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만 해도 춘천 방문객들로 북적이던 근화동 일대, 하지만 시외버스터미널이 온의동으로 이전하면서 활기를 잃은 지 오래다. 근화동 여관골목 끝자락, 방치된 여인숙을 리모델링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수상한(?) 청년들이 있다.
서진열(28)씨 등 청년 4명은 낡은 여관을 임대해 2년간 직접 리모델링 공사를 한 뒤 지난해 6월 '봄엔 게스트하우스'를 오픈했다. 근화동 일대의 공동화 현상을 해결하고 싶어서다. 서씨는 “텅 빈 구도심의 낙후시설을 새롭게 단장해 예전처럼 많은 이들이 다시 찾아오게 하고 싶었다"면서 “방치된 여인숙을 월세35만원에 임대해 2년 동안 직접 리모델링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 자본이 부족해 좌절했던 적도 많았다”면서 “다행히 동그라미재단(옛 안철수재단)에서 도움을 받고 많은 이들의 재능기부로 내부인테리어를 꾸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픈한 지 1년이 조금 지난 신생 업소지만 이곳은 춘천의 새로운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먼저 방문한 고객들이 청년창업가들의 열정을 SNS와 블로그 등으로 전하면서 별다른 홍보 없이도 3개월 만에 1000여 명이 게스트하우스를 방문했다. 이용객들의 대다수는 20~30대 초반 젊은 층으로 여행이나 업무를 위해 춘천을 방문한 사람들이다. 이한솔(31,서울 용산구)씨는 "출장 때문에 숙박할 곳을 찾고 있었는데 블로그를 보고 방문했다"며 "청년들이 직접 만든 공간이라 더 의미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봄엔 게스트하우스는 2인실, 4인실, 6인실, 8인실 등 총 4개로 구성돼있다. 요금은 1인 당 평일 2만원, 주말 2만4000원이다. 토스트와 컵라면 등 간단한 아침식사를 무료로 제공한다. 투숙객에게는 3000원짜리 지역사랑상품권도 선물한다. 투숙객들이 이 상품권으로 지역 상점을 이용케 함으로서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춘천을 방문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온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게스트하우스는 매일 저녁, 공용 거실에서 막걸리 파티를 갖는다. 이가은(25.수원 영통구) 씨는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의 술자리라 어색하지만 그것이 또 하나의 재미" 라며 "내일 함께 춘천여행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다솔 기자
*사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