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 새 해가 밝은지도 벌써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2019년 첫 산행을 금당산 일출을 보자는 의견을 모아 1월4일 새벽에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
아직 동이 트기 전이라 사방이 어두컴컴하다. 칠흑 같은 어둠은 아니지만 겨우 눈앞만 가늠할 뿐이다.
손전등의 불빛에 의지하며 영희언니, 영란언니와 함께 앞서거니 뒷서거니 도란 도란 애기를 나누며
걷기 시작했다. 이 새벽에 사람들의 발소리 말소리가 동물들에게 폐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앞선다.
인적이라곤 찾아 볼 수없이 오롯이 우리들 뿐이다.
1시간여 끝에 헬기장에 도착하니 선생님과 사모님도 방금 올라 오신 듯한 기색이다.
1월1일 첫 일출을 보고자 올라 왔을 때 그렇게 사람이 많아 발 디딜 틈 없던 그자리에 있건만 오늘은 우리가 전부다.
저 멀리 산넘어에 붉은 기운이 넘실거리며 시간의 춤을 춘다.
오늘의 첫날을 밝히려 희망을 꽃피우 듯 넘실거리던 해가 얼글을 내밀기 시작했다.
동전 만한 불덩이가 서서히 올라 오더니 어느새 커다란 불덩어리가 되어 올라 온다.
빛이 강하여 처다 보기가 힘들다.이제 오늘 하루가 시작된 것이다.
선생님께서 덕담 한 마디씩 주문 하신다. 늘 그렇듯, 누구나가 그렇듯, 첫번째는 가족의 안녕이 아닐까 싶다.
나도 마찬가지다. 가족들 모두에게 좋은일 있었으면 좋겠고, 모두 편안히 잘지냈으면 하고, 또 우리 하하 식구들
모두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또 한가지, 작은딸이 애기를 가지게 되어 올 여름쯤에나 만나게 된다
한 명의 손주가 더 생기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내가 할 수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새해 첫날 혼자
일출을 보며 소원을 빌었다. 그저 건강하게 태어나주기를 바라며 빌고 또 빌어본다.
선생님의 새해 덕담은' 1일 일 품'이라고 하신다 하루에 한 사람을 품도록 하자는, 말로써 품을 품도록하고 손을 잡아주어서
품도록 하며, 안아주어서 품을 품도록 하실 계획이라고 하신다.그리하여 품이 넓어지도록 하여' 관계'의 변화를 맺고자 하심은
아닐까 짐작해 본다.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난 이후 생각을 해 본다.나는 1일 일 품을 실천하려면 뭐가 좋을까 어떤일로 품을 전달 할까
이런 고민중에 아침에 운동하러 지하로 내려 가기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청소하는 아주머니가 미안하다며 눈이 잘 안보여서 문자가왔는데 글을 못 읽는다고 대신 봐 달라는 것이다.그러면서 미안해서인지 자꾸 터치를 잘못하여 몇번을 반복하게 됐다.
내 시간을 뺏는다라는 생각 탓인지 아주머니가 자꾸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너무나 당황 하시는게 역력하다.
"저는 괜찮으니 다시 한 번 봐 드릴게요" 하며 문자 온 것을 읽어 드렸다.그러는 와중에 아주머니의 손을 보게 되었는데
추운데 청소를 해서인지 손이 벌겋다...속이 울컥 거린다 저 아주머니의 고단한 인생살이가 안쓰럽기도 하면서
"수고하세요" 하며 뒤돌아서 나오며 하는 한마디가 나의 최선이지만 그 아주머니의 벌겋던 손을 잡아주었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뒤 늦은 생각에 나의 올해 1일 일품은 '손을 잡아주는 일'로 정했다
첫댓글 영주씨 생활의 세세한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영주씨도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읽는다고 글이 단정하고 좋습니다.
항상 그자리에 있는 영주씨 보면서 세월에 풍상을 봅니다.
글 고맙습니다.
'1일 일 품'.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닌, 아주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기도 하는데 실천하기 쉽지 않습니다.올 한 해 따뜻한 손으로 지음님의 품이 더욱 넉넉해 지시길 빌게요.
예전부터 늘 느껴오던 지음 님의 분위기.단아합니다.말 행동에 군더더기 없으니 생각도 감정도 잔잔한 호수를 닮아갈 듯해요. 더욱 넓어지는 지음님의 품에 하하님들도 가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