委順箴 幷引
許 筠
委身寂然이면 身順而委命이라 故로 能應人하고 委心同然(통연)이면 心順而委道라 故로 能應物하고 委世混然이면 世順而委時라 故로 能應變이라 委事自然이면 事順而委理라 故로 能應機라 能委能順能應이면 則念自不生而自能煉也
몸을 적연(寂然)한 데 맡기면 몸이 순편(順便)하여 천명에 맡기게 된다. 그러므로 사람들에게 대응할 수 있고, 마음을 통연(洞然)한 데 맡기면 마음이 순편하여 도(道)에 맡기게 되므로 만물에 대응할 수 있게 되며, 세상을 혼연(混然)한 데 맡기면 세상이 순편하여 시기에 맡기게 되므로 변(變)에 대응할 수 있게 되고, 일을 자연에 맡기면 일이 순편하여 이치에 맡기게 되므로 사기(事機)에 대응하게 된다. 능히 맡기고 순편하고 대응하면 사념(思念)이 자연 생기지 않아서 단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能正能誠能靜이면 能委不忿이요 能順不競이요 能應不窮하여 以至能正能定能誠하여 終能于靜이면 如月之明하고 如波之淨이라 如是면 煉念可修하고 性命能定이니 天下之能事畢矣라 箴曰 云云이라
능히 바르고 정성스럽고 고요하게 할 수 있으면, 맡길 수 있어서 성을 내지 않을 것이고, 순편할 수 있어서 다투지 않을 것이고, 대응할 수 있음이 끝이 없게 되어, 바르게 할 수 있고 결정할 수 있고 정성스럽게 할 수 있게 되어 마침내 정(靜)함에 이르게 되리니, 이렇게 되면 달의 밝음과 같고 물결의 깨끗함과 같이 될 것이다. 이렇게 하면 연념(煉念)을 닦을 수 있고, 성명(性命)이 정(定)해질 수 있을 것이니, 천하의 ‘할 수 있는 일’을 마칠 수 있을 것이다. 잠(箴)은 이러이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