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저희 학교에서는 성탄 축하 잔치를 벌입니다.
늘 우리끼리 했는데요. 올해는 자매교회가 된 상모교회와 함께했습니다.
유치 초등부들이 모여서 캐롤송을 부르면서 시작합니다.
물론 여기저기서 난리가 아니죠..
울고 불고 웃고 소리지르고..그래도 아이들은 무엇인가 싶은지 기분은 하늘을 나르죠
상모교회의 크로마하프 연주단의 공연이 있었지요
감동적인 음악과 우리 아이들의 뒤죽박죽 소란이 어울려졌지만
아기 예수님 오시기에 충분한 어울림이였습니다.
이어서
전공부 형 언니들의 핸드벨 연주가 있었지요
비록 제목조차, 음조차 알 수 없는 연주였지만
틀리지 않으려고 열심히 집중하는 그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요..
다음은
유치 초등부 9명이 '무조건'이라는 가요에 맞추어
율동을 하였지요. 거의 막춤수준이였지만요
몽고리즘아이와 청각 장애아이와 지체부자유 아이들이
나름대로 신나게 추어대는데..귀여웠지요
다음은
우리 학교 이수강샘의 매직쑈가 있었는데요
아이들이 눈치 챌 정도로 약간 엉성하였지만
환호성 만큼은 대단했습니다.
이어서
제일 젊고 이쁜 기간제 샘들의 성탄율동이 있었습니다.
신나는 캐롤에 맞추어 동물 옷을 입고 추는 팀도 있었고
털모자 목도리하고 추는 팀도 있었고
산타할아버지 복장으로 추는 팀도 있었습니다.
아무튼
축제의 마지막 우리는 외쳤지요
"산타 할아버지~~~~~"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꾸러미를 들고 나타나셨습니다.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었지요
비록 산타는 선생님 말씀 잘 듣고, 건강하다는 이유라지만..
우리 아이들이 선물 받을 이유를
어찌 말로 다 표현 할 수 있을까요
새삼 성탄의 천사들을 들먹일 필요없이
늘 천사들 속에 파묻혀 살면서도
아기 예수의 은총을 잊으면서 부끄럽게 살고 있는 제게는
그래도
성탄 축하 잔치 때 산타 할아버지가 주는 선물을 받는 아이들을 보면
저도 막 받고 싶어지면서 행복해요..ㅋㅋㅋ.
담부터 절대 아이들이 막 힘들게 해도
"내가 와 여기 있노..진짜루 이 일을 계속 해야 하나.."고 주절거리지 않을께요
담부터 아이들이 방학 마치고 오면 내 얼굴조차 까먹어도
"난 몰라 ..못살아.. 어떡해.. 다른 건 몰라도 날 어떻게 몬 알아보니.."라고 섭섭해 하지 않을께요
담부터 아이들이 이유없이 울고 불고 싸고 물고 때려도
"어쩌라고..나보고..왜그러냐고..." 나도 같이 울지 않을께요
그냥..
그래..그럴수 밖에 없겠지..
그래..괜잖아..괜잖아..
조금만 .. 조금만.. 그렇게 서로 안으면서 살아갈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