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 지옥 (단행본, 전 2권) (연상호 글 / 최규석 그림 / 문학동네 / 2020)

[아리]

(이 책은 어린이에게는 다소 자극적이고 부적절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15세 이용 권장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개인적으로도 중고등학생부터 추천합니다.)
 

<지옥> 전 2권 (연상호 글, 최규석 그림, 문학동네, 2020)

 
 
<부산행> 연상호 감독과 <송곳> 최규석 작가의 웹툰 단행본이다. 깔끔하게 전 2권.
2부로 완결한 웹툰을 깨끗하게 단행본 두 권에 딱 맞게 담아낸 점이 아주 좋다.
사실 넷플릭스 드라마로 화제가 된 다음에 드라마는 안 보고 웹툰 원작을 봤는데 너무 좋아서 바로 단행본을 샀다.
화제성이 좋은 건 영상 쪽이지만 이상하게 나는 원작 쪽을 비교불가능하게 좋아하는 경우가 더 많다. 영상 문법이랑 잘 안 맞는 듯.
<지옥>은 특히 핵심 인물이 되는 새진리회 교주 '정진수 의장' 역을 맡은 유아인 배우의 연기가 미스라고 생각했기에 더 손이 안 갔다.
원작에서의 정진수 의장은 담담하고 선해 보이는 인물인 게 포인트인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유아인이 연기를 하면 캐릭터는 사라지고 유아인만 남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다...... 그.. 특유의 느낌이 있음.
드라마 예고편에서 '새로운 세상에 어서 오라'는 대사를 하는데 묘하게 비웃는 톤으로 연기하는 대목에서 안 맞겠구나 싶었다.
원작에서는 전혀 그런 느낌이 아니었는데 어쨌든 이건 개인 취향의 차이일 듯.
 
 

1권과 2권, 각각 겉면에는 초자연적 현상의 '사자'들이 있고 내면에는 대립각을 세우는 주요 인물 둘을 배치했다. 1권에는 새진리회 정진수 의장, 2권에는 민혜진 변호사.

 
 
 
<지옥>은 연상호 감독이 옛날 졸업작품으로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를 원작으로 해서 최규석 작가와 함께 웹툰을 만들고,
그 웹툰이 다시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로 영상화되었다고 한다.
원래 영상에서 시작한 작품이라 그런지 작품 중 영화적인 시퀀스 연출을 연상하게 하는 부분들이 중간중간 눈에 띈다.
최규석 작가도 원래 단행본 만화 출판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단행본 재편집도 깔끔하고 군더더기없다.
베테랑들이 모여 만든 책이라는 느낌이 드는 단행본. 진짜 믿고 보는 최규석 작가 작품.
(최규석 작가 만화는 중학생 때 학교 도서실에서 빌려 본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가 처음이었는데 그 때부터 참 충격이었음)
 
 
 

 
 
 
'영화 같은 연출'이라고 느꼈던 것은 대표적으로 이런 부분.
이건 단행본보다는 웹툰 스크롤 형식으로 봤을 때 더 인상적이었는데, 초자연적 '시연'이 사실이라는 점이 전국에 밝혀지고
기절했던 주인공이 정신을 차리고 텅 빈 적막한 거리 속을 지나 출근하는 장면이다.
긴 장면 동안 최소한의 효과음과 대사만 나타나고, 마치 영화처럼 장면 장면이 말 없이 비춰지기만 한다.
단행본으로 편집되면서 길이가 압축되어 다소 호흡이 짧아졌는데,
웹툰으로 봤을 때는 세로로 길게 내려가는 동안 대사 하나 없이 연출되어 거리의 적막함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했다.
 
 
 

 
 
반면 단행본 출판만화 형식이 되어 더욱 임팩트가 사는 것은 이런 중요한 장면들.
평소에는 테두리 속에 칸이 유지되다가 중요한 장면에서 전체 화면으로 엄청난 박력을 준다.
위 사진에서 보이듯 만화 칸 바깥으로 효과음이 튀어나오는 등, 출판만화 문법이 적용되어 편집된 부분도 효과적이다.
인물이 도망치는 방향, 시선의 방향, 괴물들이 추격하는 움직임의 방향 등도 애초에 출판만화 스타일이다.
아마 작가가 웹툰뿐만 아니라 출판만화 단행본 편집을 염두에 두고 작업했거나,
아니면 출판만화 쪽으로 먼저 시작하신 만큼 이쪽 연출 스타일을 더욱 잘 살리는 것일 수 있다.
어찌되었든 정말 개인적으로는 만화/웹툰을 통틀어서 한국만화계의 거장급 반열이라고 생각하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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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초자연적 현상.
허공에서 얼굴 형상이 나타나 'ㅇㅇㅇ, 너는 몇날 몇시에 지옥에 간다'고 알리고
실제 그 시간이 되면 괴물들이 나타나 지목된 사람을 잔혹하게 찢어 죽이고 불태우는 세상.
'죄인을 심판하는 신의 뜻이다'고 사람들에게 참회를 촉구하는 종교 '새진리회'의 등장과 이에 동의하지 않는(또는 동의할 수 없는) 사람들.
 
현실 속에서 정말 유효한 논제이며 개인적으로는 완벽에 가까운 서사로 풀어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말 모두가 봤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드라마보다는 만화가 훨씬 메시지 전달력 강하고 임팩트 있는 연출로 풀어냈다고 본다.
단행본이든 웹툰이든 꼭 보기를 추천!!!
 
 
https://comic.naver.com/webtoon/list?titleId=730465

[드라마원작]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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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모]

당장 주문해서 읽어보겠슴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