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5일 수요일
오늘 날씨가 제일 추울거라고 야단스럽던 방송에 비해 아이들과 지내기에는 적당한 겨울이이였습니다.
선영이는 오늘도 경기가 심해서 학교에 오지 못했습니다.
어젯밤꿈에는 건강한 모습이던데...무척 걱정스럽습니다.
다들 선영이네 전화 한통화 하셔서 위로와 격려를 보내주세요.
1교시; 세훈이는 읽고 쓰기 공부, 다른친구들은 개별지도하였습니다.
사회책과 동화책 보냅니다.
아이들이 모르니 책을 펴지도 않으시는 부모님도 계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마는 함께 한다는 사실만으로 교육은 충분하니까 그림이라도 보시는 시간을 가져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사실,
우리 반에서도 하루죙일 이야기 하고 노래하고 떠들어 대는 것은
저 혼자 뿐입니다.
표면적으로 보이기에는 저 혼자의 이야기지만
저는 아이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아이의 눈을 보고, 볼을 부비고...
하루 하루 조금씩 쌓인 나홀로 이야기도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은
아이들에게는 익숙한 언어적 지시따르기가 되어있고,
어느정도 이해하면서 행하는 행동수정도 되어있고,
내가 말로 이야기하면 몸으로 대답하는 대화가 되어있고....
그렇게 우리는 서로서로 냄새로, 눈으로, 맘으로 통해하고 있습니다.
이렇듯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끊임없이,
지속적인,
반복적인,
쉬운,
따뜻한 몸짓, 맘짓의 대화가 더 필요한지도 모릅니다.
집에서도
부모님들도
저처럼 한번 해 보세요
분명히 서로를 이해하는 대화가 가능하구요
아이도 많은 변화를 보일겁니다.
이 세상 어딘가에
내맘을 나보다 더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아이는 안심할겁니다.
단
귀찮아하거나
먼저 지쳐버리거나 하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2교시; 놀이치료실 수업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신나고 즐거운 시간이였습니다.
3교시; 동화구연샘들이 오셨습니다.
세훈이는 앞자리에 앉아서 말똥말똥 재미지게 들었구요.
희재와 미성이도 내용을 다 이해하진 못해도 흥미로와 했습니다.
해웅이와 시영이도 이야기 하는 동안 바른자세로 듣는 연습을 하였습니다.
예전에 비해 너무나 좋아지고 있어서 기특합니다.
점심은 3일간 꼬았다는 사골국, 김치, 김치전, 사과였습니다.
사실 ‘달팽이 축제’ 출장을 잠깐 다녀오느라 부랴부랴 식당으로 들어갔지요.
그런데 글쎄 희재는 한 숟갈도 안먹어서 못먹였고, 해웅이는 먹지 않으려고 해
서 영양사선생님께서 일어세워 놓고 먹였다고 하네요.
요놈들이...
저는 희재를 데리고 함께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제 앞에서 희재가 거짓말같이 순한양처럼 한그릇을 뚝딱 해치웠습니다.
아마도 제가 없어서 밥맛이 없어서일꺼라고,
아니, 선생님이 도대체 어디갔나 말은 못하지만 궁금해서였다고,
아까는 먹기 싫다가 이제야 식욕이 생겼나보다고..
여러 가지 이유들의 말들을 주위의 샘들은 말씀하셨습니다.
아...잠시 짠한 맘이 가득하니 목을 메이게 합니다.
등교 시간 제가 안보이면 걷지도 않고 주저 앉아 있다가도
제 목소리만 듣고도 벌떡 일어나는 것을 보면..
희재는 분명 저 때문에 밥을 먹지 않았을 겁니다.
저는 나에게 너무나 길들여진 어린왕자 같은 이쁜놈이라고,
한편으로는 새학년이 되어서는 어쩌려고... 하면서 걱정이 앞섭니다.
1년을 마무리하면서
많이 발전하고, 변화되고, 좋아진 것 만큼이나
두터워져 있는 아이들과 저의 정때문에 벌써 이별이 걱정도 됩니다.
오늘도 아이들과 사랑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담임 김미순
첫댓글 '비오는날의 바람'김미순님은 뭣보다도 '건강'을 꼬옥 챙기고 또 챙기셔야 할 것 같습니다요...이렇게나 많은 아이들과 매일같이 '사랑'을 나누려면요...^^
쌩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