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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직 대통령인 조지 부시의 평전으로, 그의 성장 과정과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저자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통령에 오른 조지 부시가 과연 대통령으로서 적합한 인물이었던가 하는 점에 대해서, 제목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회의적인 관점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저자는 이 책을 쓰고 얼마 후에 의문의 죽음을 당했는데, 저자의 사후 새로운 서문을 쓴 두 명의 언론인은 그러한 사건을 ‘악당에게 먹혀버린 진실’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조지 부시는 스스로 젊은 시절 술과 여성들에게 빠져 방탕한 생활을 했음을 밝혔고, 그 과정에서 마약을 복용해 감옥에 갔던 사실에 대해서만은 토론에서조차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고 한다. 더욱이 그의 전과 기록은 정치인인 아버지의 영향력 행사로 인해 감쪽같이 삭제되었으며, 이 책의 저자는 그 사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저자는 만약 그 기록이 온존했고, 또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서 마약 전과기록을 삭제했다면 부시가 대통령이 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러나 그는 마약 관련 질문에 대해서 직접적인 대답을 회피한 채, 젊은 시절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사실을만 거듭 주장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 마약 전과의 문제만이 아니라, 부시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대대적으로 네거티브 전략을 세우고 실행한 인물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온정적 보수주의’를 내세운 부시는 막대한 선거비용을 유치했고, 그렇게 준비한 비용으로 전례 없는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마침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그의 재임 시절 아무런 증거도 없이 단지 ‘악의 축’이라고 지칭된 이라크에 대한 침략 전쟁이 시작되었고, 이슬람에 대한 적대적인 정책은 결국 비행기를 납치하여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건물로 충돌하는 이른바 ‘9.11 사태’를 초래한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후 세계는 특정한 종교의 영향력이 막강한 세력 간의 갈등이 장기화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갈등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겠다.
서문에서는 ‘부시 집안을 보수주의자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단언하며, ‘기껏해야 그들은 정치적 연줄과 기금 마련에 있어서 황금만능주의자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런 점에서 자신들이 주장한 것처럼 ‘온정적 보수주의자’가 아니라 ‘극우 보수주의자들’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미국 프로야구 텍사스 구단을 운영하면서 막대한 자금을 축적했고, 그것을 기화로 주지사로 당선되어 대통령으로까지 나아가는 동안 그의 재산은 비약적으로 늘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의 소유였던 텍사스 레인저스의 구단을 짓기 위해 토지수용법을 제정해서 개인 사유지를 탈취하고, 자신이 관여한 회사들의 내부자거래를 통해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챙기는 등의 부도덕한 행위가 이 책에 낱낱이 기록되어 있다.
지금도 미국 공화당에서는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이미 고인이 된 그의 아버지와 함께 조지 부시가 꼽히고 있다고 하는데, 돈과 권력을 쟁취하는 타고난 능력 덕분에 지난 시절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는데 기여한 것이라고 이해되기도 한다. 처음 이 책이 발간되었을 당시에는 부시의 막강한 영향력으로 인해서 서점에서 사라질 뻔했지만, 저자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 이후 역설적으로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젊은 시절 부시의 마약 범죄를 비롯한 부도덕한 생활에 대해서 저자에게 기꺼이 증언을 했던 이들도, 부시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자신의 주장을 공개하는데 망설였다고 한다. 비록 책을 출간한 후에 의문의 죽음을 당했지만, 저자의 끈질긴 취재와 탐사의 결실로 인해 조지 부시라는 정치인의 민낯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겠다. 일부 권력 추종적인 인물들이 권력을 위해서라면 얼마만큼 비열해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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