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졸라의 '리베르탱고'가 워낙 유명한 곡이다 보니 이 곡이 색다르게
쓰인 영화를 하나 더 소개하고자 합니다.
로만폴란스키 감독의 1988년작 'Frantic (국내에서 '실종자'로 소개)'입니다.
아내와 함께 파리에 회의차 방문한 의사 해리슨포드가 갑자기 아내가 호텔방에서
사라지는 일을 당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 해리슨포드는
직접 아내를 찾아 나서면서 우여곡절 끝에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게 된다는 전형적인
스릴러입니다.
(줄거리 소개는 생략~ 스포일러가 될 듯... )
영화의 분위기를 잘 나타내는 묘한 분위기의 음악으로 '리베르탱고'가 쓰이는데,
팝으로 편곡이 된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레이스 존스(Grace Jones)의 다소 냉담한 투의
보컬과 사이키델릭한 전자음향이 조화를 이루는데, 극중 아내를 찾지 못해 심각한
해리슨포드와, 역시 본의아니게 사건에 휘말려 그와 동행하는 엠마누엘 자이그너가
각자의 복잡한 심경을 얼굴에 머금은채 춤을 추는 장면에 배경음악으로 쓰입니다.
(이 영화 이후 엠마누엘 자이그너는 로만 폴란스키 감독과 결혼합니다.)
이 장면 이후에도 몇몇 장면에서 배경음악으로 나오는데, 탱고음악이 스릴러와 어울리던
보기 드문 영화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 포도나무 하우스콘서트에서 들려드리는 리베르탱고는 어떨까 상상하시며 한 번 감상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