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수감사절을 맞아 목사가 교우에게, 교우가 목사에게 쓰는 편지 ◈
*목사가 교우에게
작년에 심은 꽃에서 올해 더욱 찬란한 꽃을 피워내는 걸 보면서 배운 게 있습니다.
찬란함, 성숙함, 아름다움에는 숙려기간이 있다는 것 말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올해보다 내년에 더욱 위대한 꽃과 열매를 맺는 들꽃 사람이 되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내가 들꽃교회 목사여서가 아니라 우리 교회는 나름 괜찮은 교회입니다. 그러니 함께 사는 사람들도 괜찮은 사람임이 분명합니다. 단지 기준이 세상이나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시라는 걸 잊지 않기를 바랄 뿐이죠.
건축 과정을 통해 얻은 것도 잃은 것도 많습니다. 다만 이 모든 것이 과정이기에, 수행을 하는 구도자의 마음으로 동행해주시기를 소망합니다.
제 명함 뒤에는 “이름 없는 둔덕에 묻혀 향기나 토하면 된다고 전해주오!”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그렇게 살아왔고, 그렇게 살려는데 함께 해주시겠습니까?
작은 바람이 있다면, 들꽃공동체를 위해 조금만 더 사랑으로 살아주시길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교우가 교우에게(코스모스 한영순님의 편지)
들꽃이 태어난 지 스물세 번째 추수 감사제를 지키게 해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드리오며, 순종하는 마음으로 목사님께 마음의 글을 써 봅니다.
마흔세 살에 처음 만나 환갑도 한참 지난 우리 목사님께 편지를 쓰려니 참으로 많고도 많은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가네요.
해마다 풍성하게 차려서 하나님께 감사제로 올려 드리고 나면, 여러 이웃에게 먹거리를 나눔으로 사랑을 몸소 행하셨던 우리 목사님, 불과 몇 년 전까지도 직접 심으시고 손수 가꾸시어 수확한 배추와 무, 고추로 김치를 담가서 서울 달동네까지 나눔을 실천하셨던 사랑의 전령사이셨습니다.
냄새나는 은행을 채반과 쟁반에 담아 정성으로 햇빛에 말려 식구들에게 나누어 주셨던 우리 목사님의 사랑과 감동으로 행복했었던 순간들이 지금은 아주 아름다운 추억으로만 자리매김하고 있네요. 그리고 그 예뻤던 뽀얀 은행알들이 무척이나 그립고, 보고 싶기도 합니다.
수년 동안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내색 한번 안 하시고 잘 버티고 견뎌 주셔서 정말 감사드리며 고맙습니다. 하나님께서 목사님을 너무도 사랑하심으로 멋지게 디자인해주신 아름다운 교회와 이웃들이 부러워하는 들꽃 카페를 목사님의 헌신과 수고로 건축하여 많은 이들에게 편히 쉬어갈 수 있는 행복 공간을 세우셨습니다. 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목사님 말씀대로 이제 우리 들꽃교회가 제대로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것 같아서 참 좋아요.
지금도 힘드시고 앞으로도 많이 어려우시겠지만, 조금만 더 참고 인내하셔서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에 빛으로 보내주신 소중하고 귀한 식구들과 더불어 우리 모두 서로 존중하고 아끼며 사랑하도록 노력하시게요.
목사님 진짜 진짜 애쓰셨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사모님과 효사, 효림이와 진정으로 행복하시길 저희 들꽃 식구들이 응원하고 기도하겠습니다.
목사님,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