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론
1, 언론을 통해본 문화재 전문가의 문제점
현실적으로 숭례문 문제에 있어서 언론의 역할을 매우 중요했다. 눈만 뜨면 모든 언론은 앞을 다투어 숭례문을 거론했다. 이처럼 모든 정보는 언론을 통해 확산되거나 재생산 되었다. 물론 대부분 정확한 정보였겠지만 일부는 일종의 몰아가기 식 언론도보도 진행되었다는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예를 들어 단청 문제만 해도 현미경까지 사용해서 결이 갈라지는 틈새를 살폈다든지(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목부재의 틀어짐을 살피기 위해 과학적 운운하면서 각종 계측기를 동원했다는 것은 일종의 몰아가기 식 언론보도 아니었나 싶다. 계측기를 이용해서 과학적 운운했지만, 그게 과학이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숭례문이 만들어질 당시에는 그런 계측기조차 없었으며. 목재의 성격상 틀어짐과 갈라짐은 상식적인 선에서 용인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상식이 어느 정도까지인지는 측정할 수가 없는 법이다. 그건 상당 기간 수련이 필요했던 기능인과 목재 특성을 잘 연구해서 실적을 쌓은 전문가의 의견을 비교해서 이해시키는 고유한 방법뿐이다. 그건 바로 과거라는 유산이 아무리 과학적이라도 환경적, 그 당시의 시대상, 더불어 민도을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나의 비상식적(?)인 생각이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전문가(하여튼 무슨 분야들인지는 모르지만 언론에는 전문가처럼 비추어졌다.)라는 사람들이 몇몇 언론과 어울려 다니면서 정말 커다란 문제가 있는 것처럼 국민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했고, 그런 일에 모든 국민은 문화재 판의 모든 산업 인들에게 분노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은 그런 반응에 혹시나 하는 눈치만 살피는 꼴이었고. 문화재 모든 분야의 전문가처럼 호도되고 있는 몇몇 사람은 누군가 무슨 의견이라도 내올라치면 마구잡이식으로 언론을 동원해 묵살했다. 사실 해당 분야의 어떠한 연구 실적도 없는 분들이 대다수였다. 그런 사람들의 입을 통해 마치 문화재 판의 엄청난 비리라도 숨어있는 양 언론은 확대 재생산되었고, 이는 방산 업체 비리와 맞먹는다고 사회 전체를 술렁거리게 만들었다.
이런 배경엔 바로 전문가 그룹들의 문제가 숨어있다. 당당하지 못하는, 사회의 기본 배경을 고민하지 않는. 그런 불제동의 언론보도에 연구 실적이 탁월한 진짜 전문가가 당당하게 나서서 의견을 피력했다면 엉뚱한 곡해는 조금이라도 누그러졌을 것이다. 어떤 산업이 형성됨에 있어서 그 산업의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해당 분야의 학자들이다. 그러다보니 산업 전체의 경직과 후퇴를 불러왔고, 문화재 산업 전체로 보았을 때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 확대되었다.
문화재 판도 한번은 변화해야 하는 변곡점을 가질 필요는 있었다. 그 동안 일반 건축 산업과 운영 형태에서 비슷한 면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문화재란 해당 특수 분야라는 인식을 좀더 과학적으로 기능적으로 만들어 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일반 건축 분야의 관행을 그대로 답습하기보다는 문화재 건설 분야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들을 추려서 이를 산업화 단계에 접목 시키려는 노력은 그 누구도 생각하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이런 진지한 고민을 누가해야 할 것인가? 그건 바로 산업의 토대를 만들어낸 원로 전문가와 현재 왕성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 그리고 업계 관계자들이 문화재청의 협조 아래 의견을 만들어내고 실행 파일까지 접목시켜야 한다. 더욱이 국민들에게는 문화재 건설이 곧 재산을 축재하는 목적이 아닌, 그 내면에는 우리 민족의 정체성에 대한 ‘봉사’라는 인식의 확산이 그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대내외적으로 우호적인 그룹들과 산업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수리업 종사자 여러분들의 지혜가 필요한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