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농민의 고달픈 영혼을 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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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개관한 운경(雲耕) 시문학관(관장 박우영)은
무장면 고라리마을에서도 가장 경치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문학관은 강의 및 독서실과 창작실, 도서보관실로 구분되어 있으며
이곳에는 박우영 관장이 중학교 때부터 수집해온
책 중 약 5천권의 장서들이 양 벽면을 빽빽하게 자리하고 있다.
지금은 장소가 많이 협조하지만 앞으로는 시설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박우영 관장은 1992년 3월에 한국시에 등단, 70평생을 살면서 시와 함께 동고동락해왔다.
그는 “여전히 시는 알 수 없는 무한한 허공의 안개 속과 같다”며 “시를 무엇이라고 말할 자신은 없지만
다만 시적인 것을 많이 탐색하고 읽어보기 위하여 운경시문학관을 개관했다”고 말했다.
운경 시문학관은 일주일에 세 번(월.수.금) 문을 연다.
하지만 시를 좋아하고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환영이다.
박우영 관장은 시문학관에 대한 설명을 하는 도중 자신이 창작한 시 하나를 읊어 주었다.
「들길을 거니는 마음」
동백나무 울타리 사이로 먼 들길이 내다뵈는 뜨락에 아무도 모르게 살기엔 너무나 순박한 하얀 들국화 한송이.
오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끝없는 들길을 거니는 일 밖엔 없다. 틈틈이 책에서 인생의 진리를 배우고 무한한 고독 속에 내 생이 다할 때까지 몸부림 쳐야 하는 내 인생의 종착역.
운경 시문학관이 자리한 곳은
박 관장이 1970년대부터 야산을 개간해 지금의 옥토가 되었고
그 주위에 감나무며 블루베리, 복분자.인삼밭 등을 재배하고 있으며
다양한 종류의 정원수며 과실나무들을 심어 운경농장 또한 운영하고 있다.
운경은 구름 운(雲)에 밭갈 경(耕)이란 한자를 써
구름아래 밭을 일구며 사는 삶을 갈망하는 박 관장의 심오한 뜻이 담겨있다.
그래서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면서 비, 눈, 바람, 햇볕을 느껴보고 흙을 만져보며 시상을 떠올린다.
오히려 시를 써내려 갈 때는 농장을 일구며 사는 그의 삶이 소중한 시의 소재가 된다.
그는 “시는 농민의 고달픈 영혼을 담고 독서는 지석을 얻고 지성의 원천이 되어 준다”며 “
이 혼탁한 세상에서 가장 신선한 농군의 심성으로
오늘도 사래긴 청보리 밭, 긴 밭을 아침 이슬 해치며 들판에 나가 묵묵히 일하고
밤에는 책 읽고 글을 쓰며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순결을 사랑하는 높은 가늘 하늘의 겸허한 마음으로 또 다른 이상의 길을 열며
고라리 마을에서 조용히 여생을 보내고 싶다”고 박 관장은 전했다. 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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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소담한 운경문학관 개관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