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딸과 함께 읽는 소설 여행 5
3. 박씨전(작자 미상) 줄거리
조선 인조 때 박 처사는 자신의 둘째 딸 배필이 병조 판서 이득춘의 아들 이시백임을 알고 청혼한다. 이시백은 첫날 밤 부인이 천하의 박색임을 알고 대면조차 하지 않는다. 부인 박씨는 시아버지에게 청하여 후원에 피화당을 짓고 시비 계화와 지내며 신이한 기적으로 남편을 장원급제시킨다. 박씨는 3년만에 액운을 벗고 천하절색이 되어 부부가 화목하게 지내게 된다. 이 때 중국의 가달이 용골대 형제에게 3만의 병사를 주어 조선을 침략하게 된다. 박씨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여 오랑캐의 침략을 막아 낸다. 박씨와 이시백은 국난을 극복하고 행복한 여생을 보낸다.
핵심정리
연대 : 미상(18세기 이후)
갈래 : 역사소설, 군담소설, 여걸 소설, 영웅 소설
문체 : 운문체, 역어체
표현 : 변신 모티프
제재 : 병자호란
주제 : 청나라에 대한 적개심과 복수심과 박씨 부인의 영웅적 기상과 재주
의의 :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작자, 연대 미상의 군담 소설로, 이시백의 아내 박씨는 영웅적 기상과 재주로 호왕과 적장을 농락하고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한다.
기타
① 병자호란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② 전쟁의 패배를 허구적 승리로 바꾸어 정신적인 승리의식으로 패배감을 극복하려 하였다.
③ 자유롭지 못했던 당시 여성들에게 정신적인 위안을 주었다.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역사 군담에 속하는 작품이기는 하지만 '임진록'이나 '임경업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 준다. '박씨전'은 역사상 실존 인물이었던 이시백의 부인, 박씨라는 가공인물의 이인(異人)적인 행위를 통해 병자호란의 참상과 패배를 설욕하고 있는 작품으로 특이한 것은 박씨라는 여자가 남성보다 뛰어난 능력으로서 국가 전란에 과감하게 맞서 승리한 것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작품은 조선 후기 일부 여성 사회에서 일기 시작했던 여성들의 남성 사회에 대한 도전의식과 함께 이민족으로부터의 패배를 극복하기 위한 정신적인 승리 의식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병자호란은 조선 인조 14년에 청(淸)이 침입하여 군신의 예를 강요한 치욕적 사건이다. 인조(仁祖)는 삼전도(三田渡)에서 굴욕적인 항복의 예를 갖추었는데, 현실에서의 패배를 문학적으로 보상받고자 하는 심리가 박씨전이나 임경업전으로 나타났다. '박씨전'은 전반부의 가정 내의 갈등과 후반부의 사회적 갈등으로 나눌 수 있다. 전반부의 갈등에서, 박씨는 자신의 추한 용모 때문에 생기는 시련을 탁월한 능력으로 극복한다. 후반부에서는 무력한 남성들과 정면 대결해서 승리하며, 자신의 탁월한 능력으로 호장에게 복수를 하여, 실제 전쟁에서 진 패배감을 정신적인 승리로 보상한다. '박씨전'은 자유롭지 못했던 당시의 여성들에게 정신적인 위안을 주었다. 역사상의 실제인 병자호란과 실제 인물 이시백을 등장시켜 현실감을 주고, 유능한 여성 박씨의 변신과 도술을 통해 무능한 위정자들과 남성들의 은근히 비판하여 여성 독자들을 흐뭇하게 한 점은 여성의 지위 향상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박씨전'의 주제 의식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격이 되고 있는 병자호란은 조선 역사상 유례없는 치욕적사건으로, 정치적․경제적으로 큰 손해를 끼쳤으며 민중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주었다. 이 소설은 현실적인 패배와 고통을 상상 속에서 복수하고자 하는 민중들의 심리적 욕구가 반영된 작품이다. 또 한, 이 소설의 특이한 점은 남성보다도 여성인 박씨를 주인공으로 하고, 박씨가 초인간적인 능력을 가진 비범한 인물인데 비하여 남성인 시백은 평범한 인물로 표현되어, 여성이 남성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이다. 이는 가부장제도하의 삼종지의에 억압되어 살아야 했고 봉건적인 가족 제도에서 정신적으로 해방되고자 했던 여성들의 욕구와, 여성도 남성 못지않게 우수한 능력을 갖추어 국난을 타개할 수 있다는 의식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첫댓글 잘읽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