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에 누가 무지개 올렸나요’
세 번째 만난 남자는 하얀 트럭을 몰고 왔다
에어컨은 온풍기 수준이며
시계와 네비게이션은 혼자 볼 수 있는 곳에 있다고 했다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구도심지
보문산 전망대 가보자
계곡이 있어 시원할꺼야
하상도로 다리 아래 지나다가
차 지붕이 긁힐 것 같으면
신호등 지시를 받기로 해
규칙은 느리지만 별 탈 없으니까
성심당 근처엔 늘 그렇듯이 양쪽으로 백 미터 늘어서 있는
빵 성지 순례자들
주인은 영향력이 있어
말차케익은 특별하더라
그것만 먹어봤냐
라고 거칠게 말하면
안돼
소보루는 너무 유명해서
실망할 것 같아
저렇게 진지하게 빵을 사랑하 듯 연애 해 본 적도 없었네 그렇지?
첫 남자는 내소사 선운사 거쳐서 오는 동안
한 번도 대신 운전 해달라고 조르지 않았고
두 번째 남자는 대청댐 둘러보며 호떡이나 아메리카노
소소한 군것질도 할 줄 알아서
한식을 좋아하는
남편과 다르다고 생각했지
여덟 번 째 마지막으로 만나는 사람은 비슷할 지도 모른다
남의 강아지 똥이라도 치웠어야 했어
공공 질서를 아는 사람
흔들리나
순간 마음 약해졌지
회사 동료들과 처음 왔었다는
계곡은 보이지 않았고
발 담그던 스므 살 아가씨도 안보여
빗방울이 소나기로 바뀐 후
뜨끈뜨끈한 홍합탕이 맛있는 걸 알았어
40년만에 보리밥집 노부부가 귀뜸했다
계곡은 이제 도로 아래로 흐른다고
아마 내 사랑도
첫눈 오는 날 까지
여덟 번 만나보려는데
언니에게 조언을 받아야 할까
◆ 시작노트
누리고 있는 시간을 들여다봅니다
여전히 진행형이고
계획된 내일은 예측할 수 없으며
설렘보다 살짝 두려움도 있습니다만
다시 삶의 방향을 키우다 보면
무지개를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남편과 미뤄 놓은 가벼운 외출을 하던 날
카톡에 무지개가 한꺼번에
올라왔습니다
제 마음에도 걸려 있었습니다.
◆ 김은미 약력
- 계간 시와비평 등단
- 시사모·한국디카시학회 동인
- 시집 <물고기 비누>상재
- 동인지 <시의 에스프레소> 공동참여
출처 : 경남연합일보(http://www.gnynews.co.kr)
카페 게시글
경남연합일보 시 광장
카톡에 누가 무지개 올렸나요 (김은미 시인)
구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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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9.0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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