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님, 엄마가 오늘 감 가지러 오시래요."
꿈터로 들어서는 솔휘가 어머니 말씀을 전합니다.
얼마전 아이들과 함께 감을 깎아 말려볼 생각으로
가은에서 감농사 하시고 관평 집에서 곶감을 말리시는 솔휘어머니께
부탁드린 단감을 준비하셨나 봅니다.
개인적으로 감나무를 키우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우리 동네의 기온과 일조량이 감나무에 알맞지가 않아 키울 수가 없었습니다.
감나무에 남겨두는 까치밥 이야기며 단감을 깎아 말리는 따뜻한 경험들을
꿈터 아이들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감을 깎아 말리는 일을 아이들과 함께 해보기로 했습니다.
작년, 학교를 오고가며 단감을 깎아 원두막 밑에 걸어 말린 곶감을 따먹는
가은이네 아이들을 보며 마음이 참 따뜻해졌었거든요. *^^*
솔휘를 관평집에 데려다 주면서 솔휘네서 단감을 두 상자나 얻어왔습니다.
다음날 아이들과 함께 단감을 깎아 명주실에 매달았습니다.
칼질이 서툰 저학년 아이들이 단감을 깎는 모습은 위험해 보이면서도
보기에 마음이 참 흐뭇해집니다.
그건 아마 즐겁게 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감을 절반쯤(?) 깍아내는 저학년 아이들도 있었지만
곶감은 나중일이고 지금 단감을 깎는 일에 푹 빠진 아이들은 분명 즐거워 보였습니다.
아이들은 어느새 감을 깎는 일을 놀이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수업시간이 끝났는데도 집에 갈 생각없이 어느 쪽이 더 많이 깎았나 확인해 가며
감깎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고학년도 깎아야지 하며 애써 제가 아이들을 말려봅니다.
왼손잡이인 가은이가 가장 감을 예쁘게 잘 깎았습니다.
재호도 질세라 자신이 깎은 감을 들어보입니다.
솔휘는 엄마에게 배운 단감 매다는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합니다.
(사실 솔휘는 단감을 몇개 무명실에 매달다 다시 단감 깎는 일로 돌아갔답니다.)
가은이와 고학년 하영이와 보영이가 저를 도와 명주실에 감을 매달았습니다.
전날 단감을 얻어오며 솔휘어머니께 배운 것을 가은이와 하영이, 보영이에게 가르쳐 주니
이녀석들 솜씨가 제법입니다.
어때요, 제법이죠?
어둑해져 아이들을 돌려보내고 가은이 어머니와 함께 다음날 아침나절까지
감을 다 매달아 널었습니다.
이제 한 3주(?) 감이 말라 하얀 분이 생길 때까지 기다리면 됩니다.
기다리는 동안도 오고가며 매달려 말라가는 감을 바라보며 행복한 웃음 지을 수 있겠죠?!
꿈터엔 이렇게 감과 함께 행복도 널려(?) 있습니다.*^^*
첫댓글 이 곳에 오면 참 편안하고 행복해지고, 또 부러운 마음, 가서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가을 속에 깊이 들어와 있었네요, 우리들이...
언제 한 번 다녀가세요! 1박2일은 해야 좋은 곳도 가볼 수 있을텐데...기다릴께요, 곶감 말려놓고...*^^*
우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