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계 4:09:26
(Garmin Forerunner 235 측정 기준: 42.29km, 평균5:54min/km)
5:32, 5:08, 5:08, 5:06, 5:07, 5:04, 5:06, 5:14,
5:09, 5:13, 5:14, 5:13, 5:11, 5:04, 5:05, 5:12, 5:04, 5:17,
5:09, 5:10, 5:19, 5:30, 5:34, 5:48, 5:41, 6:16, 6:16, 6:31, 6:43, 6:52, 6:30, 6:25, 6:14, 6:18, 6:22, 6:20, 7:22, 8:40, 6:56, 9:12,, 6:57, 6:44, 1:30
42.195km.
'15년 말 처음 참가한 5km 대회에서 접한 Full은 컴퓨터 게임의 막판처럼 10km와 Half를 이겨야 만 바라볼 수 있는 막연한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긴 거리 많큼 회피하던
버킷 리스트 중의 하나 이기도 했다.
10/3, 정작 초보의 아침은 소소 생각들과 잡다한 준비물로 분주하기만 하다.
'전날 종일 섭취했던 탄수화물은 다 처리할 수 있을까, 비로 인해 젖은 신발은 이미 깨진 3개의
발톱이 더 악화시키지 않을까, 파워젤은 몇 개나 넣어야 하나' 등은
이미 끊임 없이 배우던 자세와 호흡법 그리고 코스 메니지먼트에 앞서 생각을 가린다.
소소한 생각은 노란 옷을
입으면서 더욱 무거운 생각으로 바뀐다.
그 동안 몸치로 힘들게
배워 왔던 것들은 개인적으로만 해결하면 되었다.
목장갑에 면바지 입고 배우던
스키도, 유치원생들과 같이 배우던 수영도, 남자 하나 없는
스피닝 센터에서 육중한 몸을 흔들면 17km살을 뺄 때도 아무런 꺼리김이 없었다.
하지만 '마라톤 사관학교'의 교복을 입은 이상 구성원으로써 성과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주제 넘은 생각을 하니 주관사에서 보내준 허접한 빨간색 상의에 자꾸 눈길이 갔다.
아마도 선수위원장님의 준비물
메시지가 없었으면 빨간색 상의를 입고 왔을 것이다.
싱글 플레이어를 꿈꾸었지만
이론들만 잔뜩 습득하면서 정작 충분한 기본기를 갖추지 못해서 몇년의 좌절을 맛 보았던 또 다른 버킷 리스트와도 너무도 동일한 상황에 놓였다는 생각에
이미 시작도 하기 전에 풀을 달린 기분이다.
하지만 한번 더 서 보지
못한 Full의 출발선에 서니 잔잔한 긴장감이 들고 앞의 잡다한 생각들이 사라진다.
어차피 모든게 처음인 초보에게
정답은 없으니 그 동안 훈련에 대해서는 몸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는 스스로의 위안과 첫 Full은 '버티는 것'이라는 선배들의 조언만 가지고 나섰다.
힘겹게 올라간 3.5조 연습에서 이미 부족한 역량은 확인(?)했지만 연습주와 대회주는
다르다는 조언과 지속주 보다는 페이스를 낮춰 달린다고 해서 무조건 3.5조를 따라 가기로 한다.
20km까지는 5분 10초
이내 페이스로 리딩 하는 태호님과 대하님에게 꼭 붙어 달렸고 주변 전경은 돌아 볼 틈도 없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앞선 분들의 뒷모습과 1km 단위 표지판만 눈에 들어왔다.
20km이후 조원들이 흩어지기 시작했고 태호님에게 꼭 붙었다.
그런데 태호님의 빨라지지
않은 페이스임에도 불구 나는 계속 느려졌다.
아마도 교육 프로그램중
중 주중의 인터벌과 지속주와 달리 주말의 장거리 훈련은 거의 참석하지 못하여 장거리 경험이 부족한 원인일 것으로 생각 되었다.
21km 이후 혼자 달리게 되었고 그 동안 모든 훈련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는데 평생 달려보지도 못한 거리에서
혼자 달려야 한다니 눈 앞이 캄캄해진다.
결국 25km에서는 5분 40, 30k에서는 6분 50초까지 늘어지면서 달리기를 포기해야 하는가를 수없이 생각을
누르며 겨우 끌고 가는 상황이 되었다.
그런데 문득 이번 훈련에서
이겨 내지 못하면 이후 마라톤에서 또 포기하게 될 것이라는 아찔한 생각이 몰려 온다.
'버티자'라는 자기 주문과 함께 학습한 것을 실행해 본다.
가슴을 내밀고, 손을 가슴까지 올리고, 보폭을 줄이자 신기하게도 31km부터 36km까지 6분 50초의 페이스가 더 늘어나지 않고 6분10분대로 단축된다.
하지만 이미 지친 몸에서는
계속 저항이 왔고 37km~40km의 4km구간에서 최대의
고비를 만난다.
게으른 금붕어가 되어 물만
보면 멈추어 마시게 되면서 7에서 9분까지의 페이스가 느려져 버린다.
다행히 파워젤은 달리면서 먹는
게 힘들어 이미 더 먹기를 포기했지만 전날 눈이 붙도록 먹었던 탄수화물이 아직은 남아 있는 것 같았은데 문제는 에너지가 아니라 단련되지 못한 달리기 근력이 있는 것 같다.
특히 수영,스키,골프 모든 스포츠에서 문제가 되었던 왼쪽보다 3.7cm가 긴 오른쪽 다리가 의지와 상관없이 질질 끌리기 시작했다.
결국 온몸이 흔들리고 39km 중반에서는 1분 이상을 움직이지 못하고 멈추었다 겨우 걷기
시작했다.
급수대가 적었으면 시간을
더 단축했을까 아니면 더 빨리 포기했을까 스스로 궁금 하다.
41km 초반 감독님이 멀리서 부터 물컵을 들고 기다리는 것이 보인다.
안경을 안써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의심의 여지 없이 감독님으로 확신한 것은 저렇게 열성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은 없기에 멀리서도 티가 팍 난다.
힘듬 보다 무서움과 미안함이
앞서기에 최소한의 행동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한번 자세를 가다듬자 페이스가 9분대에서 6분대로 다시 줄어 든다.
가능하다면 마라톤 코스
30km지점 부터 몇 군데 감독님 실사모형을 몇 개 만들어 놓았으면 좋겠다. 물론, 음성 장착은 필수다.
마라톤은 정신력이 반인
것 같은데 호랑이 감독님과 동반주의 영광을 갖게되면 5기 고문관으로 시작한 나도 330을 할수 있겠다는 섣부른 생각도 해 본다
41km 말 마지막 언덕을 오르자 피니시 전 부터 정마사에서 응원해 주신다.
화이팅을 힘입어 마지막
질주를 하여 순간 4분 40초까지 페이스로 마무리를 하였다.
비록 절대 걷지 말자와 4시간안에 달려보자는 꿈을 이번에는 이루지 못했으나 완주라는 소박한(?) 목표
하나는 이루었다.
첫 Full을 달리면서 느낀 마라톤의 2가지는 버티는 것과 행동하는 것
이다.
버팀은 매순간 순간의 경험으로
준비하고 행동은 훈련에 충실 하는 길 뿐인 것 같다.
‘16년 마지막 대회를 한달 남겨 놓고 충실한 훈련을 통해 감독님이 제시해 주신
3시간 45분을 꼭 달성해 보려고 한다.
※ 또 다른 후기
- 정마사의 모든 훈련 프로그램은 42.195km를 달리는데 있어 하나하나에
명확한 이유가 있었음을 3개월이 지난 이제야 인지하게 되었다 (감독님,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 훈련 전후 코칭과 바쁜시간에 불구 주말에 시간을 만들어 함께 달려주신 것은 엄청난 특권을 받은 것이다. 좋지 않은 날씨와 미확보된 장소에도 불구 만들어준 36km 지속주
약속을 지켰고 선배들과 같이 충실히 달렸다면 아마도 덜 퍼졌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선수위원장님과 모든 선배님, 감사합니다.)
- 깨알 같은 마라톤 지식은 다양한 변수들을 최소화 해주는데 있어 최고의 정보이다. 달리기 전 식사와 볼일보기는 가장 원초적인 생리현상으로 인해 달리는데 불상사를 막아주고 달린 후의 얼음찜질은
일상으로의 복귀에 매우 큰 효과를 보게 해 주었다. 다음날 아침 걷지도 못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사무실에서는
누구도 내가 첫 42.195km를 달렸는지 알지 못했다. (홍보위원장님, 감사합니다.)
- Finish에서 회사 주차장까지 5분거리도 안되는데 3번이나 쉬어야 했지만 운전하고 집에 가서는 언제나 그랬듯이 하나뿐인 신발과 옷을 제일 먼저 손수 세탁했다. 비록 절반의 성공이지만 와이프가 기특하다고 칭찬도 해 준다. (자기야, 고마워)
2016-10-5
Unseob
첫댓글 힘듬 보다 무서움과 미안함이 앞서기에~~~~~~ ㅎㅎㅎㅎㅎㅎㅎ 너무 공감됩니다.
중마 많이 응원할께요. 오라버니~~~ 이번에 버티는 법을 터득하셨으니 기록이야 알아서 따라오겠죠~~~~~~ 중마는 마지막 트랙돌면서 또 무한 감동을 또르르 말면서 들어올 수 있어용~! 아~~~생각만해도 설레는 것~!
경옥님이 중마 4시간 페메라니 퍼지는 뒷모습 보이지 않도록 열심히 뛰어 볼께요 ~~
@신운섭 올해도 습관적으로 한다고 했는데 뭔가 아숩기도 하고 ㅎㅎㅎㅎㅎㅎㅎ
주로에서 응원하겠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유진님의 꾸준히 달리신 랩타임ㄹ 보고 감탄했는데 달려 보니 정말 힘든 일이 었음에 한번 더 감탄했습니다.^^
운섭 형님~~ 첫풀 멋지게 완주하셔서 축하드리고 멋지십니다!!!
영기님은 5조의 희망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잘 하셨습니다..첫 풀을 무사히 넘으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선수위원장님 감사드립니다.
그날의 여운은 누구에게나 많았을겁니다.
날씨는 신의영역이라 저역시 거스를수 없었습니다.
25km지나면서 페이수가 무너졌네요. 6자 만나는 싯점...
강남대회는 말하기 어려운 대회였지만,전반부에 보여주신 페이스를 기준으로 본다면 339까 가눙해 보입니다.
목표한 345는 전혀 무리 없어 보입니다.
대회때 인숙누님과 339페이스로 달려주세요.
그러다 30km이후에 자신있는분이 치고 나가시면 됩니다.
두분의 풀코스 기량이 엇비슷하다고 봅니다.
또한 3시간 40분 페메가 있으니 그 풍선 따라가셔도 될겁니다.
고생하셨습니다.
그리고 선방하셨습니다.
넵.
남른 훈련 잘하여 339 목표로 최소 345 달성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잘 받은 훈련만이 살길이라 배웠습니다. ^^
축하합니다. 글구 수고하셨습니다.
첫풀을 무사히 완주 하셨네요.
제 첫풀 4시간 40분대 두번째 4시간 20분대 비하면 굉장한 기록입니다.
조만간 많은 발전 있을거 같군요.
고문님의 끊임없는 코칭과 격려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더 분발하겠습니다
운섭님 드뎌 해내셨군요! 축하드립니다!!
25km 이후에 무너지긴 했지만 강인한 정신력으로 잘 버텨내셨습니다! 이제 중마까지 남은 20여일 마지막 담금질 잘 한다면 감독님의 말씀대로 3:39라는 대기록을 가지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해요!!
감사합니다. 위원장님
힘들여 만들어주신 장거리주 자주 빠져 죄송합니다.
나머지 훈련을 통해 보완하도록 하겠습니다.
화목요일 정마사 훈련과 2번 정도 남은 토요 장거리 훈련 소화하고 나면 몸도 자신감도 부쩍 오르게 될 것입니다!! 계속 고고씽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
첫 풀코스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한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가보는 만큼
불안감도 크지만 반면 성취감도 크더군요..
담엔 목표하는 기록이 나오시길 기원합니다. 홧팅!!
감사드립니다.
형님께서 말로 한기수에 그랜드슬램 (5km,10km,Half,Full)하신것 아닌지요^^
진심 축하드립니다.
첫풀 오래오래 기억속에 남을 것입니다~~ 첫풀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감사립니다.
후반에 질질 끌려간게 지금에서는 후회 되는데... 더 노력하겠습니다. ^^
와 ㅎㅎㅎㅎㅎ 신천에서도 들엇지만, 이렇게 보니 첫풀치고 기록도 훌륭하시고, 멘탈도 !! 갑이신듯해요 !!!^_^
분명 춘, 중마에서는 더 가볍게 뛰실거같아요 ㅎㅎㅎㅎㅎ 전날 카보로딩만 조금 더 수월하게 진행하신다면요 ㅋㅋㅋㅋ
(눈은 떠질정도로요! ㅋㅋㅋ)
재미진 후기 잘 읽엇습니당 ㅋㅋ
오늘 운동장에서 뵈어용 ^_^
아마 이런 고백의 후기는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정선님의 의욕은 따라갈수 없는데 버킷 리스트의 항목을 바꿔야 할지 고민중이예요
리스트에는 '마라톤 Full 완주하기'인데 발을 담가보니 여기에 또 다른 세계가 있었네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끌어주신 덕분에 20km까지는 아무런 고민도 없이 갈수 있었습니다.
이후는 페이스를 늦춰주셔도 역량이 안되었을 터라 부족한 능력은 계속 훈련을 통해 보완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
열심히 끌어주시는 선배님들의 덕입니다.
3조로 가신다니 아쉽고도 부럽습니다.
@박찬성 넵.
훌륭히 해 내실것이기에 걱정은 안됩니다.^^
첫 완주를 축하드립니다. 첫 완주가 아주 악조건 속에서 이뤄졌네요. 중마에서는 날씨도 훨씬 시원하고 테이퍼링 하시면 힘도 더 있을테니 무난히 완주하실 겁니다. 훨씬 좋은 기록으로요~~
^^. 감사합니다.
그냥 끝까지 간 것일뿐 페이스는 좋지 않습니다.
아직 초보라 중앙에서는 쉬지않고 달리는것으로 목표중에 있는데 선배님들만 꼭 잡고 가려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