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숲의 안쪽으로 얼마나 더 들어갈 수 있는지 시험해 보려고 한다. 그 안에 뭔가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얼마나 위험한지, 또 어떤 종류의 위험인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피부로 직접 느끼고 싶다. 그렇게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무언가가 등 뒤에서 나를 부추긴다.
나는 주의 깊게 그 안으로 이어져 있는, 길처럼 보이는 곳을 더듬어 간다. 나무숲의 큰 나무들이 깊이 들어갈수록 점점 더 하늘을 향해 우람하게 치솟아 있고, 주위의 공기 밀도는 점점 짙고 무거워진다. 머리 위는 제멋대로 뻗은 나뭇가지들로 뒤덮여 하늘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아까까지 주위에 떠돌던 희미한 여름의 흔적은 이미 사라져버렸다. 계절 따위는 애당초 거기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이윽고 내가 걷고 있는 길이 진짜 길인지 아닌지 자신이 없어진다. 그것은 길처럼 보이고, 길 같은 모습을 하고는 있으나, 실제로는 길이 아닌 것처럼도 보인다. 후텁지근한 초목 냄새 속에서 모든 사물의 정의가 애매해져 간다. 정당한 것과 정당하지 못한 것이 뒤섞인다. 머리 위에서 까마귀 한 마리가 날카로운 소리로 운다. 아주 날카로운 그 울음 소리는 어쩌면 나를 향한 경고인지도 모른다. 나는 멈춰서서 조심스럽게 주위를 둘러본다. 충분한 장비 없이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위험하다. 나는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깊은 숲 속에서 외톨이가 되자, 나라는 인간이 무척 텅 빈 것처럼 느껴진다. 나는 언젠가 오시마 상이 말하던 '공허한 인간'이 되어 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내 속에는 텅 빈 공간이 있다. 그 공간은 지금도 조금씩 부풀어 올라, 그것이 내 속에 남아 있는 알맹이를 자꾸 먹어치운다. 나는 그 소리를 들을 수가 있다. 나라는 존재가 점점 더 알 수 없게 되어간다. 나는 정말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거기에는 방향도 없고 하늘도 땅도 없다. 나는 사에키 상을 생각하고, 사쿠라 상을 생각하고, 오시마 상을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있는 곳에서 몇 광년이나 떨어져 있다. 망원경을 거꾸로 들여다보았을 때처럼, 아무리 멀리 손을 뻗어도 그들을 만질 수 없다. 나는 고독하고 어두컴컴한 미궁 속에 있다. 바람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오시마 상은 말했다. 나는 귀를 기울인다.
(무라카미 하루키, 「해변의 카프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