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울음 긴 기다림의 끝에 서서 / 청향 임소형
연일 발령하는 폭염 경보
발톱을 세운 불볕더위만큼
절정에 달한 매미의 울음이 찌렁찌렁 지축을 흔든다
얼마나 울어 젖혔는지 울대가 맹맹하다
울다 울다 지치기도 했겠다
스르르 스르르 코맹맹이 소리로 변하는 울대
다섯 번의 허물을 벗고 환골탈퇴까지
인내심을 장착하고 숨죽인 암묵의 세월
매미의 생은 참으로 위대하다
한 번의 사랑을 위하여 죽음을 불사하는 숭고한 행보는
안타까운 현실을 살아가는 오늘의 4포세대에게
진정한 삶의 가치를 일 깨우는
새로운 의식의 뭉치이며 고고한 울림이다
오랜 기다림끝에 부르는 매미의 울음
제 살점을 희생하는 나무 덕에
뿌리에 기생한 성충은 정갈한 수액만을 흡착
비상의 날개를 펼치고 훗날 녹음을 누리며
신나게 휘파람을 불 수 있었겠지
짧기에 절절한 애착
암컷을 부르는 수컷의 구애는 처절하다
울어서 이룩하는 사랑이라면
차라리 평생을 울게할 것이지
울어서 실현되고 침묵으로 완성하는 짧은 사랑
울어젖히다 울어젖히다
울부짖다 울부짖다
탱탱하던 여름의 함성이 짧아지면
쟁쟁쟁 떡갈나무 잎사귀를 흔들며
징 소리로 박히는 매미의 마지막 합창
반쯤 열어놓은 유리창 너머
총총총 뒷모습이 아름다운 노을속으로 사라져 가면
밤별은 도란도란 가을을 교섭중
4포 세대*
연애,결혼, 출산 포기의 3포에서
인간 관계까지 포기하는 가슴아픈 현 세대
첫댓글 펑펑 울음을 쏟아내는 매미의 모습이 Revival에서 울음으로 고해성사를 하는것 같이 시원함을 느낍니다 날마다 좋은날 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