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오랫동안 방치된 폐가로 이사하게 되었습니다.
옛날 흙집인데 지붕은 시멘트 기와에 비가 새고 있었고, 마당에 있는 작은 축사 지붕은 일부 무너져 곳곳에서 비가 새고, 축사 벽체로 비가 스며들어오고, 출입문은 고사하고 문틀조차 없었다.
철 대문은 떨어져 시멘트 기둥에 끈으로 묶어놓은 상태고 녹이 슬어 구멍이 나 있었다.
정말 어느 것 하나 제대로인 게 없었다.
곳곳에 쓰레기가 쌓여 있고, 방문도 없는 방안에는 쥐똥이 여기저기 뒹굴고 있는 곳이었다.
그 곳에서 난방도 하지 않고 이불도 없는 방바닥에 종이박스 한 장 깔고 강추위에 떨며 잠 못 이루는 첫날밤을 보냈었다. 그 다음날은 포대에 담아 놓은 톱밥을 깔고 잤다. 그나마 쪽잠을 잘 수 있었다.
쓰레기를 치우고 청소하는데 혼자서 거의 한 달 정도 걸렸었다.
종이쓰레기를 태워서 나온 재와 화장실에 가득 한 똥은, 퍼서 마당 한편에 만든 작은 텃밭에 거름으로 사용했고, 축사 지붕은 주인집에서 얻은 튼튼한 각재로 받침목을 보강한 다음, 낮에도 어두워서 전등을 켜야 하는 문제를 채광과 자연난방을 위해 투명한 플라스틱 골 슬레이트(일명 '썬 라이트')로 마감했는데, 여름엔 더워서 두 개의 출입문을 열어 두고 사용했었다.
인접한 도로보다 바닥이 낮아 비가 스며 나오는 축사 벽체는, 고물상에서 골이 있는 판넬(스티로폼이 제거된)을 사서 담벼락을 돌아가며 부착했었다.
축사 출입문과 문틀은 각재와 합판으로 직접 만들어 달고 니스칠 마감했다.
철 대문의 구멍은 샌드위치 판넬 판을(스티로폼 제거) 주워와 나사못으로 고정해서 막고, 녹슨 대문에 시멘트를 발라 쉽게 녹슬지 않도록 했으며, 떨어진 대문도 시멘트 기둥에 앙카볼트를 박아 고정했다.(운이 좋아 딱 맞았다.)
비 새는 지붕은 몇 번을 수리하다 포기하고 결국 이웃집에서 준 천막을 덮었다.
다행히 지인의 도움으로 거의 1년 만에 집수리를 마쳤다. 현재 사는 집도 그분이 거의 다 고쳤으니, 참 고마운 분이다.
겨울에 수도계량기가 동파되었는데 수도사업소에서 나와 굴착기로 땅을 파 보니, 수도 배관이 땅밑으로 30cm 정도에 묻혀 있었다. 물론 보온재는 없었다. (주인이 봄에 엉터리로 작업한 것이다.)
작업 책임자에게 부탁해서 배관을 보온재로 싸고 70~80cm 깊이로 다시 묻었다.
다행히 수도계량기값만 청구되고 나머지는 공짜라고 했다.
수리작업 한 것이 많이 있지만,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첫 번째 헌 집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합니다.
정말 징글징글한 집이었다.
결국, 그 집에서 1년을 수리하고, 그 뒤 6개월을 더 살고 두 번째 헌 집으로 이사 했다.
그래도 두 번째 집은 외관상 깨끗해 보였는데, 막상 수리작업을 시작하고 보니 이 집 역시 만만한 상대가 아니였다.
두 번째 집은 직접 수리해서 사는 조건으로 집세 없이 1년을 살기로 했다.
주인이 처음 제시한 집세와 비교하면 훨씬 많은 시간과 경비가 들어갔지만, 그만큼 많이 배웠다.
주인에게 맡겼으면 더 고생했을 것이다.
이 집 역시 옛날 흙집에 시멘트 기와에 비가 샌다.
곳곳에 시멘트로 보수해놓았고, 방 천장은 기존 흙집 서까래와 보 아래에 각재와 합판으로 천장을 낮추어 벽지를 발라 마감해놓았으며, 합판도 없이 철사를 엮은 면에 벽지를 발라 놓은 방 천장도 있었다.
방바닥의 장판을 씻어서 재활용하기 위해 걷어보니 구들방바닥 위에 엑셀 파이프 깔고 시멘트로 미장 되어 있었는데, 미장을 제대로 하지 않아 엑셀 파이프가 노출되어 다 보이고 여기저기 바닥이 갈라져 있으며, 엑셀 파이프로 물이 새어 나와 바닥 일부는 젖어 있었다.
큰 채 연탄보일러는 고장이 나 있고, 기름보일러는 작동은 하는데 연탄보일러와 연결된 배관에서 물이 조금씩 샌다. 기름보일러 실내온도조절기도 작동이 불완전해서 몇 번을 청소해서 쓰다가 얼마 전에 3만 5천 원 주고 새것 샀다.
작은 채 기름보일러는 고장이 나 배관이 잘려 있었다.
이 집 축사 역시 지붕에서 비가 샌다. 출입문도 없다.
개울 옆 담벼락이 곧 무너질 것 같았다.
첫 번째 집수리 사진이 없어, 두 번째 집을 수리 했던 사진을 참고로 올려 봅니다.
컴퓨터 사용에 익숙지 않은 저를 대신해서 집수리를 함께했던 지인이 블로그에 올렸고, 사진 밑에 약간의 설명을 제가 덧붙였어요.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 없이 수리한 작업임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잘못된 부분은 꼭 지적해 주세요.
마당 - 기존에 있던 장판을 씻어서 담벼락에 말리는 중.
부실한 담벼락에 오래 널어 두면 바람으로 담벼락이 무너질 수 있다.
큰 채 - 정남향에 자리 잡고 있음.구들 위에 기름보일러 배관 깔고 시멘트 마무리되어 있음.
오른쪽 끝 부분 창틀에, 며칠 전부터 만들고 있는 태양열온풍기를 설치할 예정.
작은 채 - 현재 구들 난방으로 생활하고 있는 공간.
텃밭 - 작은 채 뒷편에 위치함.(오이,호박)
축사 옆에 있는 창고 - 뒷산과 붙어 있는 벽체 밑부분에 넓고 편편한 암석이 튀어나와 있는데,
이 암석 위에 흙과 돌로 벽체가 만들어져 있었다. 이 부분으로 빗물이 들어온다.
석면 슬레이트 지붕에서 빗물이 떨어진다. 현재 방치하고 있음.
주변의 돌과 흙으로 만든 벽. 벽체 일부가 파손.
정문 - 대문 없음. 왼쪽 대문기둥은 기울어져 있고, 담벼락이 갈라져 있음.
작은 채와 붙어 있는 축사.
곳간 창고 - 지붕과 나무 벽으로 빗물이 들어와 우레탄 폼과 실리콘으로 마감.
창고 문 자물쇠는 옷걸이로 대용.
첫댓글 사진이 안보여요^^ 이 경험 글로 잘 옮기셔서 책내셔도 될듯..
아이고 다른 곳에서도 그러던데.
제가 초보라서 미안합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사진이 안보여요~~
배꼽~이다요 ㅠㅠ
보이는데요.
좋은 터가 아닌것 같지만 활용하기에 따라 명당터도 되겠어요.
고맙습니다.
일이 만만치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