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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16일
눈을 뜨니 새벽 5시가 되었고 TV에서는 강추위가 찾아와 서울이 영하 17도까지 내려갔다는 보도를 한다. 살면서 이런 추위는 거의 기억이 없는데 지구온난화의 영향인지 최근 들어서 기상에 이변이 많이 생기고 있다. 일요일 아침 청각의 느낌이 좋아 교회에 가려고 7시에 집을 나서 가벼운 마음으로 신촌을 지나 양화대교를 건넜다. 날이 추워도 마음은 가벼웠고 양평동 교회까지 14킬로를 달리면서 감사와 함께 도착해서는 찬송가부터 크게 불렀다. 오늘은 저절로 경건함이 생기는 듯했고 인간은 누구나 하나님이 만든 설계도라는 창세기 2장의 내용을 설교로 들었다. 예배를 마치고 친구를 만났더니 나의 건강부터 걱정을 하여 고마운 마음에 국밥집으로 들어가 함께 식사를 했다. 수업을 하러 9시30분 논술교실에 들어섰고 멀리서 처음 온 이대부고 학생은 단정한 모습에 공부에 대한 의욕까지 넘쳐 보였다. 오늘은 수강생으로 강의실이 가득했고 수업을 마친 점심시간에 집으로 내려가니 아내가 삼계탕을 만들어 두었다. 아들과 함께 맛있게 먹었고 4시경 다시 교실로 올라가 수업을 한 뒤에는 날이 추워 수강생들을 집까지 태워주고 돌아왔다. 밤에 초등학교 동창들이 대학로에서 연극을 본다는 연락이 와서 나갔다가 춥고 시간이 늦어 광화문쯤에서 그냥 돌아왔다.
17일 어제 물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화장실을 자주 드나들었는데 빵을 먹으면서까지 양이 적지가 않았다. 교재를 보는 새벽에 딸과 자던 아내가 들어와 공부하는 시간을 함께 만들었는데 식사를 하고 일찍부터 학원에 간다는 아들이 부산하다. 어제 늦게 들어와 현관문을 걸어 잠갔더니 아직도 불만이고 학원까지 태워준다고 해도 대답을 하지 않고 나가 버렸다. 오전에 체육관으로 나가 운동을 하고 곧바로 학원으로 갔는데 잠이 부족했던지 졸음이 쏟아져 무기력한 시간이 되었다. 공부든 일이든 머리가 맑아야 능력이 생기는 법이라 일단 햇볕이 있는 밖으로 나가 점심을 먹었고 오후에는 한결 좋아졌다. 예약된 군자동 병원에 4시경 도착하여 마취와 함께 귀 안쪽에 주사를 맞았는데 소리가 시원하게 들리는 느낌이었다. 6시경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는 중에 외출했던 아들이 들어왔고 정황을 보니 PC방이나 노래방에서 온 것 같았다.
18일 병원에서 처방해 준 약을 먹은 탓인지 밤에 깊은 잠을 이루지 못했고 교재를 정리하며 새벽을 보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잠을 더 자려고 안방으로 들어가 누웠다가 10시가 지나서 딸과 함께 아현동 가구거리로 나갔다. 오래 전부터 언급한 거실에 놓을 책장 하나를 보러 간 것인데 결국 흰색 5단 가로 85센티 책장을 8만원에 구입하였다. 집으로 오면서 딸을 내려준 뒤 체육관에 들어가 운동을 하고 수업시간이 촉박하여 점심을 분식집에서 라면으로 해결했다. 논술교실에 들어와 바로 수업을 시작했는데 요즘 수강생들에게 2학년용 선행학습을 하다 보니 수준이 높아져서 모두가 힘들어 하는 기색이다. 5시에 성북동 학원으로 이동하여 8시경까지 수업을 했고 마치는 시간에는 친구한테 전화가 왔는데 다음으로 만남을 미루었다. 밤에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는 중에 어제와 달리 일찍 들어온 아들은 축구를 본다며 미리부터 TV앞을 차지하고 있다.
19일 새벽 1시경 잠이 들었다가 말로만 듣던 천국을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평화로운 세상이었는데 남루한 옷차림의 사람들이 하늘로 오르기에 나도 따라 나섰던 곳이다. 긴 밧줄에 매달려 저마다 천국에 간다고 좋아했고 마지막에 오른 나를 따뜻한 얼굴로 맞이하는 모두가 예수의 제자들 같았다. 내가 본 천국의 모습은 전혀 환상적이거나 신선적인 곳이 아니라 그저 깨끗한 자연에 군데군데 무리를 이룬 사람들이 한가하게 시냇가와 꽃밭을 걷는 모습이었다. 풍선같은 구름을 타고 아름다운 동산을 넘나들며 여기저기 다녔는데 가는 곳마다 천국에 온 나를 환영한다고 사람들이 손을 흔들었다. 그 와중에서도 예수님을 만나겠다고 외쳤더니 음성과 함께 빛 사이로 형상이 보였고 마지막에는 긴 사다리를 타고 지상으로 내려온 분명히 성경에 있는 천국이었다. 아침에 학원이 시작되는 9시30분보다 훨씬 이른 시간 집을 나서는 아들에게 아내가 행방을 물었는데 알 것 없다며 그대로 나갔다. 비밀이 많고 버릇도 없는 놈이라 한심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평소의 내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아 곤혹스럽기만 했다. 오전에 논술교실 올라가 수업을 하고 오후에는 체육관에 다녀와서 성북동으로 나가 주말에 사용할 프린트를 준비하며 시간을 보냈다. 밤에 집으로 돌아와 김치찌개로 식사를 마치고 평화로웠던 어제 본 천국을 그리는 중에 아내와 아들 딸은 거실에서 드라마를 열심히 보고 있다. 아침에 퉁명스런 아들이라 아내 입장에서 미움이 생길만도 할 것인데 아랑곳하지 않고 함께 지내는 것을 보면 모자지간이라 그럴 것이다.
20일 평소에 11시경 잠이 들었다가 6시간 정도가 지나 5시에 눈을 뜬다. 공부를 하면서 보내면 딸과 자는 아내가 들어오고 문제는 일찍 일어난 탓으로 아침에 몹시 배가 고프다는 것이다. 그래서 밥을 먹으려고 날마다 아내에게 재촉을 하는데 감각이 없는 것인지 상황 파악을 못하는 것인지 오늘도 식사가 또 늦었다. 배가 고프면 짜증이 나는 법이라 아침부터 망가진 기분으로 식탁에서 불평만 하다가 체육관으로 나가 운동을 했다. 오후에 예약된 진찰을 받으러 내부순환도로를 타고 군자동으로 갔더니 병원에서는 처음인 것처럼 청력테스트 및 여러 가지를 체크한다. 거의 정상으로 돌아와 내 입장에서는 문제가 없는데도 막무가내 검사부터 실시하여 10만원의 비용을 또 청구했다. 의사도 거의 정상으로 회복되었다는 소견을 내었는데 배고픈 아침부터 일이 꼬이더니 병원의 과잉진료로 억울하게 비용만 날렸다. 돌아오는 길에 근처에 있는 장안평 수리점에 들러 차를 점검하고 학원으로 들어가서 일요일에 사용할 자료를 준비했다. 밤에 집으로 들어오니 청주에서 장모님께서 와 계시고 아내는 신사임당 모임으로 대학로에서 연극을 보고 늦게 들어왔다.
21일 병원 치료약을 단절했음에도 깊은 잠은 이루지 못하고 5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다. 마침 자다 깬 아내와 이번 설날에 김제와 청주를 들렀다가 수안보로 이동하여 아들 스키장 보내는 것까지 연휴의 계획을 세웠다. 아침에 식사를 마친 장모님께서 남대문에 나가시는데 시장에서 옷을 구입하여 청주에 가서 지인들에게 팔면 용돈 정도가 생긴다는 것이다. 말리고도 싶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재미와 취미로 하는 것이니 쇼핑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으면 했다. 오전에 체육관으로 나가 운동을 하고 학원으로 가는 중에 대출금 변경으로 정릉에 왔다는 영식이 연락이 왔다. 과거에 대출한 금액을 지금보다 이자가 낮은 금융기관으로 갈아타는 것이고 잠시 후 학원에 오겠다고 한다. 1시에 만나 김치찌개로 점심을 먹었는데 사업이나 친구관계 등 요즘 심적으로 고생하더니 많이 수척해지고 야위었다. 오후에 영식이 중학교 동창이 운영하는 겨울의 별미 과메기를 포항 구룡포점에서 주문했고 평소 고마운 민정이 동학이 창민이네까지 신청해 주었다. 저녁에 수업으로 논술교실에 오르다가 집에 들렀더니 아내와 아들 딸은 내가 들어오는 줄도 모르고 음식 삼매경에 빠져 있다. 밤에 수업을 마치고 부산에서 운반선을 운행하는 신영재가 서울에 왔다기에 남영동으로 나갔다가 상황을 듣고 돌아왔다.
22일 어제는 술만 마시고 소득도 없이 돌아와서 잠을 잤는데 새벽에 일어나니 머리가 무겁다. 오늘도 일찍부터 아침을 기다리다보니 9시경에는 배가 고파 참을 수가 없었고 결국은 내가 식사를 준비하여 허겁지겁 먹었다. 오늘은 어제보다 기온이 올라 포근해졌고 밤새 내린 눈으로 아파트 주변과 안산이 온통 하얀 색으로 평온한 겨울의 모습이다. 오전에 산행을 한다고 평창동에서 북한산 형제봉을 오르는데 길이 미끄럽고 이따금 날리는 눈보라로 힘이 들었다. 중턱 바위에 올라 차가운 공기를 마시고 겨울 속에 잠들어 있는 회색빛 서울을 내려다 보니 눈 덮인 그대로 태고의 모습이었다. 산을 내려와 학원에 도착해서는 점심으로 고등어조림을 사 먹었고 밥을 두 그릇이나 먹을 만큼 즐거운 시간이었다. 수업을 하면서 오후를 보내다가 운동까지 하고 저녁에 집으로 들어가니 어제 주문한 과메기가 구룡포에서 도착했다. 산지에서 직송한 것이라 역시 신선하여 좋았고 아내와 학원에서 돌아온 아들까지 맛있게 먹었는데 옆에 있는 딸은 그다지 관심이 없다.
23일 새벽에 일어나 4시부터 한국과 이란 축구경기를 시청했다. 7시가 되면서 날이 벌써 밝아와 서둘러 교회에 나갔다가 예배를 마친 시간에는 지난 주일처럼 국밥집에서 아침을 사 먹었다. 논술교실에 9시30분 돌아왔더니 수강생들이 모두 지각을 했고 아침부터 흐렸던 하늘에서는 함박눈이 펄펄 날리기 시작한다. 오전에 내린 눈으로 점심쯤에는 차를 움직일 수가 없어 집까지 걸어서 내려갔고 아내와 딸은 오전부터 광화문 미술관 관람중이다. 오후 4시에 수업으로 다시 논술교실로 올랐더니 아들이 먼저 와 있고 오늘은 다른 날과 달리 꿈쩍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지켜 의아했다. 수업은 7시경 모두 마쳤지만 머리가 심하게 아파 집에 돌아와 소파에 누워서 보냈는데 최근 주사의 영향인지 오늘까지 몇 번째 찾아온 두통이다. 8시가 지나자 아내가 수업으로 논술교실에 오르고 아들까지 외출하여 적적하게 있는 중에 딸이 학원에서 돌아와 반가웠다.
24일 긴 시간 잠을 잘 자고 일어났더니 어제 아프던 머리가 평온해졌다. 내가 아프고 피곤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걱정을 안기고 모두의 편안함이 사라지기 때문에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 아침이 밝으면서 잠자는 딸을 두고 아내가 안방으로 건너왔고 8시30분에 식사를 마친 아들은 부지런히 학원으로 나간다. 올해는 늦잠으로 인하여 아들과 부딪치는 일이 없으니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며 시래기 된장국으로 나도 식사를 했다. 한결 여유가 있는 월요일인데 어제와 그제 많은 수업으로 힘들게 보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홀가분한 마음이 생긴 것이다. 오전에 하얗게 쌓인 눈길을 걸어 체육관으로 가서 땀을 흘리며 운동을 했고 12시에는 학원에 도착하여 공과금을 정산한 뒤 해장국으로 점심을 사 먹었다. 오후에 날이 차가워 수업을 마치고 곧장 집으로 돌아오니 과외를 한 아들이 샤브샤브를 먹으러 가자며 연신 졸라댄다. 춥고 피곤하여 어렵다고 했더니 혼자서라도 뭘 먹겠다며 집을 나갔고 7시경 들어온 아내는 그런 아들을 찾았다. 사정을 말했더니 공부도 안하고 외출만 한다면서 아내가 불만을 터뜨렸고 급기야 식탁에서 과메기를 먹는 나까지 화가 옮았다. 어디에 갔는지도 모르지만 집에 있다고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닌데 아들 때문에 밖의 날씨처럼 집안의 분위기가 냉랭해졌다.
25일 어제 아들 때문에 아내와 대립하다가 7시에 일어났는데 아직도 우울함이 있어 무작정 시내로 나가 아침을 사 먹었다. 바로 학원으로 들어가 시간을 보냈더니 어제와 다르게 햇볕이 따스해졌고 일정을 정리하다가 오후에 수업이 있는 논술교실로 돌아왔다. 고1 수강생들 수업을 하다가 중간에 아파트 근처에 있는 은행에서 대출금을 처리했고 아내는 귤을 즙으로 만들어 아들에게 보내왔다. 4시부터는 고2 수업을 시작하여 오늘은 모의고사를 실시했는데 난해하여 시간이 부족할 것인데도 아들이 빠른 시간에 완료를 했다. 하지만 틀린 부분이 많아 신중한 집중력을 당부했고 문제를 해설하는 중에는 초등학교 동창이 사당동에서 오늘이나 내일 만나자고 전화를 했다. 오늘도 그렇지만 매일 바쁜 내 입장이라 만남이 쉬울 것 같지 않았고 수업을 마친 저녁에 체육관으로 나가 운동을 하고 돌아와 식사를 했다. 아내는 모임이 있는지 밤에 외출을 했다가 12시 지나서 들어왔고 아들은 아시안컵 한일전 축구를 시청한다며 늦게까지 거실을 차지하고 있다.
26일 축구 때문에 나도 새벽에 잤다가 7시에 일어났다. 겨울은 여름과 달리 밤이 길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면 자연히 배가 고플 것이고 하지만 여기까지는 아내의 생각이 미치지 못한다. 함께 산다면 무엇이든 상대의 입장에서 헤아려보고 적절한지를 따져 보아야 하는데 아내는 자신의 기준대로 판단하기 때문에 소통이 어렵다. 음식이든 옷이든 상대의 입맛이나 취향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고 정하다 보니 내 입장에서는 흡족하거나 감동이 오는 경우가 적다는 것이다. 목마른 사람이 샘을 판다고 어제 먹다가 남은 삼겹살을 된장찌개에 양념과 함께 넣어 내가 다시 요리를 했다. 모두가 잠자는 이른 아침이라 조용하게 안방에서 혼자 식사를 했고 보충수업이 있어 곧바로 논술교실로 올라갔다. 오전에 수업을 마치고 성북동 학원으로 이동하여 일정을 정리하고 점심 후에 강의까지 했더니 어느덧 해가 서쪽으로 기울었다. 저녁에 남영동에 나가 영식이와 식사를 하고 늦게 들어와 자리에 누웠는데 오늘도 하루가 빠르게 흘러 버렸다.
27일 어제 과음을 하고 아침에 속이 불편한 채로 식사를 했는데 살아가면서 더 많은 절제가 필요하다. 오전에 운동을 하고 시내를 달려 학원으로 갔더니 사회선생이 2월부터 강의실 임대를 중단하겠다고 통보를 한다. 애초에 국영수나 과학과 다르게 사회는 수강생 모집에 한계가 있다고 일렀는데 겨우 1개월을 버틴 정도다. 오후에 고향 친구가 만나자고 연락이 왔지만 날이 추워 다음으로 미루었고 대치동 학원에서는 투자수익금 일부를 보내왔다. 오늘이 27일이니 1월도 며칠 남지 않았는데 매일 운동하고 계획하고 공부하고 기록하며 보내는 나의 삶도 치열하다. 아들은 요즘 무슨 목표를 가지고 생활을 하는지 그래도 작년과 비교하면 의젓해졌고 대화나 행동도 많이 달라져 고마울 따름이다. 일주일에 4시간씩 나와 함께 수업을 하지만 소중한 순간들이 아닐 수 없고 아들 입장에서는 불편함이 있다해도 살다보면 이런 시간이 그리울 것이다. 저녁에 수업을 마친 아내와 딸을 태우고 서울역 롯데마트에 나갔다가 초밥과 생선 그리고 아들의 간식거리 고기스테이크를 샀다. 구정날 선물로 멸치세트를 사려고 나간 것인데 가격이 맞지 않아 내일 을지로 중부시장에 나가 다시 구입하기로 한 것이다. 8시에 집으로 돌아와 어제 남은 과메기를 먹었고 아내와 아들 딸은 금방 사 온 초밥과 스테이크로 즐거운 저녁을 만들었다.
28일 새벽에 눈을 뜨니 혼자 자고 있어 어젯밤에 함께 잠이 들었던 아내를 딸이 들어와 자기 방으로 데리고 간 것이다. 새벽 5시경부터 고2 모의고사 문제를 정리하고 8시30분에 콩나물국으로 아침식사를 했는데 국물이 시원하고 좋았다. 과거에 비하여 아내의 음식솜씨가 나아졌고 특히 이번 김장김치가 맛이 좋아 식탁의 불만도 많이 줄어든 현실이다. 오전에 체육관으로 가서 달리기와 기구운동을 했고 오후에 학원으로 가면서는 멸치를 산다고 을지로 중부시장에 들렀다. 시장에서는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자들은 다 자기에게로 오라고 외치는 사람이 있어 내가 나섰더니 겨우 안아만 주고 끝이다. 근처에서 멸치 2박스를 5만원에 구입하여 선물용으로 나누어 포장하고 아들 과외선생한테 줄 김세트까지 구입했다. 저녁에는 개업으로 50% 할인한다는 오리훈제를 사러 독립문 현대아파트 상가에 아내와 다녀와 늦은 시간 우리 집에 온 용구네 가족과 함께 먹었다. 깨끗하고 담백한 훈제도 맛이 좋았지만 새벽 1시까지 아들 딸에게 상담을 해준 선생님인 용구아빠도 고마웠다.
29일 아침부터 수업이 있어 일찍 준비를 했고 오늘은 지난 일요일 수강생이 결석을 하는 바람에 연기가 된 부분이다. 오늘 기온이 영하 10도 내일은 13도까지 내려갔다가 다음 주와 설 연휴기간에는 포근하다는 예보를 한다. 일찍 시작한 수업이라 10시경 마치고 내려오니 아들이 친구들과 스키장에 간다고 나서 차편을 걱정했더니 이미 버스를 예약해 둔 상태였다. 나도 고향에서 대전으로 올라오는 친구들과 만나 계룡산에 가기로 하여 부지런히 용산역에 나가서 서대전으로 출발했다. 도착하여 지하철로 유성까지 이동하여 친구들을 만났는데 날씨와 교통편이 마땅하지 않아 술만 마시고 서울행 5시 버스를 타고 올라왔다. 집에 8시경 도착하여 아내와 저녁을 함께 먹는 중에 야간까지 스키를 타는지 12시경이나 집에 온다는 아들의 전화가 왔다. 낼 일요일 아들의 수업이 있어 늦은 시간까지 기다렸는데 어느 부모나 자식에 대한 걱정과 염려는 끝이 없을 것이다.
30일 늦게 온 아들과 아내 딸까지 자고 있는 새벽에 아직도 어두운 거리를 달려 교회에 도착했다. 마음이 피곤해도 이른 새벽 교회에 들어서면 평온이 찾아오고 또한 일주일을 돌아보며 나와 주변을 위해 기도를 할 수가 있어 좋다. 예배를 마치고 교회 근처에서 아침을 사 먹었는데 주일마다 오는 곳이지만 여기의 주인도 이른 시간부터 노력과 정성이 대단하다. 바로 논술교실로 돌아와 열심히 수업을 하고 2시경 집으로 가서 점심을 먹은 후 안방에서 쉬는데 아들이 슬그머니 왔다가 나갔다. 뒷모습이 불안하더니 결국 3시 수업에 말도 없이 결석을 했고 수강생 여학생은 다가오는 명절날 선물이라고 과자 2박스를 가져와 아들과 대비되었다. 아파트 앞에서 아내를 태워 논술교실에 내려주고 집에 들어가니 아들과 TV를 시청하는 딸이 멀뚱하게 나를 바라본다. 낮에 아내가 삶아 놓은 통닭으로 저녁은 먹었지만 무엇을 위해서 내가 사는 것인지 생각했고 10시에 들어온 아내는 피곤한지 딸과 잠이 들었다.
31일 어제 늦은 시간에 떡을 몇 개 먹었더니 새벽에 속이 거북했고 신문과 책을 번갈아 보며 아침을 맞았다. 벌써 1월의 말일이 되었는데 지난 12월을 보내면서는 새해가 기대되더니 치열한 30일을 보낸 지금은 또 지나간 시간이 아쉽고 허망하다. 갑자기 어머니와 형님이 그리워지기도 했고 내 삶이 이래서야 어쩌자는 것인지 빠른 세월을 한탄하며 1월을 정리했다. 아침에 거실에서 안산을 바라보니 밝아온 태양에 눈이 부셨고 하지만 밖은 아직도 영하 12도의 한 겨울이다. 금년 1월은 난청이 갑자기 생겨 당황한 시간으로 15일 만에 치료는 되었다지만 앞으로는 매사 무리하지 않도록 조심할 것이다. 10시에 영풍문고에 간다는 아내와 딸을 태우고 광화문을 돌았고 다시 무악재를 넘어와 체육관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오후에 학원으로 나가서 내일을 준비했고 2011년 자동차세를 10% 할인된 금액으로 납부를 했다. 가을에 낼 것을 미리 납부하면 구청에서 혜택을 주는 것인데 그래도 차가 두 대라서 세금이 33만원을 넘었다. 8시에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안방에서 TV를 켰는데 따라 들어온 아들이 갑자기 자신의 프로를 보겠다고 우긴다. 살다보면 아내나 아들 딸과 이런 대립이 앞으로도 많이 생길 것인데 결국 DMB를 보겠다며 밖으로 나가는 아들에게 미안함이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