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밭에서 2.
1. 의도된 살생
복숭아밭에 소독했습니다.
의도된 살생입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지만
지극히 이기적일 뿐만 아니라
상대에겐 치명적인 행위입니다.
처음엔 아무런 생각 없이 했습니다.
병충해를 예방해야
풍요로운 결실(?)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나의 욕심으로
참으로 많은 생명들에게 못쓸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했습니다.
농사를 지으면서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곤 하지만,
다 용서되는 일이 아니며,
적어도 미안한 마음은 가져야 한다. 생각했습니다.
가지치기를 하고, 소독을 하며, 제초작업, 과일 속아주기 등의 일들이
단지,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한다고 해서 용서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라 생각했습니다.
그 후부터는
어떤 작업을 할 때엔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일을 잊지 않습니다.
미안 하구나
내가 이렇게 하는 것은 너의 잘 못이 아니라
나의 입장에서 어쩔 수 없어서이니
부디 극락왕생하고,
좋은 곳에 태어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전하고 시작합니다.
2. 의도하지 않은 살생
복숭아밭 소독을 하면서 일어난 일입니다.
복숭아밭은 두 곳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약간 거리가 떨어져 있습니다.
위쪽 밭에 소독을 하고,
아래쪽으로 이동하여 발동기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그런데 방금 전까지 멀쩡했었는데 걸리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 알 수 없었습니다.
기계를 잘 다루는 형님께 도움을 청했습니다.
시동이 걸립니다.
복숭아밭으로 이동하여
시동을 걸고, 호스를 끌고 이동하였습니다.
그런데 호스가 잘 끌려오지 않습니다.
어디에 걸렸나 생각하며 살펴보았습니다.
호스가 꼬여서 옆에 있는 발동기에 닿아 구멍이 났습니다.
약이 막 뿜어져 나오고 난리도 아닙니다.
처음 있는 일입니다.
얼른 시동을 끄고, 호스를 수선했습니다.
다시 시동을 거는데 걸리지 않습니다.
약간 짜증이 났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잠시 기다려 보기로 하고,
차에서 내려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아뿔사!!!
조금 떨어진 곳에
유혈목이란 뱀 한 마리가 죽어있었습니다.
차에 치인 것입니다.
보통 유혈목이는 매우 빠릅니다.
미처 도망가지 못하고 치여 죽은 것입니다.
미안했습니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
극락왕생하고, 좋은 곳에 태어나길 빌었습니다.
정성껏 사체를 치워주었습니다.
시동이 걸립니다.
더 이상 아무런 일없이 소독을 끝냈습니다.
그날(토요일) 저녁엔 특별히 시간을 내서기도했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나의 행위에 의해 희생된 생명들에 대하여 미안함을 표했습니다.
그들의 극락왕생과
다음 생은 더 좋은 곳에 더 좋은 모습으로 태어나
행복한 삶을 살아가라고 기도했습니다.
_()_
나무아미타불관세음보살
첫댓글 님희님도 마음이 여리군요...
나이먹어가면서 점점 살생하는것 조차 보기도싫고
살생을 한다는것이 얼마나 무서운죄인지 알게 되더군요..
유혈목이 차에 치여 죽은것을 그리 가슴아파 하지마세요..
그넘도 재수가없으려니 도망을 못가고 그만...
남희님
고운마음이 전해지겠지요
감사합니다 -()-
가르침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의 목숨이 소중한것만큼 남도 소중하고
알고 지은죄도 참회하기 쉽지 않은데
모르고 지은죄도 많다는것을 새삼 느끼게 되네요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세상살이가 숨 쉬는 그 자체만으로도 어쩌면 남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제 자신이 싫을때가 많습니다.
전 특히나 뭘 잡아서 저에게 가져다 주는 분들이 정말 싫을때가 많습니다.
특히나 마음 모아 기도를 할때는 더 그런 일들이 우연처럼 저를 힘들게 하네요.
남희 거사님의 그 마음을 잘 전달되었으리라 봅니다.
알게 모르게 지은 죄
저 역시 참회하고 또 참회합니다.
감사합니다.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살면서 걸으면서도 발및을 잘 보고 걷는게 이제는 습관이 되었네요.
의도하지 않지만 실수라도 할가봐서요.
남희님 마음씨가 참 아름답다는 생각입니다.
공덕으로 성불하소서. 나무아미타불 ^^
길위의 동물들 사체가 요즘 눈에 많이 띄입니다
저도 마음속으로 원왕생원왕생하며 지나가지요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_()_
가끔 바다의 어부들을 생각하면서
생선을 잡는 일이 살생일까를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살기위한 의도적인 살생이기는 한데...
그냥 자연의 순리순환으로 결론 내리고 말았습니다
다시 또 이 화두가 주어지는 아침이로군요 ㅎㅎ
감사합니다_()_
동학교주 최시형님이 한 말씀이 생각나는군요
그런경우는 작은생명이 큰생명을 이루는 자연법칙이라고...
최일중님의 결론이 맞는것 같습니다 ㅎㅎ
고맙습니다.
가해자의 입장에서 보면
의도된 살생과
의도되지 않은 살생이 차이가 있을 것이나
피해자의 입장에서 보면
별반 차이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제가 이글을 쓴 의도는
어느 것이 맞고, 틀리고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생명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어서 입니다.
_()_
관세음보살
얼굴엔 미소 마음엔 평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늠보살_()_
낚시같이 취미로 살생을 일삼는 이들이 거사님글을 읽었으면 좋겠습니다....고맙습니다
관세음보살_()_
좋은 예로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사냥꾼들도요. 나무아미타불 _()_
배우고 감에 감사드립니다 _()_
아둔한 저로서는...^^
솔직히 살생 아닌 것이 없습니다....
밥을 먹어도 벼를 베어야하고, 김치를 먹어도 베추를 베어야하니...
남희님의 마음처럼 참회와 미안함, 세상의 고마움은 늘 지녀야 될 것 같습니다.
유혈목은 .. 최선의 선택인 것 같습니다.
사람도 받기어려운 남희님께 극락왕생 염불을 받았을테니 말입니다.
새롭고 좋은 몸을 받았을겝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깨달은 사람들은 범사가 모두 수행의 재료인것 같습니다
많은 생각하고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좀더 자비롭게
한생각한다면
멈칫 할수도 있겠지요
감사합니다 남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