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완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1장 한 경험론적 회의주의자의 도제 시절
인간의 마음은 탁월한 설명 기계이다. 인간의 마음은 거의 모든 일을 설명할 수 있고 갖가지 현상을 풀이해낼 수 있는 반면에 예견 불가능성을 일절 용납하지 않는다. 설명할 수 없는 사건들이 발생하는데도 똑똑하다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그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설명들이 논리적으로 조리 있어 보이며, 논리적으로 모순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레반트 지방에서는 그 어떤 유력자도 한 유대인 이단자(예수)가 후대에 이토록 큰 영향을 미치리라고 눈여겨보지 않았다. 또 그로부터 700년 뒤 기독교와 경쟁할 새로운 종교가 나타나리라고 누가 예상했겠는가?
역사는 기어가지 않는다. 사회도 기어가지 않는다. 역사와 사회는 비약한다. 파열구에서 파열구로 이동한다. 다만 그사이에 작은 진동을 일으킬 뿐이다. 그런데도 우리 인간은 예견 가능하도록 한 발 한 발 전진하는 세계를 믿고 싶어 한다.
재정적 좌절이 전쟁보다 더 인간을 갉아먹는다. 재정적 파탄과 그에 따른 열패감은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전쟁은 직접적으로 그런 행동을 유발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엄청난 수입을 올리면서도 더 많은 돈을 버는 데 중독되어 고객과 고용주에게 더욱더 아첨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1987 대폭락 이후 나는 돈에 대한 일체의 야심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그 이후 물질적 부를 추구하느라 연구를 등한시할 때마다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