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까마귀가 날자 배 떨어진다</p><p> </p><p>미술학원 수업을 마치고</p><p>집으로 돌아온 초등학생 아들이 일찍 퇴근한</p><p>저를 보더니 물었습니다.</p><p> </p><p>“아빠 ‘오비이락’이 뭐예요?”</p><p> </p><p>“왜? 그걸 어디에서 들었는데?”</p><p> </p><p>“미술학원에서 ‘까마귀가 날자 배 떨어진다’를</p><p>주제로 그림을 그리라고 했는데</p><p>사자성어로 그게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고</p><p>선생님이 말했어요.”</p><p> </p><p>저는 아들이 뜻도 제대로 모르면서</p><p>어떤 그림을 그렸을지 궁금했습니다.</p><p> </p><p>“그래? 아들 어떻게 그렸니?”</p><p> </p><p>“까마귀와 바다 위의 배를 그렸어요.</p><p>그리고 (자기 배를 두드리며) 이 배를 그렸어요.”</p><p> </p><p>전 아들의 그림에 한참 웃고 난 뒤</p><p>아들에게 그 뜻을 설명해 줬습니다.</p><p>아들은 난감하고 속상한 표정을 짓더니</p><p>미술학원 선생님께 말씀드려서 다시</p><p>그려야겠다고 말했습니다.</p><p> </p><p>며칠 뒤 아들에게 다시 그렸냐고 물었더니</p><p>아들은 아니라고 대답했습니다.</p><p> </p><p>오히려 선생님은 아무도 생각하지 않은</p><p>기발한 생각이라며 칭찬해 주셨답니다.</p><p>전 아들이 무안하지 않게 격려해 주고</p><p>창의적으로 해석하고 칭찬해 준 선생님이</p><p>정말 고마웠습니다.</p><p> </p><p> 세상에 어느 것도 정답은 없습니다.</p><p>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문제이기도 합니다.</p><p>OX 퀴즈처럼 ‘맞음과 틀림을 택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좋은 것이냐 아니면 최선을 택하느냐의 문제입니다.</p><p>그리고 분명 그 안에 아이들을 위한</p><p>답은 있습니다.</p><p> </p><p> # 오늘의 명언</p><p>생각하는 것을 가르쳐야지,</p><p>생각한 것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p><p>– 굴리트 –</p><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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