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가 아니라, 김치를 하느라 더 전부터 나름 분주했고, 어제는 딱 나물거리와 냉동 새우만 사겠다고 가볍게 마트엘 갔다가 이것 저것 사는 바람에 무겁게 들고왔고, 저녁에는 저녁대로 식혜하고 두부며 만두를 샀는데, 그것도 무거웠다. 이제는 조금만 사도 무게감에 몸을 사리게 된다. 설 명절이라고 분주했지만, 마무리는 딸이와서 함께했다. 딸은 이번에도 이것 저것 챙겨왔다. 과일이며 스펨 선물세트며 정관장에서 나오는 홍삼진황은 몇년째 장기복용중이다. 딸 덕분이다. 나는 어머니께 참 소흘햇는데,,, 소흘 정도가 아니라 나는 늘 내 입장만 생각했으니 형편없는 딸이었는데, 내 딸은 다행인가 안그렇다.
사실 별로 한것도 없다. 끝내고보니 더욱 그랬다. 부침게 3가지에 나물 2가지, 생선 3가지, 소불고기, 그리고 떡국과 밥. 이것이 뭐 그리 힘들다고 그만 하고싶다고 징징대는지, 뭔 생색을 내고싶어하는지, 참 웃긴다. 딸은 벌써 갔고, 나도 빈둥대고 있는 중이다. 세상의 모든 며느리들이 경끼를 하는 명절이다. 결국엔 없어지고 말까. 아니면 돌이켜 명절을 복구하는 날이 올까. 지금의 아이들이 자라면 우리의 명절들은 어떻게 변할까. 그때도 고부갈등이 지속될까. 고부관계는 어제오늘 시작된게 아니다. 참으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샘이다. 그래도 궁금하다. 지금처럼 똑똑한 여자들이 시어머니가 되었을때 어떤 현상이 일어날련지 말이다. 우리세대엔 딸들에게 '엄마처럼'살지말라고 하면서 교육에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로 부억을 탈출하는 딸들을 생산했다. 그 딸들이 며늘이 되면서 시어머니들이 재앙에 처지게 되었다. 재앙이라는 말 말고는 달리 표현할수가 없다. 보통의 시어머니들은 며늘에게서 밥 못얻어먹고 있다. ㅎㅎㅎ. 밥 주는 며늘이 있기는 하겠지? 아니, 다들 시어머니 대접 받고 있을거야. 나만 빼고는 말이다. 길에서 줘들은 시어머니들의 하소연도 하나같이 안쓰럽고 씁쓸하기만 하다. 며늘 얼굴 명절때나 본다나, 안부전화 한번 없다나, 저녁때나 되어서 삐쭉 왔다가 간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명절 스트레스내 하고 이혼률도 명절 뒷끝이 가장 많다고하니 우리 어머니들도 참 억울하다. 지들만 피해자인척 코스프레 그만하라고 줘패고 싶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 어머니들도 싫다. 안보는게 좋다. 니들만 싫은게 아니란다! ㅎㅎㅎ. 그러면 뭘해. 아무 힘도 없는걸. 그냥 숨죽이고 떠날날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데. 벌써 6시가 지나고 있다. 저녁엔 뭘 먹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