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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 진영에 따른 이념적 갈등의 골이 점점 심화되어 가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상대편에 대한 증오와 선동에 가까운 누군가 내뱉은 발언들이 언론과 인터넷 등을 통해 여과 없이 전파되고, 그로 인해 진영에 따른 갈등이 확대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무플보다 차라리 악플!’이라는 표현처럼, 어떻게든 언론과 대중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혐오를 조장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정치인들이 여전히 적지 않다. 그들의 발언을 무비판적으로 옮겨 적는 기사를 양산하는 것이 또한 작금의 언론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실상 기자와 쓰레기라는 말의 합성어로 탄생한 ‘기레기’라는 단어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통용되고 받아들여지는 상황이 현재 한국 언론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이러한 현실이 그대로 ‘언론 불신의 시대’를 보여주고 있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언론의 사회 통합’ 방안에 대한 보고서를 담은 이 책은 내용은 한편으로 반갑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도 분명한 현실을 단지 이론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이 현재의 시점에서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의 언론 상황에 대한 진단은 너무도 분명하게 지적하고 있지만, 그것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은 지극히 추상적이라고 여겨졌다. 정파 사이의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언론조차 자신의 이익에 따라 기사를 양산하고 있어 이미 대중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진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언론사 기자들조차도 스스로 자조적으로 ‘기레기’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언론 학자들이 현실의 진단이 아닌 현실적인 ‘해소 방안’을 제시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하겠다.
한국정치평론학회의 회원으로 활동했던 3인의 공동 연구 결과물을 엮어 출간한 이 책의 내용은 점차 갈등이 심화되어 가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실에 대한 적확한 진단을 먼저 제시하고 있다. 특히 서문에서 정치권과 언론의 편향을 바로잡기 위해 ‘시민의 균형된 사고와 판단을 위한 비판의식의 함양’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언론은 편파성 이미지를 불식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저널리즘 기관으로서의 신뢰성 회복’을 우선적으로 꼽고 있다. 이 책이 바로 그러한 현실을 진단하는 수단 중 하나라는 것은 인정할 수 있지만, 진단에 따른 ‘헤소 방안’이 지극히 추상적일 수밖에 없어 현실 적용 가능성에 대한 회의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국민여론 조사 결과’라는 항목을 통해 서울에 거주하는 300명의 패널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의 내용과 수치를 인용하고 있지만, 그 내용 또한 현실 진단에 치중되어 있어 결과적으로 추상적인 내용의 ‘조사 결과 요약 및 시사점’만을 제시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여겨진다. 정치인들의 무책임한 발언이 각종 언론을 통해서 여과 없이 무비판적으로 보도되고 있으며, 이것이 다시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현실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단 언론을 전공하는 연구자들의 문제만은 아니겠지만, 특정 언론에 자주 등장하면셔 사회 갈등을 조장하는 내용을 버젓이 강조하는 일부 언론학자들의 책임 또한 적지 않음을 굳이 지적하고자 한다. 대중들의 시선으로 보자면, 그들 또한 이미 오래 전에 ‘저널리즘의 원칙’을 저버렸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론 이미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TV의 뉴스를 보지 않은 지 이미 오래되었음을 밝히고자 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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