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우리는 좋아요~"
아르바이트생들 대학내 근로장학생 대신 학교 밖 일자리도 '선뜻'
(자료 출처 : 최저임금 위원회)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및 준수 정책’으로 최저임금이 전년 대비 10.9% 상승했지만, 임금 인상에 대한 부정적 목소리들이 나오면서 본질적인 정책목표와 긍정적 모습들이 가려지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비용증가, 생산성 하락 등을 주장하며 국가적 차원의 보완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또 ‘알바천국’은 지난해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2019년의 아르바이트 고용률 저하를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자료출처 : 알바천국(좌), / CU, GS25, 세븐일레븐 각 사(우)
지난달 27일부터 우리 정부와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연례협의를 진행한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은 경제 수준에 비해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빠르다”며 “대내외 리스크를 감안해 적극적인 재정,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 바 있다.
그러나,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정책인 만큼, 우리 주변에는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를 체감하는 일반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창준(24·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경영3)씨는 군 전역 후 지난해 3월부터 지금까지 학기 중에 근로 장학생 활동을 병행해오고 있다. 이씨는 지난해 교내 근로를 통해 최저시급 7천530원보다 500원 가량 높은 8천원대 시급을 받았다. “학교 주변 일반 자영업 가게보다 최저임금 규제를 확실히 준수하며 시급을 조금 더 높게 받을 수 있는 교내 근로 장학생을 선호”했던 이씨는 이제는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임금 규제 준수 강화와 인상으로 청년들에게 아르바이트 선호 직종의 폭을 넓혀 주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상제(24·한림대 미디어스쿨2)씨는 춘천 한림대학교 앞 ‘미가락(춘천시 교동)’ 일반음식점에서 월-목 주 4회 일을 하고 있다. 최저임금 보다는 300원 정도 높은 금액으로 보수를 받고 있다. 이씨는 “교내 근로를 하려 했으나 이제 임금 인상과 최저임금제 준수 강화로 교외의 다양한 알바를 찾아보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 “사장님께서 최저 임금이 인상된 만큼 근로 희망자들이 많고 보수가 오른 만큼 아르바이트생들이 일을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며 자주 칭찬을 해 주신다”고 덧붙였다. 이 ‘미가락’ 식당은 아르바이트생 1명을 고용 중이다.
조익준(25·유니클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직원)씨는 현재 최저시급으로 8천650원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조씨는 “최저임금이 인상되었다고 해서 아직 근로자를 적게 뽑거나 인원을 조정하는 경우는 못봤다”며 “오히려 임금이 올라 전보다 시간당 하는 일이 조금 더 많아지는 경우들이 생겨 매장 입장에서는 이득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최저임금 지불 이행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지표도 나왔다. 국가통계포털 ‘KOSIS’의 ‘연도별 최저임금 준수여부’ 통계자료를 보면 최저 임금이 5천210원이었던 2014년도에는 2천544개의 사업체 중 11.28%(287개) 만이 임금 준수가 매우 잘 지켜졌고, 31.29%(796개)는 임금 준수가 대체로 잘 지켜졌다. 하지만 최근 통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6천30원이던 2016년 보다 최저임금이 7천530원인 2018년도에 ‘임금을 받지 못하거나 약속보다 적게 받은 적이 없다’는 응답자가 10%가량 증가했다.
임금 인상이 직원 고용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예측과 어긋나는 수치도 눈에 띈다. KOSIS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근로자 수가 5~9인 이상 매장은 ‘인상된 임금을 주어도 인력을 구하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곳이 사업체 수의 15%를 차지했다. 다만 근로자 수가 1~4인 이상인 매장은 임금인상으로 문제없는 곳이 523곳 중 40곳에 불과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2016년도 기준 최저임금 인상이 제조업 업종별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한 바 있다. 임금 인상 정책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데이터 자료의 변화 폭이 크지 않지만 식료품, 자동차, 의약품 등 임금 인상으로 인해 오히려 더 이득을 보는 분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은 특정 분야만이 아닌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특정 부서, 단체, 전문가 또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만이 아니라 보다 포괄적인 경제 효과 분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글 · 사진 = 시민기자 황선우
춘천시 교동에 위치한 ‘미가락’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 중인 이모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