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배부른 집사람 쉬게 할려는 대의명분을 가지고 두 딸들과 산악회 차량에 몸을 실었습니다.
장용성이라는 만리장성 유적지가 이번 산행의 목적지라고 합니다.
베이징 한인사회에는 몇개의 산악회가 활동하고 있는데 주말마다 각자 베이징 근처 산들을 찾아 떠납니다.
산악동호회에 가입하면 친분도 쌓고 활동비용도 약간 절감할 수 있지만
저같이 매주 다니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저 가고 싶을 때 틈에 껴서 가는게 장땡입니다.
긴 골짜기를 타고 넘는 만리장성이라는 뜻의 장욕성 내성 입구입니다.
표지석 뒤 무너지는 돌담이 장성 내성입니다.
장성은 바깥쪽의 외성과 안쪽의 내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공중변소가 마을에 3-4군데 있고 주민들은 다 거기서 일을 보는 것같습니다.
난방과 취사는 나무가지로 불을 피워 해결합니다.
여기도 행정지역상 베이징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산골마을은 아직도 즐비합니다.
그런데 태양열을 이용한 최신 환경친화적 가로등이 마을길 옆으로 늘어서 있는게 인상적입니다.
산정상에 있는 장성터를 목적지로 트래킹을 시작했습니다.
초입에 매화꽃들이 망울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해발이 조금 높은 건지 골짜기에는 아직도 물이 얼어있고 매화도 도심지보다 보름 정도 늦게 피는 것 같군요
베이징 근처 산에는 벚나무와 매화나무가 특히 많습니다.
단지 봄을 느낄 수 있는 연녹색 기운이 늦게 나타나는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산행 시작 1시간 만에 목적지 중간부분인 베이징과 하북성 경계에 도착했습니다.
이진수진이 힘들다고 하면서도 어미를 따르는 오리새끼마냥 잘 따라옵니다.
아저씨 아줌마들이 쓰는 스틱에 호기심이 발동한 이진수진을 위해 나무지팡이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지난 한국나들이때 스틱을 사오긴 했는데 아직 저도 습관이 되지 않아 챙겨오는 걸 깜박 했습니다.
오늘 산악동호회 회원 중에 생일을 맞으신 분이 계셔서 산중 생일축하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이진수진 케이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정상을 향해 걸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일부러 뒤처진진채로 혼자 올라갔습니다.
'한발 한발 걸어서 올라라 맨발로 땅울려 올라라'를 읊조리며...
이번 산행 1차 예정 목적지 산성 망루입니다.
천년의 풍파세월로 처량한 모습에 봄의 기운마저 아직 닿지 않아 황량한 느낌이 더해집니다.
망루에서 바라본 동북쪽 만리장성
산 잘타시는 분들은 이 장성을 따라 다시 10여km를 타기로 했었는데 시간이 지체되면서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저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요.
망루로 오르는 계단 입구가 허물어져 있습니다.
참고로 벽돌과 벽돌 사이의 접착제로 명나라 시대에는 찹쌀죽을 썼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망루를 홀로 지키는 잡초입니다.
뿌리 밑둥쪽 흘러내리는 돌흙더미를 안간힘을 쓰고 붙잡고 있는 모습이 안스럽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길 옆 바위에 걸터앉아 쉬고 있는 이진수진
이진은 어느새 아빠가 만들어준 지팡이는 내팽개치고 드디어 누군가의 스틱을 쟁취했습니다.
아침 7시에 출발하여 저녁 8시에 돌아왔습니다.
바닷가에서 나고 자란 섬소년이 이제는 산이 더 끌리네요.
참고-건망증을 위하여
혼자 장욕성유적 민속촌 찾아가는 방법
덕성문 345번-창평동관 정류소(1시간)
창평동관 357-고야구 하차(30분) 1시간에 하나
나라시 다마스 왕복 120위안(07년 기준) 40분 소유-산맥통과
민박
식사 끼니당 20위안(저녁)
투숙 일인당 15위안(무난방)
특징
장욕성 만리장성 트래킹 왕복 5시간
마을구경
저녁 경극관람(공연전체비용 200위안)
참고사이트: http://blog.naver.com/artkeeper/60063663819
첫댓글 아이고.....우리 이진이 수진이 참 예쁘기도 하다^^ 걷기도 잘걷고..........나는 엊그제 애들과 한라산 윗세오름 오랫만에 갔는데.....힘들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