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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종자나눔회 원문보기 글쓴이: 오월의 꽃(음성)
아침 일찍, 수원 딸래미네 가는 아내, 음성 기차역까지 모셔다 드리고 기술쎈타에 가서 친환경 농업과정 수강신청하고, 도서관에 들렀다가 농장으로 가려는데 원남면 사무소에서 전화가 왔다. "농가주택 짓는다고 신청하셨죠?" "예, 작년에 했는데요" "올해 다시 서류작성 하셔야 하니 이번주 안에 들르세요" 한다. 그래서 면사무소에 갔다. "구 가옥 허물고 지면 쉬운데 신축하는거면 어려울텐데요" 한다. "그래요?" "그래도 일단 신청은 해 보세요" 그래서 신청서 쓰고 농장으로 왔다.
그러고 보니 아침 일찍부터 여러가지 일 했다.
난로불 피우고 커피도 한잔 탓다. 12시 지나면 잘 안마시는데(카페인에 약함 - 잠 잘 안옴) 오늘은 기분 좀 낼려고 ...
오늘은 일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날씨도 안 도와주고... 대신 난로가에 앉아 커피 마시며 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을 읽기로 했다.
홍대 회화과를 졸업한 노석미라는 젊은 처자가 20대 후반에 탈 서울해서 10년이 넘는 세월 그림 그리고, 글쓰며 변두리(저자의 표현) 지역에서 지낸 생활 수기와 같은 글이다.
그는 자연과 함께 사는 삶을 마치 여행하고 있는것 같다고 했다. 비록 생활에 쪼들리고 불편함이 많은 삶이지만 선물받은 삶을 사는 것이라고 했다.
* 산 아래 비닐 하우스 안에서 녹슨 난로에 장작 불 피워 놓고, 헌 쇼파에 앉아, 다방 커피 마시며, 눈 오기 기다리며 책 펴들고 있는 이거 변두리 모습 아냐? 그런데 여행 와 있고 선물 받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는 것 같은느낌은 뭐야? 착각인가? 꿈인가?
딸레미가 사 준 이 작은 카세트에서는 USB에 녹음된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계속해서 흘러 나온다. 팝송도 있고, 클레식도 있고, 가요도 있고 복음성가도 있고, 동요도 있고, 없는 거 빼고 다 있다. 죤 덴버도 있고, 비틀즈도 있고, 이문세도 있고, 조용필도 있다.
한참 지나 이 노래가 나온다. (양희은의 상록수)
저들의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왠지 숙연해 진다. 마치 찬송가 듣는것 같다. 매일 듣기만 했는데 키타 코드 익혀 한번 불러보고 싶은 노래다.
4시가 가까와 책의 막바지가 다가 오는데 드디어 눈이 오기 시작한다. 예보에 의하면 밤중 내내 꽤 많은 눈이 온다고 했는데 처음부터 함박눈으로 오는 꼴세를 보니 예보가 맞을것 같은 예감이 든다.
쌓이면 길 미끄러울테니 부지런히 책장을 넘기고
난로의 남은 불씨 처리하고
겨울 단풍나무 구경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집으로 향할때 마다 농장을 뒤돌아 보는 습관이 있다. 돌아올 때까지 잘 있으라고 당부한다. 내가 정을 주고 마음주면 지도 그리할 것이다.
눈 오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언제나 멋있다. 함박눈에 바람까지 불면 환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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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래된 카세트의 노래를 들으며 난로에 차를 데워 책을 읽는 모습이 생각만 해도 환상적입니다
잠시 아련한 시간이었습니다.
어느날 아무도 없이 혼자서 커피를 마시며ㅡ 음악을 듣고 책을 보며 즐기는것 넘 멋있고 재미나지요
그기다 눈 나리는 시골을 펜숀에서 즐기고 있다고 생각하며 주위를 보는것도 얼마나 좋은지요
행복함에 감사 드리고 .....올해는 좋은집 지으시고 하시는 일들이 모두 다 이루어지세요
감사합니다. 시작이 반이라 했는데 잘 시작될런지 모르겠습니다.
내땅에 집 짓는거도 그리 절차가 복잡해서야
신청하구도 허가가 나길 기다리기 힘들군요.
저흰 안짓고 전주인 덕에 조금만 손 보면서 살고 있는데
모나미님 집공사 사진 올라오는거 보며 생각보다 더 어렵구나라고
생각하며 내용도에 맞는 집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 !!!
집이 있는 땅을 구할수 있다는 것은 행운인것 같습니다. 쉽지 않네요.
마치 인생은 즐기라고 있는것 같은~~
시골생활의 여유로움은 이 겨울~~
아주 공감하며 잘 읽었습니다
이런 광경은 겨울에만 누릴수 있는 호사입니다.
모든이가 원하는 모습인것 같습니다. 함박눈이 바람없이 소리없이 눈내리는 농원의 모습이 그려 집니다.
자연에 사는 사람이 누릴수 있는 어쩌다 있는 특권이라 하겠지요? 분위기는 눈이 내 주는것 같습니다.
삶의 여유가 느껴집니다. 부족함이 없네요. 누리고 살아야지요.
기회를 놓치지 말고....항상 이렇지는 않겠죠? 넉넉해서의 여유라기 보다는 부족함 가운데서도 여유를 갖고 살아가려는 마음이 중요하겠죠.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집짓는 모습도 계속 보여주세요. 구경하고 싶어요.
노력해 보겠습니다.
고즈넉한 삶이네요... 아마도 그것도 날씨 덕(?)이겠지만... 그속에 치열함을 알지만 그래도 우리는 고즈넉함만을 보고 싶어 한답니다. 즐감했습니다. 성희은아빠 올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잠시의 여유가 끝나지 않을 치열함을 이겨내리라.....믿으며.
시골 풍경 사진 감사합니다 ^^*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