쭙고 그에 따르며 살아가는 연습을 했어. 하늘에 물어보니 '가라'라는 말씀을 들었고 그것을 두더지에게 얘기해준거야.
질문 : 그렇다면 두더지는 하늘이 이 곳으로 보내신거네요?
응답 :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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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풍경소리] 2015년 3월호에 실린 <사랑어린배움터에서 나의 삶 15> 중에 위의 일화에 관련된 글을
아래에 올립니다.
마침내 교장선생님을 모시게 되다.
2009년 운영위원회가 구성되자 바로 시작한 일이 교장선임을 위한 소위원회였다. 위원회의 위원으로는 운영위원장(이용남)이 대표를 맡고, 교사위원으로는 이금순, 박은미 선생님이, 학부모위원으로는 이금단, 하태호님, 그리고 내가 참석하게 되었다. 나는 운영위원은 아니었지만, 학교에서 고참 학부모라는 이유로 같이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4월 10일, 소위는 모여서 일차로 평화학교 교장의 자질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합의하였다. 정리하자면,
- 대안교육의 철학을 갖고 있어야 한다.
- 교사, 학생, 학부모 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야 한다.
- 직접 교육에 참여하고 아이들에게 정신적 지주역할을 할 수 있는 넉넉한 분이어야 한다.
- 연세가 있으면서 젊은 기상이 있으신 분이었으면 한다.
등이었다.
당시 운영위원회 자료를 보니, 교장선생님 후보로 ‘김민해 목사님 외 2인’으로 되어 있었다. 제일 우선으로 김민해 목사님께 교장직을 부탁하기로 한 것은, 봄방학 중 교사교육에 김민해 목사님이 자리를 같이 하신 적이 있는데, 교사위원들이 그때를 기억하고 추천한 것이 주요한 이유였다. 당시의 분위기와 느낌이 아주 편안하고 좋았다고 한다. 김민해 목사님과 교사들이 함께 자리를 한 것은 박소정 선생님이 주선하신 것이라고 한다. 박소정 선생님은 그 전에 학부모들을 만나면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평화학교 교장선생님 감이 있다고 여러 차례 언급하셨었는데, 그 분이 김민해 목사님이었다.
4월 14일, 김민해 목사님을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 교장선임을 위한 소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한 자리였다. 목사님은 혼자 오시지 않고 강원도 태백에서 오셨다는 친구 한 분과 같이 자리에 오셨었다. (후에 보니 목사님은 중요한 자리에는 혼자서 오시지 않는다) 김민해 목사님은 이런 저런 말씀도, 질문도 안하시고 그저 우리들이 하는 말들을 귀 기울여 들으셨었다. 우리들은 간절한 마음에 애가 타서 이런 저런 생각들을 이야기하며 우리를 도와주시기를 간청드렸다. 자리를 마무리하기 전에 목사님이 우리에게 한 말씀해주셨는데, 세상의 어떤 좋은 일도 안하는 것만은 못하다고 하시며 자리를 뜨셨다. 나는 그 말씀을 사양의 뜻이라고 받아들였는데, 다른 분들 중에는 수락의 가능성으로 받아들인 분도 있었다.
며칠 후, 4월 18일, 평화학교 교장 요청에 김민해 목사님이 수락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일부(一夫) 김민해 목사님(이하 일부님)은 그 뒤로 가끔 당시에 평화학교 교장직을 수락한 이유를 말씀해주셨다. 평화학교 교장직이 어떤 일이고 얼마나 어려울지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다만 당시에 당신에게 별 일이 없었고, 처음 자리에서 만난 사람들이 속없이 잘 웃는 것에 마음이 동했었다고 말씀하셨다.
운영위원회는 즉각 모임을 갖고 일부님을 이사회에 추천하였고, 며칠 후에 일부님은 이사회와 면담을 하셨고, 4월 29일에 순천YMCA이사회는 일부님의 평화학교 교장직 공식 선임을 알렸다.
첫댓글 이제는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말해도 될듯하네요. 후보가 3분이었는데, 1번 김민해목사님, 2번 000목사님(당시 평화학교 이사), 3번 000님이셨어요. 당시 Y에서는 2번 000목사님을 강하게 추천하셨고 개인적으로 찾아와 이야기도 했습니다. 저는 3분다 모두 잘 모르고 굳이 세상의 학연으로 따지면 2번 000님이 가까웠죠. 그럼에도 1번으로 두더지를 결정한 결정적 이유는 선생님들의 의견의 존중이었습니다. 3분 중 순서를 정할때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한 것은 선생님(배움지기)들 의견이었고 아마 그때 가장 잘 한 결정이라 생각합니다. 그때부터 배움지기 의견이 배움터에 가장 중요한 것임을 알게 되었고 무조건 존중하고자 했습니다. 당시에는 Y의 의견 50%, 학부모 의견이 40%, 선생님 의견이 10% 정도 반영되던 시기였으니까요.(굳이 숫자로 표현하자면)
그랬군요. 저도 처음 들었네요. 입이 무거우신 2009년 운영위원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