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청도 새벽
밤이 길어졌나?
새벽 네시가 되면 여명이 시작되던 시간인데....
까만 밤 하늘 별 총총이 흘리며, 별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시간....
밤새 내린 서리로 돌들이 촉촉히 젖어 흔적 없는 밤하늘의 구름을 헤아려 찾고 ,
침묵이 흐르는 공간에 숲 향이 코 끝 스쳐 새로운 공간을 맞는 즐거움의 자유로움을 만긱하는 여유로운 순간들...
어둠속에서 주섬 주섬 낚시 장비를 준비하고, 텟마루 걸쳐 앉아 날 새기를 기다린다.
여섯시가 되어서야 어촌 동네 사물이 분석되고, 수평선 바다위 떠 항해하는 선박이 희뿌연 어둠에 실려 보인다.
급 경사된 도로 따라 산 하나 넘고, 중봉 끼고 돌아 작은 빈 포구에 도착하니, 축조된 방파제 끝 자리에 갈매기 한 마리가 초병이라도 된듯 출어 떠난 빈 항구를 지키고 있다가 내 인기척에 푸르럭 날개 펴 허공을 맴돌고 있다.
닐 낚시를 길게 드리운 끝 자락을 거치는 야릇한 느낌이 초어대 끝자락 흔들림을 통하여 내손을 자극해 오는 짜릿함과 긴장속 감정의 울림,
낚시대를 세워 드는 순간 팽팽히 늘어선 낚시줄이 좌우로 요동치며, 그 무게가 잡아감는 닐 회전 속도가 느려져 하중을 느낀다.
잠시 후 ! 와! 놀래미 한 마리가 물 위를 벗어나 처음 접하는 파란 하늘 공간에서 몸부림 친다.
마치 저 멀리 마지막 모습을 보이는 별을 낚시 끝 걸어 당기는 기분으로,
한 마리, 한 마리, 당기고 당길 때 마다 낚시 끝에 걸어 올라오는 태공의 새벽에 맞는 기분...
어느듯 붉은 태양이 붉은 수평선 가르고 떠 올라 눈부시도록 시야를 채워 바다를 한아름 답는다.
뜨거운 태양볕을 피하기 위해 떠나야 할 시간....
큰 양동이 속에서 오늘의 수확물 다섯마리가 몸부림을 치고 있다.
아침 횟감으로 충분한 량을 안면에 흐르는 웃음에 가득 담고, 산 능선 따라 흐르는 아침 빛을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
짧은 시간의 수확은 놀래미 다섯 마리와 고등어 한 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