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부제 백일장
초등부 운문 이 승 훈
남원 초등학교. 5 – 4
내가 놀부라면
스으스으 불어오는 바람
노릇노릇하게 익은 마당 잔디
고즈넉한 처마 아래
제비가 둥지를 튼다
그래, 옳치 !
제비야,
번쩍번쩍 금을 다오!
번쩍번쩍 은을 다오!
아름다운 선율 뿜내는 아쟁을 다오!
곱게 익은 곳감 아래
놀부가 게으름을 피우며
설렁설렁 박을 돌보네
얼쑤! 하룻밤만에 박 열렸네
풍년이로구나!
톱으로 박을 쩌억쩌억
스멀스멀 올라오는 연기
구렁이가 나와 어흥!
도깨비가 휘두르는 방망이에
마구마구 휘둘리는 춤사위
고즈넉한 처마 아래 누워 꾸는
하룻밤에 꿈
초등부 산문 이 봄
월락 초등학교. 6 – 1
내가 놀부라면
내가 놀부라면 원래의 놀부의 성격은 심술궂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나는 도전을 즐기고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섭섭하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많이 부족했다는 생각에 다음 도전을 기대하며 열심히 산다. 또, 모든 사람들이 공정하게 살기를 바란다.
내가 놀부가 된다면 부모님이 물려주신 재산을 흥부에게 더 줄 것 같다. 왜냐하면 흥부는 자식이 나 보다 많기 때문이다.
자식을 키울려면 돈이 많이 필요한데 흥부는 돈이 없다. 하지만 내가 흥부를 도와주면 흥부도 마음편히 자식을 키울 것이다.
부모 마음이 편해야 자식 마음도 편한 법이니까. 그리고나서 나는 시장을 걸어 다니며 아내와 함께 시장에서 저녁밥을 만들 때
필요한 재료를 살 것이다. 내가 놀부면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아버지가 될 것이다.
마을 사람들과 안부도 묻고 지내며 하루를 열정적이며 후회하지 않도록 뿌듯한 하루를 만들 것이다. 왜냐하면 내 어린시절 부모님이 바쁘셔 나와 잘 놀아 주지 못하였다. 그러나 내가 놀부가 된다면 아이들과 자주 놀아 줄 것이다. 아이들의 미소는
슬플때나 화날때여도 늘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마법 같은 거니까. 나의 자식이 놀러 갈 때 기분이 너무 좋거나설레어 나온 미소를 보면 데리고 가는 나의 기분이 뿌듯할 것 같다. 내가 놀부가 되면 주변을 잘 살피고 당당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며
바다처럼 넓은 마음씨를 가진 사람으로 마을 사람들에게 기억 남고 싶다.
중등부 운문 김 효 정
용북 중학교. 2 – 1
내가 놀부라면
내가 놀부라면,
욕심이 하늘을 찔러 남의 불행에도 웃으며 내 재산을 늘리겠네
동생보다 더 잘 살겠단 마음에
차갑게 돌아서고 모른 척 하겠네
내가 놀부라면, 기쁨은 잠시일지 몰라
쌓은 돈과 금은보화도
외로운 마음 달래주진 못하네
욕심의 끝은 결국 텅 빈 마음뿐이네
이젠 알겠네, 나눔이 참된 복이라는걸
내가 놀부라면, 조금 달라졌으면 좋겠네
욕심 대신 사랑을, 미움 대신 나눔을
진정한 행복은 마음에서 피어나네.
중등부 산문 소 은 정
남원 용성 중학교. 3 – 4
내가 놀부라면
밝은 하늘이 내 방을 비추어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곤 깨달았다.
이곳은 내 방이 아니란 것을, 아파트의 단순한 흰 콘크리트 천장은 나무로 바뀌었고, 컴퓨터와 게임, 만화책으로 가득했던 방은 고전적인 물품으로 바뀌었다. ‘여긴 어디지?’ 하는 마음으로 한지로 된 문을 열었다.
“놀부 형님! 일어나셨어요?” 놀부? 내가 아는, 흥부전에 나오는 그 놀부? K – 중 3 김철수인 내가?
“ 형님, 왜 그러세요?”
흥부로 추측되는 사람이 놀부인 날 불렀다. 나는 혼란스러워 대충 얼버무리고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정리해보자, 나는 원래 K- 중 3 김철수다. 그런데 갑자기 흥부전의 놀부가 됐다. 머리가 터질듯한 상황에 나는 방에 있던 거울을 보았다. 어리다,
어리단 것은 아직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았단 것 아닌가 ? 흥부전은 놀부가 흥부를 괴롭히는 것이다.
권선징악 당하는 단순한 이야기, 내가 지금 놀부로 빙의된 게 맞다면 난 착하게 살아야 한다. 아니, 착한 것까진 아니어도 그냥 평범한 양반집 아들로 살 것이다. 근데 그럼 난 원래 있던 곳으로 못 돌아가나? 심란한 마음 착하게 살기로 결심했다.
그 이후론 꽤 수월했다. 빙의가 잘 된건지 한자 같은 글 공부도 이미 해 본 것처럼 잘됐고 집안사람들에 관한 기억도 원래 있던 것처럼 기억났다. 단 집안사람들은 갑자기 착해진 나를 의아해했지만, 바뀐 놀부를 좋아하는 눈치였다. 후로 부모님께서 죽었지만 , 난 흥부를 내쫓지 않았다. 오히려 둘이서 열심히 살았다. 흥부가 내쫓기지 않아서인지 스님도 나타나지 않았고 당연히 제비조차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난 제비의 위치가 어딘지 정확히 알지 못해 잊고 살았다. 그러곤 평소와 같이 잠을 청했다. 눈을 떴다. 익숙하지만 낯선 공간이 보인다. k-중 3 김철수의 방이다. 돌아왔다. 돌아온 것일까? 내가 겪었던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꿈이었을까? 그것은 알 수 없었다.
고등부 운문 소 현 서
남원 국악 예술 고등학교. 1 – 5
내가 흥부라면
중요한 건 나의 자식들이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이 어린것들을 위해 무얼 못하겠소
중요한 건 나의 아내 이오
좋은 남편 만나지 못해
이리 살아가는데 내 뭘 탓하겠소
중요한 건 내 생명이오
아무리 작은 생명이어도
귀중한데 치료하지 않으면
내 어떻게 고개를 들고 살겠소
중요한 건 우애 이오
아무리 몹쓸 짓을 했다 해도
재산을 모두 잃었다 해도
형님인데 어찌 미워하겠소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베풂이 오
가는 말이 고아야 오는 말이 고은 법이니
내가 베풀다 보면 언젠가 큰 복이 오지 않겠소?
고등부 산문 조 은 빈
남원 국악 예술 고등학교. 3 – 4
내가 흥부라면
내가 흥부라면 어떨 것 같아? 그 애가 물었다. 나라면 흥부대신 로빈 굿펠로우가 되어 사랑꽃의 즙으로 그들에게 장난을 칠 때
흥부가 어느날 갑자기 놀부의 처에게 사랑에 빠지고 놀부가 갑자기 흥부의 처에게 사랑에 빠진다면 그 얼마나 난장판이겠어?
그건 세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 아니냐며 성내는 그에게 나는 그저 킥킥 웃기만 했다. 불어오는 바람에서는 더 이상 여름의
냄새가 나지 않고 하나 둘 떨어지는 낙엽의 냄새가 난다. 거리는 축제로 북적이고 나는 흥부가 되는 상상을 한다.
그 상상에서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