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사소한 일이고, 누구나 격는 일이고, 벌써부터 진행되어온 일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내게 닥칠일이라는 생각을 못한 것인데, 왜 나만 피해갈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손발이 시리고 옷을 겹겹히 입기만 하면 안닥칠 일이라고 생각해왔다면 너무도 안일한 것 아닌가. 날씨 탓이지 누구 탓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면 날씨를 주관하시는 분, 하나님 탓을 하고 싶다는 것인가. 자연 파괴는 하나님이 아니라 인간이니까, 그럼 결국엔 내탓? 아무리 옷을 겹겹히 껴입고, 손발이 시려 웅크리고 살아도 피할수없는 노릇이라면 억울해도, 분통이 터저도 결국엔 내탓이라고 체념할수밖에 없는 것인가. 병만 생길거란 말이 옳을수도 있다? 그런데도 부당하다는 생각에서 벗어날수가 없다. 웃층 고지서를 힐끔 보앗다. 한집은 우리보다 적게 나왔고, 한집은 더 나왔다.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춥게 지내고 있는 것인가. 다들 고통속에 사는 것인가. 나만 그렇다고 할수는 없어보이니 위로라고 해야할까. 그렇지만 이건 아닌것 같다. 이게 사실이면 전 국민이 고통받고 있다는 얘기아닌가. `'언젠가 못살겠다 갈아보자'라는 구호를 내걸고 전국민이 궐기를 했던 때가 있었다. 아마 자유당 말기쯤이었나 싶다.그때도 지도층의 부패가 만연했다. 지금도 그 부패 때문에 가스요금에 폭탄이 가중된것은 아닐까. 그냥 분노조절이 안돼어서 망언을 하고 있는 것이었으면 차라리 좋겠다. 내가 이렇게 분노할때 다른 사람들은 오즉하겠는가. 춥지않게 지냈다면 억울하지도 않겠다. 억울한 중에도 실내온도는 더 내려서 15도가 되었다. 방 바닥이 시리다. 내가 할수있는 일이 이것뿐이다. 아님 절벽에라도 올라가서 뛰어내리거나. 내 분노가 국정을 움직일수는 없다. 이 와중에서도 궁금한게 넉서리한 집들은 가스요금이 얼마쯤 나올까다. 가스요금 같은것은 신경도 안쓰고 사는 사람들의 수입은 얼마쯤일까도. 이것이 내 수준이다. 이번에는 전기요금 폭탄이 날아올지 모른다. 사실 전기난로를 덜 썼다. 실내온도를 내리고나니 본능적으로 난로에 손이 가고있어서다. 나처럼 단호하지도, 적극적이지도 못한 사람들은 결국엔 죽도밥도 아니게 되는게 맞다. 한심하다. 일인 핏켓이라도 들거나 도봉산 꼭대기에서 뛰어내리거나 할 깜량이 아니다. 어쩌면 비극은 여기에 있는게 아닐까.
어제 김치는 대충 했다. 오늘은 나물이나 전 부칠거리를 사야한다. 요금 폭탄은 폭탄이고 일상은 지속되어야 하니까. 뭐 거창하게 준비라고 할것도 없는데, 왜 귀찮아 하는지, 이게 사람 살아가는 일상인데 이것마저 안하면 죽은거나 뭐가 다른가. 왜 자꾸 공짜만 밝히는지, 그저 살기를 원하는지, 숫가락 얹기만 꿈꾸는지. 연화리에는 뭐든 가능했다. 그걸로 족한 것읻다. 그때를 그리워한들 소용없을뿐 아니라, 그게 그저 이루워진게 아니다. 나 아닌 다른 누군가의 희생과 배려로 내가 누렸던 것임을 이제는 알고있다. 이제 그만 하자. 그때를 감사하고, 그런 기회를 주신 그분께도 감사하면 혹 또다른 감사거리를 주실지도 모르지 않는가. 그렇지 않더라도 연화리 자체가 내겐 충분히 감사이니까. 연화리를 떠난후로는 명절이 즐겁지도 기쁘지도 않았지만, 이제는 나 스스로 기쁘고 즐거운 명절이 되도록 해야할 책임이 줘있지않는가. 이제는 핑개댈 입장이 아니다. 내 의무이고 책임이다. 그만 징징대자. 손이 너무시리다. 온도를 높일까 하는 유혹을 참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