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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만화로 쓴 우화’라고 할 수 있다. 우화는 동‧식물이나 사물을 의인화하여, 그들의 행동을 통해 인간 사회의 문제를 풍자하거나 교훈을 주고자 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이 이야기들 중 몇 개만이라도 살아남아 다른 많은 우화들처럼 작자 미상의 이야기로 세상에 떠돌다 적절한 상황에 적절하게 쓰이기를, 그리하여 오르지 못할 나무를 찍는 열 번의 도끼질 같은 이야기가 되기를 바란다.” 라고 하고 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하여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 매번 패배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의 문제를 되짚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지금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회 문제들이 연상되는 것은 아마도 저자가 의도하는 바이기도 할 것이다. 최근 최저임금 인상률을 둘러싼 논쟁들이 정작 갑질하는 대상들이 빠진 채, ‘을들의 싸움’ 혹은 ‘을과 병과의 논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은 결국 부패한 언론과 기득권의 결탁에 의해 초래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사회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사회 현상에서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지 못한다면, 대다수 사람들은 언제든지 기득권자들의 의도에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사회적 약자들이 상대방의 우위에 서고자 하는 개인적 욕망의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제기하고 있다. 결국 그 문제의 해답은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고, 연대(solidarity)의 정신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저자는 이 책에 수록된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재미와 감동을 전해주는 한편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을 날카롭게 조명하면서, 독자들에게 사람들과 세상을 향한 믿음을 굳건하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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