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부정맥 '심방세동'.'뇌졸중'까지 부른다?
심방세동은 뇌졸중을 부를 수 있지만 항상 증상이 나타나는 건 아니라서 방심하기 쉽다. 평소 가슴이 벌렁거리거나 운동할 때 호흡곤란을 느낀 경우, 순간적으로 어지러운 증상을 겪었다면 심장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고령층의 경우 이러한 증상이 있었다면 빨리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심장은 좌심방과 우심방, 좌심실과 우심실 등 총 네 개의 방으로 이뤄져 있다. 우리가 매일같이 숨 쉬고 활동할 수 있는 건 심방과 심실이 한 번씩 박자에 맞춰 이완과 수축을 반복하며 온몸에 혈액을 공급해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과정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
■심방세동→혈전→뇌혈관…뇌졸중 위험↑
특히 주의깊게 살펴야 할 문제는 ‘심방세동’이다. 심방세동은 심장 박동수가 정상범위를 벗어나 불안정하게 뛰는 부정맥의 일종으로 심방이 제 박자에 맞춰 수축하지 못하고 가늘게 떨리는 질환이다. 부정맥 중에서도 심방세동을 주의해야하는 이유는 뇌졸중과 연관이 깊어서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진은선 교수는 “심방세동으로 인해 혈액이 제대로 나가지 못하고 심방 안에 정체되면 혈전이 발생하는데 이는 심장에서 나가는 혈액을 타고 몸 어디로든 날아가 혈관을 막을 수 있다”며 “공교롭게도 혈전은 대동맥을 타고 가장 먼저 머리로 올라가는데 여기로 혈전이 날아가면 뇌혈관을 막아 뇌졸중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러한 위험은 고령층에서 두드러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80대 이상 심방세동환자는 2014년 2만208명에서 2018년 3만9896명으로 2배나 증가했으며 대한뇌졸중학회에서 발표한 뇌졸중 역학보고서에 따르면 심방세동은 노인의 뇌졸중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증상 없어도 안심 금물, 의심 시 심장전문의 진료
심방세동은 항상 나타나는 건 아니라서 건강검진 당시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증상이 없는 심방세동이라고 해서 방치하면 안 된다. 2580명의 부정맥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증상이 없는 무증상성 심방세동도 원인불명의 뇌졸중 위험 증가와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평소 가슴이 두근 또는 벌렁거리거나
▲왠지 모르게 불안한 느낌이 들 때
▲운동 시 호흡곤란을 느낄 때
▲순간적으로 어지러운 증상이 있으면
빨리 심장내과 전문의에게 진료받아보는 것이 좋다.
■약물치료 우선, 효과 없으면 시술 고려
부정맥은 종류도 여러 가지라 일단 전문의에게 자신의 증상이 부정맥인지부터 확인한 후 그에 맞는 검사를 받아야 한다. 부정맥 확진을 위해서는 24시간 동안 기계를 몸에 부착해 하루 동안 발생하는 부정맥을 전부 기록하는 홀터 심전도검사가 필요하다.
진은선 교수는 “검사하면서 음주, 운동 등 평소 부정맥이 유발되던 상황을 재연해보는 것이 검사에 도움이 된다”며 “이 검사로도 진단되지 않으면 새끼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작은 기계를 몸에 간단히 삽입하고 심전도를 지속적으로 기록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부정맥은 약물치료가 우선이다. 증상이 있는 발작성 심방세동으로 진단받았다면 맥박을 정상으로 유지 시키는 항부정맥 약물치료를 하고 이것으로 조절되지 않으면 심장에 전극을 넣고 심방세동의 원인이 되는 부분을 고주파 에너지로 지져 없애는 고주파 도자 절제술을 받아야 한다.
꾸준한 운동은 심뇌혈관질환 환자들의 건강관리에도 큰 도움이 된다. 단 운동 전에는 주치의와 충분히 상담한 후 자신에게 맞는 운동종류와 강도를 결정해야 한다.
꾸준한 운동은 심뇌혈관질환 환자들의 건강관리에도 큰 도움이 된다. 단 운동 전에는 주치의와 충분히 상담한 후 자신에게 맞는 운동종류와 강도를 결정해야한다
■위험요인 피하고 약 복용은 주치의 지시 준수
심방세동은 평소 위험요인들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주에 의한 심방세동 환자는 금주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술은 심방세동에 매우 치명적이기 때문에 가능한 마시지 않을 것을 권장한다. 항응고제인 와파린을 복용하는 경우 콩 음식, 푸른 잎 채소 등을 조심해야 한다.
와파린의 약 효능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 식사로 먹는 정도는 괜찮지만 갑자기 청국장이나 녹즙 등을 매일 먹기 시작하면 해로울 수 있다. 최근에는 식품과의 상호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새로운 항응고제가 개발돼 와파린 대신 널리 사용되고 있다. 약물은 주치의와 상의 없이 임의로 중단해선 안 되며 동반된 다른 심장질환이 있는지 심장초음파 등 추가 검사를 통해 주치의와 약 복용을 조절해 가야한다.
■심뇌혈관질환 환자도 틈틈이 움직이면 건강↑
운동은 건강한 사람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환자에게도 활력소가 될 수 있다. 최근에는 국내 의료진이 이를 증명하는 연구결과를 유럽 심장학회지에 발표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정상우 임상강사 연구팀은 40세 이상의 건강검진 수검자 44만1798명(평균 연령 59.5
더 크게 나타났다고 밝혔다(심뇌혈관계질환 환자 14%, 건강한 사람 7% 감소).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는 “심뇌혈관질환 환자라고 해서 운동을 피할 것이 아니라 충분한 신체활동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며 “단 심혈관계질환으로 시술받은 직후에는 1~4주에 걸쳐 서서히 활동량을 늘려야하고 환자 상태에 따라 권고되는 운동량이 달라 주치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운동강도를 결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진은선 교수는 “운동으로 반드시 부정맥을 예방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운동은 전반적인 심장건강에 도움이 되니 심혈관계 건강을 위해 틈틈이 운동할 것을 권장한다”며 “단 부정맥환자에게는 무리한 웨이트 트레이닝보다 가볍게 뛰거나 빠른 걸음으로 걷는 유산소운동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