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일천 냇가 위!
부들 긴 풀잎이 지나던 바람 잡아 세워 남 몰래 밀어 속삭임 주고 받다 들켜 쑥스러움에 움찔 긴 몸을 사르르 떨고있다.
부들 높은 봉 앉아 누가 볼세라 망 보아 주던 잠자리도 덩달아 놀래 푸드득 날으니, 주변 모든 잠자리 떼지어 파랗던 하늘을 까만 숱한 점 만들어 덮고 수줍움 감추려 하네!
비 내리던 하늘이 멈칫하고 환한 빛을 비추니 나비와 잠자리 떼가 제 세상 만난듯 모두 날개 펼쳐 날으고, 이 순간의 빛을 즐기고 있다.
망초 한두 뿌리 꽃은 지저분해 보였는데 온 뜰을 하얗게 덮고 있으니 지나는 소슬바람 타고 흰물결 출렁이는 자태의 아름다움은 흰 속치마 자락 날리며 춤추는 여인 보다 더 곱더라!
나도 이 볕이 좋아 덩달아 야외 나들이에 상쾌함 가득 안고 귀가하니, 제주에서 올라온 사위가 이벤트 하잖다.
김밥 만들기!
오늘의 저녁은 남자 둘이서 여인들 돌아 오기전 김밥과 순대로 저녘 끼니를 만들자는 제안에 오케이!
냉장고 문 열어 제치고, 재료로 쓰일만 한 햄쏘세지, 오이, 계란, 시금치, 당근, 김을 찾아 진열하고 역활 분담을 한다.
나는 당근을 잘 씻어 곱게 채 썰고, 오이 껍질 벗겨 씨앗 빼어 길게 사각으로 썰어 놓은 다음, 밥 짓기로 하였다.
우선 밥 5인분 밥통에 안쳐 놓고 당근을 잘게 채 썰어 큰 접시 위 차곡 차곡 쌓아 놓는다.
당근 5개 채 량이 많다 보였는데, 볶아 놓고 보니 많기 보다는 적어 보인다.
어느듯 밥도 다 되어 적당한 량 김에 펼쳐 준비한 재료 하나 하나 올려 말아 썰어 맛보니, 간도 적당히 잘 맞고, 그 맛이 최고더라!
포장 순대 뜯어 적당히 덥혀 접시 올려 놓으니, 두가지 음식이 진수성찬 같아 보이더라!
잘 냉장 된 이슬 한병 따 오늘 식단에 입맛 맞추니, 덧없이 입맛을 휘감아 식도를 즐겁게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