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황종택)
황종택의 新 온고지신
고위공직자에겐 높은 도덕성이 요구된다. 도덕성은 그냥 확보되는 게 아니다. 본인이 살아오는 동안 스스로 만든 것이다. 진실함이 생명이다.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은 곳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군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삼가고(戒愼乎 其所不睹), 들리지 않는 곳에서 스스로 두려워해야 한다(恐懼乎 其所不聞)”고 ‘중용’은 가르치고 있다.
물론 매사 경직된 자세로 살아가라는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선 유연함, 곧 부드러움도 필요하다. ‘거경행간(居敬行簡)이다. 자신에게는 엄격하되 대인관계는 소탈하게 하라는 뜻이다. 중궁이 공자에게 자상백자에 대해 물었다. 공자는 “그만하면 사람이 소탈하고 괜찮다”고 말했다. 이에 중궁이 말했다. “평상시에는 신중하다가 행동할 때는 소탈한 자세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요. 평상시에도 소탈하고 행동할 때도 소탈하면 너무 소탈한 것이 아닐까요.(居敬而行簡 以臨其民 不亦可乎. 居簡而行簡 無乃大簡乎)” 이에 공자는 “중궁의 말에 일리가 있다(雍之言然)”고 답했다.
평소 자신에겐 엄격하고 주변엔 너그럽게 대하라는 의미다. 그렇다. 혼자 있을 때는 완전히 흐트러진 태도를 취하다가 다른 사람을 대할 때는 이러쿵저러쿵 원칙을 내세우면서 까다롭게 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예컨대 야당일 때는 집권여당의 무원칙한 인사를 그렇게 비판하던 정당이 막상 집권한 후에는 똑같은 행태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율배반적이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0일 열린다. 홍 후보자는 그동안 부의 세습을 비판하며 이른바 ‘재벌 저격수’로 불려왔다. 그런데 정작 자신은 증여세 탈루 의혹 등을 받고 있어 자진사퇴나 지명철회 여론이 거세다. 전형적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행태라는 지적이다.
“남은 봄바람처럼 대하고 자기 자신에겐 가을 서리처럼 엄하게 하라.(待人春風 持己秋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좌우명으로도 유명한 ‘채근담’의 경책이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待人春風 持己秋霜 : ‘남은 봄바람처럼 대하고 자신에겐 가을 서리처럼 엄하게 하라’는 뜻.
待 기다릴 대, 人 사람 인, 春 봄 춘, 風 바람 풍, 持 가질지, 己 몸 기, 秋 가을 추, 霜 서리 상
첫댓글 박정희 자신도 허울좋은 좌우명에 불과한 경책을 단지 떠들기만 했구만요.
글쓴이는 하필 박정희 얘기를 했을까. 내로남불의 사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