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도 끝을 향해 가고있다. 우리 아이들 방학은 어쩌면 무방비 상태의 지옥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별다른 보충수업 같은 것도 없다. 개학때와 마찬가지로 학원 하나을 가고, 태권도장 다니는게 다다. 그리고 종일 스마트폰에 빠저 지낸다. 양치하라 밥먹어라학원갈 준비해라 가 주문처럼 이어지고 있다. 그냥 입 닫자고 맹세아닌 맹세를 수없이 해보지만 잔소리 안하면 헤어나올 생각도 없는 것 같다. 어쩌면 내게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왜 그냥 못두는 것일까. 양치를 하던 말던, 밥먹는 중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던 말던, 학원 까짓것 늦던 말던,,, 하긴 학교 지각도 수없이 했다는데. 그리고 지각쯤이 대순가. 우리시대엔 정해진 시간 30분전이 기본 예절이었다. 느긋하게 도착해서 미리 기도로 준비를 한다거나 수업준비를 한다거나 하는게 당연했다. 아무리 시대가 변했어도 10분전, 혹은 5분전엔 도착해야한다는게 내 고집일까. 하긴 신혼여행을 가는데 늦장을 부려 비행기 시간을 놓쳤다는 사람 얘기도 듣긴했다. 아니, 우리도 아들 상견례를 하려 대구로 가는데, 꾸물대다가 열차를 놓칠뻔 했다. 출발 직전에야 간신히 허겁지겁 탈수 있었다. 아니, 어쩌다가 그럴수는 있다. 그런데, 매번 지각이 일상이라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 아닌가. 정작 본인들은 심각하게 생각 안하고 사는것 같다. 옆사람만 안달하는 것이다. 그럼 옆사람 문제인가. 그렇게 되는것 같기도 하다. 어제도 그만 멈추고 옷 갈아입으라고 반복해서 잔소리를 하는대도 옷 갈아입는 과정에서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못때는 큰아이에게 드디어 폭발을 하고 말았다. 물컵에 물을 아이에게 내쏫았다. 물운 많지않았고, 다행히 아이가 재데로 맞지는 않았지만. 나도 감정조절이 안되서 이렇게 폭발을 하곤한다. 어른답지 못한 행동은 계속되었는데, '나 너랑 같이 안가' 이말을 입밖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아파트 현관 앞에서 나는 팽동그라니 돌아섰다. 뒤돌아보며 멈칫거리는 아이 둥뒤에서 겨우 '나 딴길로 간다'하고는 더이상 뒤돌아보지 않았다. 내가 뒷끝이 있다. 내 뒷끝 따위가 무슨 소용이 있는것은 아니다. 어쩌면 떠날 준비를 해야하고 이별연습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이들에게 나는 어떤 존제일까.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정도는 결코 아닐지 모른다. 사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온힘을 다했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내 자식들에게 못한 전심을 다 해서 손주들을 돌봤다. 며늘에대한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이 있었어도 그건 별개였다. 내가 다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이들과 싸우지않고 하루하루를 지내는게 목표라면 목표다. 서로 다름을 안다. 내가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것들도 어쩌면 집착일수 있고, 방향마저 틀렸을지도 모른다. 잘하려고 하지말자. 할수있는 만끔만 최선을 다 해서 하면 되지않을련지,,, 할머니, 내게도 할머니가 계셨다. 무슨 복이 그리많아선지 이런저런 할머니가 여럿 계셨다. 외할머니께는 어머니 힘들게 한다고 더러 야단을 맞기도 했지만, 달리 뭘 잘못했다며 큰소리를 들었던 기억은 없다. 할머니는 그냥 존제하는 것 만으로도 내 편이셨고 무한 지지자 셨는데, 나는 왜 내 할머니처럼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외손주와 싸우지는 않는다. 지 엄마가 잘 보호하고 있는데 내가 참견할 이유는 없으니까. 그런데, 친손주들은 그게 아니다. 나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실 방치와 방관이 더 어렵다. 어떻게 그냥 보고만 있을수 있겠는가. 그냥 밥이나 주면 된다고? 그러라고? 뭔가 하려고하면 더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