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국제신문 HOME > 생활과학 > 맛집 2006년 11월 16일 11:37
[출처] [명사의 맛집] 조광현 부산 백병원 원장-부전동 일식요리점 '월강'
[작성자] 아침해
[명사의 맛집] 조광현 부산백병원 원장(2006년 부산백병원 원장역임, 현재 백중앙의료원 부의료원장)
부전동 일식요리점 '월강'
입에서 살살 녹는 회의 맛
20년 넘게 드나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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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찾다보니 단골 이발소처럼 알아서 해주는 게 제일 좋죠."
지난 97년 부산에서 처음 심장이식수술을 성공시켜 화제가 됐던 흉부외과 전문의이자 부산 백병원을 책임지고 있는 조광현 원장을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일식요리 전문점 '월강(051-803-2427)'에서 만났다.
음식점에 들어서 자리에 앉자마자 조 원장은 "항상 먹는 걸로 달라"며 음식을 주문했다. 이어 그는 "20년 넘게 이 음식점에 오다보니 단골 이발소처럼 편안하게 해줘 좋다"며 "음식 맛도 중요하지만 단골 식당을 만드는 게 다 이런 이유 아니겠느냐"며 사람좋게 웃었다.
이 음식점과의 인연은 그가 백병원에 들어온 지난 82년부터 이어졌다. 원래 병원 직원들이 잘 찾는 곳이었고 그도 자연스럽게 오게 됐던 것.
조 원장은 "개금동에 있는 병원에서 위치상 가까운 데다 1층부터 3층까지 다 음식점이라 개인 식사뿐만 아니라 회식으로 오기도 좋다"고 자주 이곳을 찾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사실 이 집이 많은 수나 양의 요리를 내놓는 것도 아니고 회 맛이 다 비슷비슷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다른 건 몰라도 생선의 신선함만큼은 정말 좋다"고 칭찬했다.
우선 방어의 아가미살과 마구로(참다랑어), 고래고기가 회로 나왔다. 음식 자랑을 많이 들은 까닭에 맛을 보기 위해 얼른 방어회 한 점을 들어 먹어봤다.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아떨어질 정도로 신선하고 부드러웠다. '방어'라는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었지만 지금까지 먹어본 생선회와는 전혀 다른 맛이었다. 고래고기도 소금에 찍어 먹어보니 전혀 군냄새가 나지 않고 쫄깃쫄깃했다.
이외에도 돌멍게, 전복 등이 나왔다. 일식집에서도 먹기 어려운 돌멍게는 붉은 색의 오돌토돌한 돌기가 있는 멍게가 아니라 돌처럼 딱딱한 껍질로 되어 있다. 연한 우윳빛의 돌멍게는 특별한 맛이 있는건 아니지만 일반 멍게와 달리 쫄깃쫄깃하고 특히 입 안 가득 퍼지는 특유의 향이 인상적이었다. 보기에도 신선해 보이는 전복은 씹는 촉감에서도 싱싱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어 김 쑥갓 새우 튀김과 도미 조림이 상 위에 올려졌다. 튀긴 김은 느끼하지 않으면서 김의 맛이 색다르게 느껴졌다. 도미 조림은 두툼한 도미살이 전혀 짜지 않고 마지막에는 달콤한 맛이 났다.
요리를 다 맛보고 마지막으로 생대구탕과 함께 밥, 갈치 등이 식사로 나왔다. 평소에는 김치찌개나 된장찌개 등 찌개류를 즐긴다는 조 원장은 "이 집은 조기탕이나 생대구탕도 잘해 점심시간에는 탕 종류만 먹는 경우도 많다"며 "갈치도 제주 은갈치라 맛 있을 것"이라며 식사를 권했다.
지리로 나온 생대구탕은 그의 말처럼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뒷맛이 깔끔했다. 갈치도 살이 흐물거리지 않고 잘 구워져 입맛을 더했다.
6년째 병원장을 맡고 있는 조 원장은 "내년 1월 착공예정인 해운대 백병원 신축에 역점을 두고 있다"며 "기본적인 시스템은 같지만 기존 부산 백병원은 연구 중심 병원으로 꾸려나가면서, 새로 짓는 해운대 백병원은 서비스 중심 병원으로 운영해나갈 것"이라고 앞으로 병원 운영 방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