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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저자는 '욕망과 자유에 대한 비전 탐구'라는 책의 부제로 답변을 하고 있다. 21세기를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욕망과 자유’의 의미를 깊이 있게 탐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코로나19로 인해서 대중 강연조차도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데, 이 책 역시 그러한 기획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물론 이 책에서 다뤄지고 있는 내용은 이미 저자가 저술했던 수다한 저서들에 게시된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저자가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강조하고자 하는 내용들이 요약적으로 제시되어 있다고 여겨진다.
저자는 크게 3개의 키워드를 제시하고, 그에 관한 자신의 관점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 가운데 첫 번째는 '삶에 꼭 이유가 있어야 하나요?'라는 질문이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장래 희망이 무엇인지를 묻고 대답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저자는 '꿈은 삶보다 중요할 수 없다'라고 단호하게 대답한다. 막연한 꿈에 매달려 시간과 정열을 낭비하기보다 현재의 삶을 어떻게 행복하게 꾸려갈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면서, '삶은 그 자체로서 충분하다'라는 여유를 지닐 것을 권유하고 있다. 젊은 시절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면서, 설사 실패하더라도 그것을 통해 새로운 비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키워드는 '에로스와 로고스의 향연'을 즐기라는 조언이라 하겠다. 흔히 에로스는 열정적인 사랑을 의미하고, 그에 반해 로고스는 냉철한 이상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의 관점에서 이 둘은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설명 실패로 끝나더라도 누군가와의 열정적인 사랑을 시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청춘의 에너지를 발산하라'는 저자의 조언도 바로 그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으며, 다만 자신의 삶을 생산적으로 이끌 수 있는 주체적인 태도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빚으로 투자를 하는 ‘빚투’나 영혼을 끌어모아 집을 구매한다는 ‘영끌’이라는 신조어가 말해주듯, 누군가는 자신의 경제력을 키우느라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 방식으로 재산을 키워서 만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하겠다. 그리하여 저자는 '소유와 집착'에서 벗어나, 자신이 참여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조직해 활동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마지막 세 번째 주제는 '원초적 욕망과의 대면’이라는 키워드로, 자신의 욕망을 긍정하고 이것을 긍정적으로 발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른바 '욕망과 삶의 이분법을 타파하자'는 내용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 자본주의 체제를 살아가는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경제적 욕망은 그 파이가 아무리 크더라도 쉽게 채워지지 않을 것이다. 주지하듯이 인간의 욕망은 결코 쉽게 채워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나의 욕망이 가리키는 바가 무엇인지를 직시하면서, 무조건 욕망을 억누를 것이 아니라 '욕망으로부터 해방되는, 내 인생의 주인이 되는 길'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학문 공동체를 실천적으로 꾸려가는 저자는 ‘길 위의 공부’를 대안으로 제시하지만, 그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합당한 방법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의 욕망과 자유를 주체적으로 다스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각자의 고민 속에서 결정될 수 잇을 것이다.
실상 이러한 저자의 조언들은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 하겠다. 그러나 내용이 간단하다고 해서, 그 실천이 쉬운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우선 자신의 욕망을 객관화시키고 주체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조언을 새겨들으면서, 다른 누구와의 비교가 아닌 주체적 선택의 과정이 요구된다. 설사 그러한 시도가 실패로 끝나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다음의 선택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마음가짐을 다잡는 것도 요구된다. 즉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면서 살가가든, 지금 자신의 현재를 직시하면서 가능한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절실하다는 뜻이다. 즉 자신의 욕망을 조금씩 줄이면서, 그만큼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이 더 현명한 삶의 자세라고 여겨진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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