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序詞 : 임과의 인연 및 이별과 세월의 무상함
감상
本詞 : 임금을 그리워하는 마음 I. [春怨] 봄바람이 문득 불어 쌓인 눈을 헤쳐 내러, 창 밖에 심은 매화가 두세 가지 피었구나. 가뜩이나 쌀쌀하고 담담한데, 그윽히 풍겨오는 향기는 무슨 일인고? 황혼에 달이 따라와 베갯머리에 비치니. 느껴 우는 듯, 반가와하는 듯하니, (이 달이 바로) 임이신가 아니신가? 저 매화를 꺾어 내어 임 계신 곳에 보내고 싶다. 그러면, 임이 너를 보고 어떻다 생각하실꼬?
감상
Ⅱ. [夏怨] 꽃잎이 지고 새 잎이 나니 녹음이 우거져 나무 그늘이 깔렸는데, (임이 없어) 비단 포장은 쓸쓸히 걸렸고. 수놓은 장막만이 드리워져 텅 비어 있다. 부용꽃 무늬가 있는 방장(房帳)을 걷어 놓고, 공작을 수놓은 병풍을 둘러 두니, 가뜩이나 근심 걱정이 많은데, 날은 어찌 (그리도 지루하게) 길던고? /원앙새 무늬가 든 비단을 베어 놓고 오색실을 풀어 내어 금으로 만든 자로 재어서 임의 옷을 만들어 내니, 솜씨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격식도 갖추었구나. 산호수로 만든 지게 위에 백옥으로 만든 함(函)에 (그 웃을) 담아 얹혀 두고/임에게 보내려고 임 계신 곳을 바라보니, 산인지 구름인지 험하기도 험하구나. 천만 리나 되는 머나먼 길을 누가 찾아갈꼬? 가거든 (이 함을) 열어 두고 나를 보신 듯이 반가워하실까?
감상 하원에서는 사무치는 외로움과 임에 대한 알뜰한 정성을 나타내고 있으며, '금자', 산호슈지게','백옥함' 등의 미화법을 써서 임에 대한 정성의 극진함을 표현하고 있다.
Ⅲ. [秋怨] 하룻밤 사이의 서리 내릴 무렵에 기러기가 울며 날아갈 때, 높다란 누각에 혼자 올라서 수정 알로 만든 발을 걷으니, 동산에 달이 떠오르고 북극성이 보이므로, 임이신가 하여 반가와하니 눈물이 절로 난다. 저 말은 달빛을 일으켜 내어 임이 계신 궁궐에 부쳐 보내고 싶다. (그러면, 임께서는 그것을) 누각 위에 걸어 두고 온 세상에 다 비추어 깊은 산골짜기도 대낮 같이 환하게 만드소서.
감상 추원은 '달','븍극의 별','졈낫' 등의 표현을 사용하여 임금의 선정에 대한 갈망을 나타내고 있다.
Ⅳ.[冬怨] 천지가 겨울의 추위에 얼어 생기가 막혀, 흰 눈이 일색으로 덮여 있을 때 사람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날짐승의 날아다님도 끊어져 있다. (따뜻한 지방이라 일컬어지는 중국에 있는) 소상강 남쪽 둔덕(전남 창평을 이름)도 이와 같거늘, 하물며 북쪽 임 계신 곳이야 더욱 말해 무엇하랴? 따뜻한 봄 기운을 (부채로) 부치어 내어 임 계신 곳에 쐬게 하고 싶다. 초가집 처마에 비친 따뜻한 햇볕을 임 계신 궁궐에 올리고 싶다. 붉은 치마를 여미어 입고 푸른 소매를 반쯤 걷어 올려, 해는 저물었는데 밋밋하고 길게 자란 대나무에 기대어서 이것 저것 생각함이 많기도 많구나. 짧은 겨울 해가 이내 넘어가고, 긴 밤을 꼿꼿이 앉아, 청사초롱을 걸어 둔 옆에 자개로 수놓은 공후를 놓아 두고, 꿈에나 임을 보려고 턱을 받치고 기대어 있으니, 원앙새를 수놓은 이불이 차기도 차구나. (아, 이렇게 홀로 외로이 지내는) 이 밤은 언제나 샐꼬?
감상 동원의 전반부에는 임에 대한 여성 취향적인 정성이 나타나 있으며 후반부에는 사무치는 외로움이 나타나 있다. 이처럼 계절의 변화에 따라 작가 자신의 심경을 조응하여 표현하는 이 작품의 기법은 고려가요 '동동'과 허난설헌의 가사 '규원가'등에도 나타나는 것으로서, 우리 고전 시가에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전통적인 방법이다.
結詞 : 변함 없는 충성심
Ⅱ. 차라리 사라져(죽어져서) 범나비가 되리라. 꽃 나무 가지마다 간 데 족족 앉고 다니다가 향기가 묻은 날개로 임의 옷에 옮으리라./ 임께서야 (그 범나 비가) 나인 줄 모르셔도 나는 임을 따르려 하노라. 찰하리 싀어디여 범나븨 - 님의 오새 올므리라 : 임을 가까이 할 수 없어 깊으나 병을 얻었으니, 살아서 만날 수 없다면 차라리 죽어서 형혼으로나마 임을 만나겠다는 것이다. 강렬한 소망과 비장한 가오를 나타내고 있다. '향'은 임에 ㅏ대한 화자의 사랑을 상징한다.
한편 이 구절은 서서의 '이 몸 삼기실 제님을 조차 삼기시니'와 호응관계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즉, 임을 따르려는 사랑의 일념이 숙명적이므로, 살아서 임과 함께 할 수 없다면 죽어서라도 함께하느나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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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정리 ■ 연대 : 선조 18년∼22년(1585-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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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감상 |
이 작품은 작자가 1585년 8월 당파싸움으로 사헌부와 사간원의 논척을 받고 고향인 창평에 은거하면서 임금을 사모하는 정을, 한 여인이 그 남편을 생이별하고 연모하는 마음에다 기탁하여 고백한 것으로 孤臣戀主의 지극한 정을 유려한 필치로 묘사하였다. 이 작품의 구성은 서사·본사·결사로 이루어져 있는데, 특히 본사는 춘원·하원·추원·동원 등으로 봄·여름·가을·겨울에 느끼는 님에 대한 그리움을 형상화하고 있어 구성상 이채롭다. 춘원에서는 매화, 하원에서는 손수 지은 님의 옷, 추원에서는 청광, 동원에서는 양춘이 그리움을 상징하는 제재이다. 이 작품에서의 '님'은 단순히 사랑하는 사람일뿐만 아니라 임금을 상징하여 그에 대한 애틋한 정을 읊는다는 점에서 고려속요인 <정과정>과 맥을 같이 하며 조선주 사대부 시가에서 많이 나타나는 이른바 '충신연주지사(忠臣戀主之詞)'의 전범이 된다. <사미인곡>은 사용된 시어나 정경의 묘사 또한 비범한 것으로 높이 칭송되고 있다. 굴원의 초사 중 <사미인>을 모방하여 지었다고 하나 내용의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한 구절의 인용도 없이 오히려 훨씬 뛰어난 표현기교를 보여줌으로써 그를 능가하는 작품이라 하겠다. 또한 후대에 이르러 이 작품을 본받아 동일한 주제와 내용을 가진 작품들이 나타났는데, 정철의 <속미인곡>, 김춘택의 <별사미인곡>, 이진유의 <속사미인곡>, 양사언의 <미인별곡> 등으로써 모두 충군의 지극한 정을 읊은 것으로 정철의 작품을 모방한 것이다. 이를 통해서도 <사미인곡>의 가사로서의 우수성과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작품의 성격은 우선, 국문 작품을 경시하던 시대에 역대 사대부들에게 큰 감명을 준 작품으로 아작과 한역이 되었다. 둘째, <思美人>의 제목은 굴원(초나라)의 이소 제 9 장 제목과 동일하다. 즉 이소의 충군적 내용에다 송강 자신의 처지를 맞추어 노래한 것이다. 셋째, 문학상의 연원은 고려 속요의 <정과정>과 조위의 <만분가>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작품은 송강의 문학적 개성과 독창성을 발휘한 작품이다. 전편을 통하여 한 여인의 독백으로 되어 있던 여성적인 행위, 정조, 어투, 어감 등을 살리면서 춘하추동에 맞는 소재를 빌려 작가의 의도를 치밀하게 표현하였다. 서사는 한평생의 연분으로 만난 임과 이별하고 나서의 비할 데 없는 그리움과 시름을 노래하였다. 즉 주인공의 극진한 사모의 정과 자탄이 단적으로 드러난다. 본사는 추하추동 사계절마다 고조되는 연정을 각각 규칙적 길이의 반복 교직으로 노래하고 있다. 봄·가을보다 여름·겨울의 사연이 많이 길어진 것은 긴 여름 해와 겨울밤의 그리움의 고통이 더욱 절실하였기 때문이다. 춘사에는 '매화'로 표상되는 자신의 절조를, 하사에는 '원앙금 오색선의 옷'을 지어 보내고자 하는 여인의 세심한 정성을 통하여 자신의 다함없는 정성스런 마음을 전하고자 하였다. 추사에는 '청광'으로 어둔 밤에 밝게 비추는 달빛을 임께 드려서 온 세상의 어두움과 그리움, 고통까지도 두루 환하게 씻어 주기를 소망하는 심정을 담고 있다. 동사에는 '양춘'으로 추운 겨울에 따뜻한 봄햇살을 임에게 전하고자 하는 성심을 밝히고 있다. 즉 춘하추동 사계절마다 모두 임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과 정성을 임의 수용 여부와는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애타는 마음 자세를 보여준다. 결사는 서사와 본사에서 점층적으로 고조되어 온 임을 향한 그리움과 시름 때문에 마침내 불치의 병이 되어 죽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그래서 '편작'이 있어도 소용이 없다. 자신을 버리고 끝내 죽을 지경에 이르게 한 임에 대해서는 원한을 품기보다 오히려 불변하는 충성으로 죽어서도 님이 알거나 모르거나 간에 임을 따르겠노라는 일편단심을 '범나비'가 되어 표현한다. 본사의 사계절의 모습은 <성산별곡>의 모습과 동일하다. 그러나 <성산별곡>이 신선의 세계를 노래하고 있다면 <사미인곡>은 여성 화자가 그리는 세계를 말하고 있어 보다 우아와 비장의 미의식이 드러난다. <사미인곡>은 송강의 자신있고 외향적이며 멋있는 과장을 활용한 연주지사라면 <속미인곡>은 내향적이고 겸허하며 소박하고 진실하게 표현한 연주지사이다. 즉 여성 화자의 태도가 두 작품에서 상이하다. <사미인곡>의 화자는 사대부가의 여성의 목소리이고 <속미인곡>의 화자는 서민 여성의 목소리이다. 그래서 그 표현의 어조가 달라진 것이다. 그러므로 <<속미인곡>이 <사미인곡>보다 더 높이 평가되는 것은 그리움과 애탄의 정서 표출에 있어 내면가치 지향적이고 점잖은 사대부집 여인의 목소리보다는 직정적이고 소박한 서민 여인의 목소리가 보다 솔직하고 절실한 쪽으로 발현되기 때문으로도 보여진다. 전후미인곡은 송강이 50세가 되던 해 동인들의 탄핵을 받고 베척되어 고양에 퇴거하였다가 창평으로 내려가 있을 때의 작품이다. 세월이 지남에 따라 임금에 대한 사모의 정을 버림받은 여인의 목소리로 먼저 서정적 양식을 이어서 극적 양식으로 달리 표출한 것으로 독자적인 특성을 갖고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이는 사대부가들에게도 큰 공명을 얻었다.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에 대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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