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말연시 ‘알코올 의존증’, 당신의 간은 안녕하십니까?
편집자 주 = 다사다난했던 2016년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직장인들은 잦은 회식과 술자리에 빠짐없이 참석하게 된다. 부쩍 추워진 날씨와 과음으로 건강을 해치기 쉬운 연말연시. 상사 눈치 보랴, 접대하랴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술자리지만 당신의 간 건강을 지킬 방안을 준비해봤다.
2011년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정신질환실태역학조사에 따르면 알코올 의존으로 추정되는 환자의 수가 약 155만 명이고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23조 4,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같은 해 마약 중독자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2조 5,000억 원, 인터넷 중독자로 인한 5조 4,000억 원에 비해 매우 높은 수치다. 또한 한국인 사망률 1위로 알려진 암의 사회적 비용이 14조 86억 원에 비하면 약 1.5배 이상 높은 수치고, 5대 사망원인(암, 자살,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당뇨병)의 사회적 비용을 다 합친 금액인 32조 486억에 비해서도 10조가량밖에 낮지 않다.
이처럼 알코올 의존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술을 마시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20세 이상 한국인은 2013년 한 해 동안 맥주 148.7병, 소주 62.5병을 마셨다고 한다. 다른 종류의 술을 제외하고서도 한 사람이 1년 동안 211병을 마신다. 게다가 주말을 포함한 휴일 수가 116일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거의 매일 술과 함께 보냈다는 소리다.
전문가들은 잦은 술자리로 인한 알코올성 간 질환을 특히 조심할 것을 강조한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한광협 교수는 “대한간학회는 하루 평균 알코올 섭취량이 남성 40그램, 여성 20그램을 초과하면 알코올성 간 질환을 진단하는 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대게 술 한 잔에 10그램의 알코올이 들어있으니 매일 소주 반병 이상을 마실 경우 알코올성 간 질환이 있다고 보면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취하려고 먹는 술 문화가 문제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하며 “폭음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문화부터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 회식뿐 아니라 여러 협력 업체나 기관들과의 회식이 잦을 수밖에 없는 보통 직장인들에게 ‘술 권하는 사회’를 피하는 것은 먼 나라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춘천시의 공무원 A(36) 씨는 “접대를 위한 자리도 많고 타 기관과의 술자리는 경쟁적으로 술을 마시는 경우도 많아 빼기가 어렵다”며 “숙취를 풀 틈도 없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강원도지부 장재호 건강증진위원장은 “송년회와 신년회에서 음주를 피할 수 없다면 요령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며 잦은 음주로 상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음주법을 제시했다. 먼저 음주 전 가벼운 식사로 속을 채워줄 것, 술은 약한 술에서 독한 술의 순서로, 여러 종류의 술을 섞어 마시는 ‘폭탄주’는 피할 것을 당부했다.
다른 방법으로 전문가들은 되도록 천천히 그리고 대화를 많이 하며 술을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알코올 성분의 10% 정도는 호흡을 통해 배출돼 술이 빨리 깨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물을 많이 마셔 술의 흡수를 지연하거나 안주와 함께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지나치게 기름진 안주를 많이 먹게 되면 지방간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식물성 단백질과 어류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20112527 김병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